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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슈브르즈 마을에서 배우다
산림청 블로그 주부 기자단 백경숙
프랑스 파리에서 에손지방으로 약 한시간 30분 가량 달려가면 파리시내를 벗어난 곳에 그림처럼 아름다운 농촌 마을이 나옵니다.
파랗게 펼쳐진 초지와 그 초지를 둘러싼 푸른 숲 그리고 하얀 구름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초록의 들판을 보노라면 비로소 프랑스에 와 있는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스위스의 아름다운 전원 주택들과 경치도 보기 좋았지만 스위스 루체른을 출발하여 초고속열차(TGV)를 타고 세시간 달려오는 동안 보았던 넓은 초지들을 바로 직접 밟아볼 수 있는 기회...
차창 밖으로 스치는 그 목가적인 풍경들이 얼마나 마음을 잡아끌었는지요.
프랑스의 농가들은 소규모농가보다는 기업농의 형태가 많다고 하네요. 프랑스에서 제일 작게 하는 규모가 약 3핵타르 이상, 즉 9천평 이상이라네요.대부분 만평 오만평 이상의 농사를 짓고 있고, 이곳도 일손이 딸려 외국 즉 동유럽 헝가리 등에서 노동자들을 데려다가 짓는답니다.
품종별로 다르겠지만 가장 시집가고 싶은 곳이 보르도, 브루고뉴지방 즉 와인 생산지라네요.
와인 한 병 값이 몇 십만원, 대부분 프랑스의 와인 투어는 기차를 타고 하게되는데,프랑스사람들이 일년에 평균 마시는 병수가 55병,치즈종류는 400여종이나 되어 매일 하루에 하나씩 치즈를 먹어도 일년이상이 걸린다는데,이렇게 다양한 치즈가 생산될 수 있는 것은 바로 축산업의 발달 때문이지요.
우리 나라에도 가장 많이 수입되는 돼지고기가 바로 프랑스산과 벨기에산이라네요.
이렇게 넓은 목장에서 방목되는 가축들은 행복지수가 높겠구나...라는 생각이 살짝 드네요.
마을 입구의 넓은 초지를 지나자 하늘을 가릴듯 울창하고 한없이 이어진, 마치 원시숲처럼 깊고 넓은 산림속으로 접어듭니다. 저희가 방문하는 곳이지요.
바로 세브르 계곡 산림 관리소,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한 눈에 들어오는, 마을 입구에 우뚝 서있는 오래된 나무가 눈길을 끕니다. 우리나라의 마을 어귀마다에 심어진 수호목 같은 의미인듯 싶기도 합니다.
원래 우리 조상들은 한그루 나무, 풀 한포기, 돌 하나에도 영혼이 있다고 믿는 토템원시신앙이 있어 나무를?대하는 것도 베어내는 것도 함부로 하지 않았다는데, 이 마을을 들어오면서 본 오래되고 울창한 숲을 보니 동서양에 자연을 대하는?맥락이 닿는 점도 있는 듯 싶어 내심 반갑습니다.
세부르계곡에 위치한 슈부르즈마을은 파리에서 한시간 반 정도 떨어진 곳이면서 청정한 숲으로 둘러싸이고 자연과 농업이 조화를 이루어 지속적인 환경 보전 속에서 자연과 농업의 개발이라는 현실 과제를 실천, 지역내 모든 활동 사항을 통제하고 조율하면서 부가가치를 개발해 내고 있는 곳으로 알려져있죠.
버스가 도착하자마자 산림관리인인듯 싶은 안내자가 나와 반갑게 맞아주십니다.
먼저?마을 입구에 있는 마들렌성을 둘러보자며 앞장섭니다.
마을 입구를 조금 더 걸어들어가니 영화에서나 볼 듯한 오래된 성이 눈앞에 우뚝 서 있습니다.
중세시대 천연 요새였을 듯 싶은 마들렌성은 거주지가 많이 허물어지고 옛성의 자취인 성벽이나 우물등만이 남아있으며,여기저기 끼어있는 초록의 오래된 이끼가 성이 존재해왔던 세월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처음에는 도대체 이 성이 우리의 마을방문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 잠시 아연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성 한쪽, 지하쪽으로 내려가자 현대적인 사무소가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로비에는 체험객들을 위한 체험도구,생태공원답게 나무의 종류를 알 수 있는 표본목,안내책자 등이 놓여있고 자연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각 농가를 지을 때 지침으로 삼을 농가의 구조설명서,그리고 성의 모형도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잠시 후 세미나실로 이동, 세부르계곡 산림 관리사무소의 역할과 생태공원 조성, 그리고 운영과정 등에 관한 프레젠테이션이 있었습니다.
세부르계곡 관리사무소의 운영조직은 지자체위원과 자문단, 평가위원, 지역주민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광역도비와 도비 기초자치단체의 예산 500만유로를 확보하여 약 20여년 전에 조성한 단체입니다.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에 대비해 자연보호와 생태계 보호를 기반으로 경제적, 문화적 발전을 꾀하며, 숲을 조성하고, 멸종위기 동식물을 보호하며 도시계획 전문가를 투입하여 건축물의 위치,높이 등을 제한하여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생태마을을 조성하는 것에 최종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
우리가 마을을 들어서면서 보았던 그 울창한 원시숲은 천연림이 아니라 30년전부터 지역주민들과 전문가들에 의해 인위적으로 조성된 자연생태공원이었다는 것이죠.
무엇보다 궁극적인 목표는 농지와 산림지역을 보호하여 후손들에게 대대로 청정한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었지요.
또한 이러한 청정산림지역을 보존하기 위해 연못, 호수, 경관등을 조성한 면적이 자그마치 63,000ha의?방대한 넓이이며 그 속에 슈부르즈마을도 존재하는 것이죠.
이런 과정속에 슈부르주 지역주민들의 반대는 없었을까 싶은데, 살기좋은 마을 환경을 조성하면서도 지역 주민들과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 지역 축제도 개최하고, 마을 방문객 수를 제한하며, 각종 체험과 교육 등을 전개하고,?마을에서 생산한 치즈, 빵, 와인,주스 등의 생산품을 판매하는데 도움을 주고,마을내 빈공간을 활용하여 상점을 개점할 수 있도록 고용창출 자금 및 친환경 구매자금을 지원하고 홍보해 주는 역할을 함으로써 더불어 살아가는 방안을 찾아냈다고 합니다.
30년전, 이러한 사업을 구상하면서 유치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바탕이 바로 문화유적지인 오래된 성이 있는 곳이었으며, 파리에서의 접근성이 용이하고, 지역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 의지가 되었다는 뜻이죠.
프레젠테이션과 질의 시간이 끝나고 성 지하로 내려가 유물들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리고 전망대로 올라가 슈부르주 마을을 한눈에 내려다보았지요.
마을을 둘러싼 넓은 숲들, 보이시죠?
저런 숲이 바로 철저한 계획과 통제하에 조성되었다는 것, 그리고 그 숲이 지금까지 잘 보존되고 있다는 것, 부러운 점 중의 하나였죠.
성을 나오면서 보니 또다른 건물에 이렇게 판매장이 있습니다. 기념품과 마을 주민들이 생산한 것들, 옷, 그리고 책자 등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기념 티셔츠를 하나 샀는데, 순면으로 만들어서 부드럽습니다.
혹 메이드인 차이나 하면서 살펴보니 다행이도 중국산이 아니네요. 요즘은 파리에서 기념품을 살 때에도 제조국을 보아야 한다네요. 잠시 딴소리 같지만 그만큼 중국의 경제력이 전 세계에 펼쳐있다고 보아야겠지요.
마들렌 성을 나와 세브르계곡의 또다른 문화유산 중의 하나인 브루또이성을 둘러보았습니다.
영화에서나 보았던 드넓은 성
브루또이성은 잘 깎여진 잔디와 정원이 아름다웠습니다.
브루또이 가문의 개인이 소유하고 있는 성이라는데, 그 옛날 화려했던 명성과는 달리 지금은 운영난에 시달려 한때 국가에 기증하고자까지 하였다네요.
브루또이 가문의 개인이 소유하고 있는 성이라는데, 그 옛날 화려했던 명성과는 달리 지금은 운영난에 시달려 한때 국가에 기증하고자까지 하였다네요.
지지않는 태양 루이14세때 외무부장관을 지냈다던 브루또이 공작의?이 많은 아름다운 유물과 역사적 자료들이 그나마 사라지지 않고 잘 보존되어 있어 성을 찾는 사람들이 그 시절 부루또이 가문을 상상해 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습니다.
슈부르즈 마을에서 일박을 하고, 그 다음날 아침 슈부르즈 마을을 직접 돌아보았습니다.
울창한 숲, 잘 가꾸어진 정원, 푸르른 잔디, 슈부루즈 마을의 집들은 정말 어느 집이든지 들어가 살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들게끔 아름답고 편안해 보입니다.
마을을 둘러싼 숲 자체도 광대하거니와 마을안에 집들조차 이렇게 푸르른 신록을 간직하고 있으니 이렇게 아름다운 집들을 바라보며 걷는 새벽 산책길, 그 맑은 공기가 절로 마음과 눈을 깨끗하게 합니다.30년 동안 이마을의 마을가꾸기 사업이 이어져 내려오는동안 수많은 우여곡절이 어찌 없을수 있을까요
그러나 직접 눈으로 확인한 마을은 정말 내가 살고 싶은 마을일뿐만 아니라 후손들에게 물려주고픈 환경임에 틀림이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무를 심고 숲을 가꾸는 일, 그리고 그것이 우리 일상이 되게 하는 일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 세상에서 가장 가치있는 일임에 분명하다는 확신을 가지며 슈부르즈 마을을 떠나옵니다.
산림청의 소리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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