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국내)

2013 산청 전통세계의약 엑스포장을 다녀왔습니다

삼생아짐 2013. 10. 5.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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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6일부터 10월 20일까지 약 45일간 경상남도 산청에서 열리는 2013 산청 세계 전통의학 엑스포장에 다녀왔습니다.

 

 

엑스포장 가는 길...

 

 

양쪽 길 가로 조성된 코스모스며 들국화며 갖가지 꽃들과 연등이 엑스포 개최도시임을 알리고, 가족과 인류의 무병장수를 위하여, 또는 '한국 전통의약 체험을 산청에서' 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산청시내 곳곳에는 엑스포를 알리는 현수막들이 여기저기 걸려 있습니다.

 

 

엑스포 관람객들을 위하여 교통 혼잡을 피하고자 입구에서 주차장까지 거리가 좀 있어

더운데 어찌 걷나 했더니 이렇게 행사장 내부 뿐만 아니라 바깥에도 시원한 터널그늘을 만들었네요.

 

 

관람코스는 주제관을 거쳐 통합전시관, 약초관, 산업관, 한방 기체험관 등으로 나누어져 있어 차례대로 바닥에 있는 화살표를 따라 관람하면 됩니다.

 

 

조화와 상생의 과학, 전통의약을 통해 인류의 건강과 미래를 힐링한다는 주제관의 모습입니다. 조선 왕가의 건강관리 방법과 음식을 통한 치료, 현대 한의학의 치료와 기(氣)세계까지 전통의학의 적용 범위도 꽤나 다양합니다.

 

 

관람객의 다수를 차지하는 분들은 역시 전통의학에 관해 관심이 많은 어르신들입니다. 하나하나 찬찬이 읽어보시면서 엑스포를 즐기고 계십니다.

 

 

증세에 따른 올바른 경혈점을 찾아 컴퓨터 시물레이션으로 침을 놓은 방법을 직접 해 볼 수도 있습니다.

 

 

체험객이 왔을 때 워낙 시골이라 병원이 먼 편이고, 약국도 주말에는 문을 닫아 상비약을 구비해 놓고 있긴 하지만...그래도 갑자기 체하거나 했을 때 쉽게 놓을 수 있는 침자리를 검색해 보았습니다.

이런...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올바른 위치가 아니네요.

 

 

그래도 마냥 돌팔이만은 아닌 모양입니다.

정확하게 찾아 놓을 때도 있네요^^

 

 

주제관을 나와 이층으로 올라가면 동의보감박물관이 나옵니다.

 

 

알에서 깨어나는 불로장생의 상징, 거북이 모습의 조형물이 시선을 잡아 끄네요.

 

 

동의보감 박물관에서 내려다본 엑스포장의 모습, 산을 깎아 만든 곳이지만 아기자기 이쁜 꽃들을 잘 조성해 놓아 걷는 것이 그리 힘들거나 지루하진 않습니다.

 

 

동의보감 박물관에는 허준 선생의 동의보감에 관한 상세한 설명과 역사적 가치,경험을 통한 치료를 기록으로 남기고, 백성을 위한 치료법을 시행했던 허준 선생의 의술의 세계에 관해 서적과 재현된 모형들을 통해 실감나게 볼 수 있습니다.

 

 

'소갈증에 걸린 환자의 소변맛은 달다...'

 

직접 맛을 본 후에 그 경험과 증상을 기록으로 남긴 허준선생, 환자를 진정으로 위하고 치료하고자 하는 의지가 아니고서는 이런 기록이 나올 수 없겠지요.

 

 

게다가 인체의 내부를 직접 해부하고 그림으로 그려낸 '신형장부도'

 

엑스레이나 초음파 진단기, CT등이 없던 그 시대에 이렇게 자세히 인체의 내부를 그려낼 수 있었던 것은 사람의 신체구조를 알고 병의 예방과 치료를 큰 목적으로 하였던 허준선생의 의학에 대한 열정이 아니고서는 도저히 가능할 수 없었던 일이겠지요.

 

 

전시품을 관람하다보면 가끔 깨알같은 체험기회도 있습니다.

 

체중계위에 올라서면 몸무게, 키, 체지방 등을 측정하고 비만도를 체크도 할 수도 있습니다.

남편 몰래 혼자서만 체크해보려 했는데, 가는 척 하더니 기어이 고개를 들이밀고 확인하는 남편때문에 무안해서 혼났습니다.

 

에궁...올 가을엔 정말 더 많이 많이 체중관리 해야겠습니다.

 

 

박물관 밖으로 나오면 65세이상 어르신들을 위해 통합전시관까지 운행하는 전동차도 있습니다. 보행이 힘겨운 어르신들은 약초관과 산업관을 지나치게 되는 단점이 있긴 합니다.

 

 

통합전시관에서는 약초를 찾는 체험을 할 수 있고

 

 

약초에 관해 공부도 할 수 있습니다.

 

 

키를 쑥쑥 자라게 하는 지압법과 성장점을 자극하는 키 성장 스트레칭 정보도 있습니다.

 

 

얼큰이들이 반길만한 정보네요. 쳐진 볼 살 올라가게 하고, 동안과 V라인을 만드는 경혈 자극법도 있습니다. 성형수술을 하지 않고도 얼굴 혈점을 자극하는 것만으로 이쁜 얼굴라인을 가질 수 있다면 한번 해 볼만하겠지요?

 

 

한약을 조제할 때 쓰는 여러 기구들을 소개하는 전시물도 있습니다.

 

 

약초관입니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신형장부도'모양으로 오장육부를 치료하는 약재, 장수를 돕는 약재 등 지리산 주변에서 나오는 다양한 약재, 즉 나무와 풀 등이 골고루 심어져 있어 응급처치약이나 민간요법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실물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약초들도 많아 식물에 관해 무지한 저도 반가운 마음이 드네요.

 

 

약초관을 나와 산업관으로 향했습니다.

 

 

연꽃의 씨인 연자육부터 에센스오일이 들어간 천연 방향제, 장뇌삼, 기팬티까지 많은 업체에서 나와 각종 상품을 판매중이었는데...개시도 못했다는 말에 마음약한 제 서방님과 저, 기어이 한가지씩 사고 말았습니다.

 

제 남편은 기를 잡아준다는 기능성 속옷, 저는 볶은 메밀...

 

남편도 저도 마을 사업 홍보차 가끔 오프라인 장터에 참가하곤 하는데, 장사하는 분들 공통된 미신 비슷한게 첫손님 놓치면 하루종일 장사 안된다고 해서 늘 첫손님을 중요시하는데 이분들이 저희를 볼 때마다 첫손님임을 강조하는 바람에...차에 매다는 방향제까지 사고 말았습니다.

동병상련의 발로라 할까요.

엑스포 기간동안 많이 파셨기를 기원해봅니다.

 

 

이곳은 세계관입니다.

 

 

중국,몽골,스리랑카 등 세계 각국의 전통의학을 다루는 전문가들이 오셔서 진료도 해주고, 상담도 해주고

 

전통차도 시음할 수 있고, 명상음악도 들으며 휴식의 시간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교류협력관 출구에는 캄보디아에서 자원봉사단이 나와 발맛사지를 해주고 있습니다.

약 20분 정도 걸리는데 요금은 5천원, 기부금함에 넣어주면 됩니다.

엑스포장을 걸어다니느라 피곤했던 다리의 피로가 싸악 풀립니다. 많은 분들이 발맛사지를 희망했지만 봉사인원이 적어 오래 기다리거나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 조금 아쉬웠습니다.

 

 

약선문화관에서는 약이 되는 음식 및 사찰 음식등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고, 일정한 시간에 약선비빔밥도 나누어 주네요. 저는 10분 일찍 가는 바람에 놓쳤지만 관람하시다가 허기진 분들은 맛나게 드셨을 듯 싶네요.

 

 

한방 기체험장에서는 커다란 바위 세 개가 있어 바위에 손과 이마를 대고 백두대간의 기를 받을 수 있으며

 

 

실내에서는 내몸의 기를 눈으로 보고 기체조를 배울 수 있는 체험도 있습니다.

마음이 고요할 때는 색이 단색으로 나타나고, 어지러운 경우에는 다양한 무늬가 나타나며 맥박지수도 나오네요.

저는 그야말로 총천연색, 오만잡다한 무늬가 어지러워 민망할 정도였네요.

생각이 많고 잡념이 많다는 증거인지...마음 수양도 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수학여행 온 꼬마들인듯...기바위에 손을 대고 저마다 기를 받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꼬마들은 기를 느끼기보다 호기심에 손을 한번 대 보는 듯

녀석들에게 밀려 바위근처에는 못 가보고 다른 바위로 향했네요.

 

 

소원지에 작은 염원 하나 적어넣고

 

 

허준순례길을 따라 내려오는 길

 

 

순례길을 따라 내려오는 길, 천지는 온통 구절초꽃으로 뒤덮였습니다.

구절초차의 약간 쓴 듯하면서도 향긋한 맛이 생각나네요.

 

아홉마다 가야 꽃이 핀다는 구절초는 신경을 안정시키고 갱년기, 부인병에 좋아 익모초라고도 불리웁니다.

 

저희 집 텃밭에도 야생으로 피어난 구절초가 있는데, 우리집 비글이 새끼 낳고 힘들어 할 때 이 구절초를 끓여 먹였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강아지들에게도요.

 

 

허준이 스승인 유의태를 해부했다는 해부동굴 모형,

 

제자를 위해 자신의 시신을 내놓은 스승 유의태가 없었더라면 허준또한 훌륭한 명의가 될 수 없었을 것입니다.

비록 모형이지만 잠시나마 숙연한 마음에 발길을 멈추어 봅니다.

 

 

내려오는 길에는 이렇게 족욕 체험을 해 볼 수 있는 곳도 있습니다.

 

 

아마도 약초를 끓인 물인듯 싶습니다.

 

 

맨발로 걸으면 지압이 될 듯한 바닥도 걷는 재미가 있습니다.

 

 

의녀가 약탕기를 든 듯한 모양의 가로등이 참 재미있고 독특합니다.

 

 

누구의 아이디어인지 모르지만 정말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엑스포 광장을 내다볼 수 있는 이곳은 어디일까요?

 

 

바로 곰 입 속 이었네요.

 

 

들어갈 때 보다 더 많은 관람객이 모여듭니다.

 

 

어르신들 뿐만 아니라 관련업계 종사자들, 학생들 다양한 분들이 관람을 오시더군요.

제가 답사를 간 전날까지만해도 50만명이 넘었다는데, 지금은 더 많은 분들이 다녀가셨겠죠?

 

 

전통의약에 대한 관심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것이겠지요.

 

 

조금 떨어진 부행사장에는 한방진료도 해 준다는데, 엑스포 행사장을 돌아보는 것만 해도 약 4시간이 걸려 부행사장에는 못 들리고 올라왔습니다.

 

야간 개장을 하면 좀 더 여유있게 볼 수 있었을터인데...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엑스포장은 사실 너무 넓기에 사전 정보가 부족하면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시간에 쫓기거나 지쳐서 그냥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전에 인터넷에서 정보를 검색해서 꼭 들러봐야 할 곳이나 즐길만한 체험, 그리고 동선을 파악해서 다니면 일자별 이벤트나 재미난 공연도 볼 수 있고 알차게 관람할 수 있습니다.

산청 전통의약 엑스포를 방문할 게획이 있으신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싶어 다녀온 관람기를 올려봅니다.

 

산청 엑스포 행사기간 : 2013년 9월 6일 ~ 10월 20일

장소 : 경남 산청군 동의보감촌/한방 의료 클러스트 일원

 

엑스포가 열리는 산청에는 빨치산 박물관도 있고, 대원사 계곡, 지리산 천왕봉 등정도 할 수 있으며 남명 조식 선생의 사당도 있습니다. 지리산 자연학습관도 있고요, 그곳엔 나비로 만들 세계 전도도 볼 수 있습니다.

 

식사는 엑스포장 내에 약선비빔밥과 버섯 전골 등을 드실 수 있고, 남강을 따라 들어선 음식점들에서는 지리산에서 나오는 산채로 만든 산채백반도 괜찮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