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국내)

백두대간 나물 축제를 다녀왔습니다.

삼생아짐 2013. 5. 26.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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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뚜막의 부지깽이도 덩달아 들뛴다는 계절은

 

 

농촌에 있어서 가을만이 아니랍니다.

 

 

 

 

이른 봄부터 씨앗관리며, 땅고르기며 농기계 정비며

 

 

이런저런 일들로 바삐 일해왔건만

 

 

여전히 농촌에 있어 가장 바쁜 철은 씨를 뿌리고 모를 심는 봄이기도 하지요.

 

 

 

 

오랫만에 집에 들어온 아들녀석, 바다라도 놀러가자고 졸라대는데

 

 

 

논 갈고 삶아야 한다고 했더니 막내녀석이 묻습니다.

 

 

 

"엄마, 논 삶는게 뭐야??"

 

 

 

그래도 녀석이 중학교 들어가기전까진 저희랑 함께 살았는데

 

 

 

논 삶는다는걸 정말 모르나 싶어 기가 막히기도 하고 그래서 제가 그랬습니다.

 

 

 

" 응. 논에다 한가득 물을 붓고 불을 팍팍 때서 끓여서 논에 있는 병균을 죽이는거야"

 

 

 

막내녀석, 알겠다는듯 고개를 끄덕끄덕.

 

 

 

그러자 장난기많은 딸녀석, 한술 더 뜹니다.

 

 

 

" 있잖아, 논 가장자리에 뺑뺑 돌아가며 나무를 쌓고 골고루 불을 때서 끓여야해"

 



막내녀석 역시 고개를 끄덕끄덕.ㅡㅡ;;

 

 

 

 

 

 

대학에 다니는 큰녀석과 둘째 녀석이 학점따는 이야기를 하자 막내녀석이 묻습니다. 

 

 
"누나, 학점은 어떻게 따는거야?"

 


 "응. 교수님이 나무에다 A뿔에서 F 마이너스까지 주르륵 걸어놓으면 마악 달려가서 맘에 드는거 얼릉 따면돼."

 

 

 "그럼, 달리기 잘 하는 사람이 유리하겠네?"

 


 "그렇지. 요이~~땅 하면 제일 빨리 달리는 사람이 제일 좋은 학점 딸 수 있어."

 


 막내녀석 알겠다는듯 끄덕끄덕.

 

 
삼생아짐 : ㅡㅡ;;

 

 

제 아들이지만 이녀석이 정말 몰라서 묻는건지,

 

 

다 알면서 놀리려고 그러는건지 표정 하나 변하지 않는 녀석의 뇌구조가 가끔 궁금할 때가 있습니다. ㅡㅡ;;;

 

 

 

 

 

 

새벽 네시부터 일어나서 이틀에 걸쳐 논삶기를 끝낸 남편,   

 

 

바로 이웃마을인 홍천군 내면에서 백두대간 나물 축제를 연다길래

 

 

멀리 바다에 갈 시간은 안되고 해서  

 

 

가족여행겸 견학겸 겸사겸사 달려갔지요.

 

 

 

 

넓다란 내면 체육공원내

 

 

행사 부스들이 빙 둘러쳐져 있습니다.

 

 

홍천군 내면은 논농사를 할 수 있는 저수시설이 없고

 

 

대부분의 농지가 산자락을 일구어 낸 곳이라

 

 

감자농사, 무, 배추 같은 밭농사를 많이 하는데

 

 

최근에는 웰빙바람을 타고

 

 

산마늘, 곰취 등 산간지형에 적합한 산나물 재배로 많이 돌아서고 있지요.

 

 

그래서 몇 해 전부터 꾸준히 지역 농협과 연계하여 산나물 축제를 개최하고 있답니다.

 

 

 

 

홍천군 농업기술센터에서 야생화 사진과 화분

 

 

나물 사진과 화분들을 전시하고 있어서

 

 

평소 주변에서 보면서 이름을 몰라 궁금했던

 

 

야생화들과 실물들을 접목시켜 공부할 수 있는 귀한 기회가 되었습니다.

 

 

 

 

그 옆에는 산나물의 모종들을 판매하고 있었는데요

 

 

이 산마늘은 먹으면 명이 길어진다고 해서

 

 

명이나물이라고도 부르죠.

 

 

쌈으로 싸서 먹거나

 

 

장아찌를 담아 먹으면 더 맛나죠.

 

 

 

 

제가 제일 좋아하는 곰취

 

 

(곰도 제일 좋아한대요...또 곰발바닥 모양을 닮았다고 곰취라 부른다네요)

 

 

 

 

 

그 밖에도 요즘 항암 효과가 있다고 널리 알려져서

 

 

개똥쑥을 찾으시는 분들도 꽤 많은데

 

 

개똥쑥 모종과 와송, 사향채,

 

 

단오날 떡을 해먹을때 넣는, 일명 떡취라고 부르는 수리취

 

 

그리고 고기맛이 나는 고급 나물인 삼나물

 

 

말려서 주로 밥을 해 먹는데 씹는 맛이 쫄깃한 소고기맛이 난다고 하는

 

 

눈개승마 모종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얼마전 주민들이 열심히 만든 서각작품을 전시, 판매하여

 

 

백혈병, 소아암 돕기 기금으로 기부한 서각마을에서

 

 

서각 작품을 전시도 하고 체험도 하고 있고요

 

 

 

 

일박이일의 촬영지로 홍보되기도 했던 삼봉휴양림에서

 

 

휴양객들을 대상을 체험하는 각종 꽃누르미와 나무공예 체험거리들도

 

 

전시하고 또 체험으로 진행하고 있네요.

 

 

 

 

 

한쪽에는 먹을거리 장터

 

 

 

 

그리고 요리경연대회에서 엄나무순김치와 곰취와 참나물을 넣은 야채순대 작품도 선보였고요

 

 

 

 

각 마을에서 재배한 산나물들을 판매도 하고 있습니다.

 

 

 

 

이웃마을인 서각마을 장윤봉위원장님과 김병현 정중협회장,

 

 

그리고 심형기 홍천군의원님 

 

 

서각주민분들과 함께 기념사진도 찍었습니다.

 

 

 

 

행사장 메인무대에선 방문객들과 주민들이 함께 어우러져

 

 

노래자랑의 흥겨운 무대가 펼쳐지고 있고

 

 

곳곳에선 피에로가 아이들에게 이쁘고 귀여운

 

 

각종 풍선을 만들어서 무료로 나누어주고 있습니다.

 

 

 

 

좀 커다란 녀석들도 풍선으로 머리띠를 하고

 

 

손에 손에 풍선을 들고 축제장을 왔다갔다 종횡무진 누비고 있네요.

 

 

 

 

나물을 구매하려고 연실 줄을 서는 사람들을 뒤로하고

 

 

장윤봉 위원장님, 김병현위원장과 함께

 

 

마을 운영, 성공적인 축제의 조건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올해는 하루 늦게 가는 바람에 맛난 산나물 요리들을 찍지 못했지만

 

 

아쉬운대로 작년에 전시되었던 나물 요리들을 올려보았습니다.

 

 

명이나물 쌈밥, 곰취쌈밥, 김밥, 누름적,취떡 등

 

 

온갖 산나물로 만든 건강하고 맛난 음식들이 방문객들의 입맛을 다시게 합니다.

 

 

 

 

 

저보다 훌쩍 자라나 이젠 만날 때마다 헤드락을 걸고 제 머리를 쓰다듬는 민재녀석

 

 

얼마전까지만 해도 꼬옥 안아주곤 했는데

 

 

이젠 자랐다고 저를 볼 때마다

 

 

번쩍 들어올리거나

 

 

뒤에서 허리를 꽉 껴안곤 하지요.

 

 

 

정말 몇 달만에 집에 들어온 아이들인데

 

 

워낙 바쁜 철이라 바닷가도 못가고

 

 

 

 

콩 모를 붓고

 

 

 

 

찰옥수수모종 나간 자리에 거름을 내고 흙을 갈고 비닐을 씌워 밭을 만들어서

 

 

아삭이고추를 심었습니다.

 

 

날이 얼마나 더운지 땀을 뻘뻘 흘리면서 일을 하고

 

 

바람 쐬어 준다고 데려간 곳이 겨우 나물축제장이었지만

 

 

농부의 자식들로 태어났으니 어쩔 수 없지요.

 

 

 

 

그래도 엄마랑 같이 먹으라고

 

 

솜사탕 장사아저씨가 남들것보다 두 배로 만들어주신 솜사탕을 하나들고

 

 

마냥 행복해합니다.

 

 

 

 

저녁에는 참숯불을 피워

 

 

나물축제에서 선물받은 곰취로 쌈을 싸서

 

 

가족들이 정원에 둘러앉아 모처럼만에 철쭉꽃 축제를 했습니다.

 

 

 

 

숯불 피우기의 달인이라던 녀석들 아빠

 

 

고기는 이렇게 굽는 거라며 잔뜩 자랑하는데

 

 

갑자기 고기에 불이 달라붙어 당황하여 불판을 번쩍 들어올리고

 

 

때아닌 불쇼를 보여주네요.

 

 

아이들 참으려해도 참지 못하고 폭소를 터뜨립니다.

 

 

 

 

고담날 아침

 

 

집을 떠나기전 철쭉 앞에서 아이들 사진을 찍어주었습니다.

 

 

해마다 아이들을 이 앞에 세워놓고 성장앨범 비슷하게 찍어주는데

 

 

이젠 컸다고 제대로 포즈를 취해주지 않으려 하네요.

 

 

 

엄마맘도 모르는 무정한 녀석들이라고 투덜거리고

 

 

 용돈 팍(!) 끊어버린다고 협박했더니

 

 

어쩔 수 없이 포즈를 취해주네요.

 

 

 

이녀석, 대학 들어가더니 이젠 부모의 간섭이 싫은지

 

 

페이스북 친구를 어느날 확 끊어버려서 서운하던 차

 

 

그나마 남편과도 끊어버려서 나만 멀리하는게 아니구나 위안을 삼았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이게 더 괘씸하더라구요.

 

 

그래서 저도 녀석의 용돈을 팍(!) 끊어버릴까 고민중이었는데

 

 

그나마 요렇게라도 말을 듣네요.

 

 

자식도 품엣자식이란 말이 맞나봅니다.

 

 

 

 

 

이렇게 저렇게 2013년의 봄날이 지나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