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국내)

겨울여행, 낙산으로 떠나다

삼생아짐 2013. 1. 23.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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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을 맞아 집으로 들어온 녀석들과

 

오랫만에 외식을 나갔습니다.

 

메뉴라야 자장면 한그릇이지만...

 

그래도 아이들과 그동안 떨어져 살던 동안의 이야기며

 

이런저런 가족간의 대화를 나눌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이게 왠일??

 

녀석들은 자리에 앉자마자 스마트폰 삼매경입니다.

 

마주앉은 저도 하는 수 없이 스마트폰 꺼내서 페북도 하고, 카톡도 하고...

 

그러다가 우리 가족 모습을 쳐다보니 문득 한숨이 나옵니다.

 

이게 도대체 가족적인 분위기라 할 수 있을까요??

 

각자 앉아서 자기 폰만 들여다보고, 대화도 없이 밥나오면 밥먹고

 

또 집에가면 각자 텔레비젼 보고, 컴퓨터 하고,

 

스마트폰 들여다보겠지요...

 

 

그러다가...작년 마지막날 일출 보러 가기로 했다가

 

눈이 많이 와서 포기했던

 

바다를 보러가는 여행을 남편이 추진해서 동해안으로 떠났습니다.

 

 

우리 식구 동해안 여행은 일정이 정해져 있습니다.

 

일명 목욕여행이라 할까요...온천을 찾아 떠나는거지요.

 

저희가 사는 곳은 시골이라 목욕시설이 마땅치 않습니다.

 

그래서 큰 고개를 두세개 넘어가면 동해바닷가라

 

일년에 몇 차례씩 아이들과 바다도 보고, 목욕도 하고

 

핑게김에 가족여행을 하는 것이지요.

 

 

목욕을 하고, 점심식사 후

 

바닷가로 나온 녀석들

 

밀려오는 파도와 겨울 바다의 그 넉넉함에 함성도 지르고

 

파도랑 쫓고 쫒기는 장난도 치면서 그 탁트임에 넋을 잃습니다.

 

삼생아짐 : 돌아봐봐~~~

 

제가 소리 치건만 녀석들, 이미 바다를 향해 돌아보고 있다며

 

외면합니다.

 

 

제 옆에 서있던 딸녀석

 

돈줄께, 돌아봐봐~~

 

그랬더니 녀석들, 얼릉 돌아서서 포즈를 취해줍니다.

 

 

나쁜 녀석들...

 

제가 투덜거리자 딸녀석이 싱긋 웃습니다.

 

 

"누나, 돈 줘~~"

 

그러자, 딸녀석, 씨익 웃더니,

 

"옛다 오백원!!!"

 

잔뜩 기대했던 녀석들 속았다며 눈을 던지고, 한바탕 난리가 났습니다.

 

 

한바탕 눈싸움을 하고

 

돌아오는 길

 

동해안은 폭설이 내려 모래사장이 발목까지 푹푹 빠지는 온통 눈밭입니다.

 

 

저는 젖기 싫어 남이 만들어놓은 발자국만 따라 밟는데

 

아이들과 남편은 아무도 걷지않는 눈밭에

 

자기의 새 발자국을 만든다며

 

바지가 젖는 것도 아랑곳않고

 

새로운 발자국을 만들어갑니다.

 

 

성격차이인가 봅니다...

 

스스로 도전정신 꽝이라 자조했건만...

 

이젠 저도 정말 나이드는지...귀찮은 것, 젖는것, 추운 것이 싫어지네요.

 

 

어쨌든 녀석들과 함께 한 하루는

 

나름 즐거웠습니다.

 

해마다 몰라보게 커가는 아이들

 

그리고 떨어져 살면서부터 조금씩 조금씩 거리가 생겨나기도 하고

 

세대차이, 문화의 차이도 생겨나서 조금 서운했는데

 

이렇게 단 하루나마 함께 하니

 

마음이 조금 풀어집니다.

 

 

여기서 조금 더 자라면

 

이제 가족보다 친구들과, 또 사회인이 되면 동료들과

 

또 연인이 생기면 연인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더 좋아하겠지요.

 

 

마지막으로 막내녀석에게 못을 박아줬습니다.

 

삼생아짐 ; 이담에 너 결혼하고 엄마아빠 늙어도 함께 다니기다, 알았지?

 

녀석, 잠시 생각하더니

 

"내가 돈 많이 벌어서 엄마, 아빠 좋은 데 많이 보내드릴게요."

 

삼생아짐 ; 아니, 같이 가자구.

 

녀석, 끝내 함께 가자 소리에 대꾸를 안합니다.

 

에궁, 벌써부터 서운해지네요.

 

옛말 그른거 하나도 없습니다.

 

역시 사랑은 내리사랑이란 말이 맞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