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그래도 봄이예요, 봄, 봄!!

삼생아짐 2012. 5. 9.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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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집은 사방이 돌아가며 확 트인 곳이라 내다보기도 좋지만

반면 들여다보이기도 좋지요.

 

20년전 집을 지으면서 앞마당에는 여러 나무를 옮겨심고

 

 

 

큰 돌을 쌓아 정원을 만들었는데

이젠 나무들이 우거지고 꽃도 활짝 피어서

어느정도 그늘도 만들어주고 집도 가려줘서

나름 사생활(?)이 보장되지요. 

 

 

 

그런데 집 뒷쪽으로는 딸린 밭과 우사만이 있어 좀 그랬었는데

남편이 어디선가 오가피 나무를 한 그루 얻어다 심었어요.

 

 

 

가시오가피가 비염이랑 호흡기질환에 좋다 그래서 비싼 돈 주고 딸아이에게 사줬더니

먹다 말아서 아까워서 제가 먹어보았는데 맛이 쫌...그래요.

 

그래서 이 오가피 녀석들 별로 신경쓰지 않았는데

어느새 가지치기로 번식을 하고

또 개오가피나무꺼정 옆에 울창하게 생겨나 나름 울타리 구실을 하네요.

 

 

무시무시해보이는 가시를 지닌 이녀석은 참(!)가시오가피

 

 

조금 부드러운 가시를 지닌 얘는 개(?)가시오가피......

 

 

 

퇴계이황 자손이라며 늘 자부심을 갖고 사시는 울 친정어머니

 

오래전에 안동댐이 생기면서 수몰되어버린 의인마을출신이신자라

늘 가슴 한구석에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갖고 계시는데

어릴적에 시골에서 자라면서 드시던 나물들을 워낙 좋아하셔서

봄만 되면 제게 나물들 말씀을 하세요.

 

시장에서 사먹으려니 너무 비싸다는 말씀도 함께요.

즉 저희 집 주변에서 알아서 공수하란 이야기죠.

 

 

 

그래서 남편과 함께 개두릅도 따서 보내고, 참두릅도 따서 보내고

 

 

 

곰취며 취나물,곤드레 등 이런저런 나물들을 구해서 보내드리는데

이번에는 오가피나물 말씀을 하시네요.

풍물장에 가 봤더니 너무 비싸다는 말씀도 함께요.

 

그래서 처음으로 따 봤습니다.

 

 

 

왼쪽의 연하고 부드러운 이파리들은 개(!)가시오가피순

오른쪽의 진하고 붉은 가시를 가진 기다란 순은 참(!)가시오가피순

 

 

개가시오가피... 

 

 

참가시오가피...

 

 

 

생활개선회에서 준 곁순따기 장갑이 참 요긴하게 쓰이네요.

 

가시에도 덜 찔리고

손에도 풀물 안들고...

오이나 고추의 곁순을 따면 참 좋을 듯 싶은데

 

 

 

가시달린 엄나무나 참두릅나무, 그리고 이 오가피순을 따니 참 좋네요.

 

하긴 우리 서방님은 참두릅을 딸 때에도 맨손으로 따서

제 눈이 휘둥그레졌지요.

 

역시 20년 농부의 내공은 막강해요.

손바닥의 살에 굳은 살이 배겨 그 날카로운 가시에 찔려도 안 아픈가봐요.

 

 

물론 남편이야 제가 이 말을 하면

왜 안아프겠냐, 다아 내가 효자라서 그래!!

 

라구 큰소리 칠 터이지만요.

 

 

 

함지로 하나가득~~

너의 새 순을 몽땅 따서 미안해, 미안해 하면서 땄네요.

 

그래도 곧 이 자리에 또다른 순이 생겨나겠죠??

 

 

 

살짝 데쳐서 초장에 찍어먹어보기도 하고

생으로 삼겹살 구워먹을때 싸보기도 하고

그리고 된장 반큰술, 초고추장 반큰술을 넣고

참기름, 머리가 검어진다는 흑임자를 넣고 조물조물 무쳐 봤네요.

 

어라??

 

 쌉쓰름한 맛과 향이 다른 나물들과는 또 색다른 맛입니다.

 

우리 민재녀석도 좋아라하며 먹네요.

나물을 별로 좋아하지 않던 남편도 괜찮다며 젓가락을 가져다댑니다.

 

봄철, 농촌마을은 온갖 나물들의 천국입니다.

 

 

이름은 모르지만 장차 노란색 국화처럼 생긴 꽃이 피어나는 나물

 

 

묵나물로 밥을 지었을 때 소고기 맛이 난다는 눈개승마

 

 

눈개승마밥

 

 

참(!)두릅

 

 

개(?)두릅..일명 엄나무순

 

 

곤달비쌈밥

 

 

 

돌나물

 

 

여름처럼 더운 봄날, 그래도 봄이라고 나른나른, 피곤피곤, 어질어질...

아지랑이 따라 맘도 몸도 노곤한데

점심이나 저녁식사때

신선하고 푸릇푸릇한 봄나물로 식단을 채워보는 건 어떨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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