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남편과 차를 타고 가면서 잠시 실랑이를 벌였지요.
전날 남편의 카드를 쓰고 돌려주었는데 지갑을 뒤져 보더니 제가 안줬다는 거예요. 전 분명 돌려주었는데 남편은 안 받았다 하고...
그러더니 한마디 툭 던지는데...
"나쁜 年일세..."그러는거예요.
벙~~떠서... 제가 남편 지갑을 뒤졌죠.
왜냐하면 남편은 뭘 잘 못 찾거든요.ㅡㅡ''
그랬더니 남편이 없다고 빡빡 우기던 카드가 지갑 갈피에 얌전히 꽂혀 있는거예요.
순간 확(!) 열받아서 제가 그래 버렸어요.
"나쁜 nom일세!!!"
그러는데 남편도 저랑 동시에
"그럼 나쁜 놈일세."
그러는 거예요.
그순간, 살짝 삐칠라고 했던 저도, 빡빡 우겨댔던 남편도 동시에 웃고 말았죠.
오늘...동네 형님 한 분이 센터에 오셔서 남편과 부부싸움 하던 이야기를 하시더군요. 많이 속상하고 힘드셨다구요. 제가 할 수 있는 건 그냥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드리는 것 뿐.
세상 살면서 사실 별 것 아닌 일들로 자존심 상해하고, 다투고, 우울해하고, 속 끓이고...그런 일들 어디 한두번인가요.
문득 경북 영주 소수서원에서 본 500년된 은행나무 한 그루가 생각납니다.
제 몸 한가운데 이끼도 품고, 잡풀도 품고...비바람에 갈라지고 껍질마저 들고일어나도 세월을 견뎌낸 그 기상은 꿋꿋하기만 하네요.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들은 한그루 나무의 반의 반도 못 살면서 왜 그리 아웅다웅 갈등과 부대낌으로 한평생을 미워하며 살아야 하는건지...요즘은 나무와 풀같은 식물들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며 새로운 시각으로 보게 됩니다. 동네 형님이 서로를 이해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서로를 품고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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