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성장일기)

오징어 드실래요???

삼생아짐 2011. 6. 2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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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 마트에 장을 보러가서 물건을 사고

 

녀석에게  짐꾼을 시켰지요.

 

평소에 엄마의 수호신을 자처하던 녀석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암말없이 짐을 차까지 날라다 주더니

 

갑자기 민재넘 ; 엄마, 오징어 드실래요???

 

하는 거예요.

 

삼생아짐 ; 오징어? 무슨 오징어?? 오징어 안 샀는데???

 

그랬더니, 저더러 영수증을 좀 달라네요.

 

 

녀석, 영수증을 받자마자

 

다시 마트로 쪼르륵 달려가서 영수증 파쇄기 앞으로 가서 영수증을 밀어 넣네요.

 

 

평소에 제가 센터에서 세콤을 해제하거나 경비상태로 놓을때,

 

혹은 문을 잠그거나 열때

 

늘 자기가 대신 하고 싶어하던 녀석이라

 

이것도 꽤나 하고 싶었나보다 했더니

 

반쯤 분쇄하고 꺼내서

 

오징어를 만들었다네요.

 

참내, 어이없어 피식 웃고 말았네요.

 

 

며칠전, 담임선생님의 시할아버님이 돌아가셔서

 

교장 선생님이 수업에 대신 들어오신다길래

 

어떤 수업을 했냐고 물었더니

 

공차기, 복불복이어달리기 등 주로 몸으로 때우는 활동이더라구요.

 

 

공부는 어떻게 하냐고 했더니 4학년 선생님이 가르쳐주신대요.

 

그러면서 4학년 선생님을 아느냐고 묻네요.

 

잘모르겠다 했더니 되게 무섭고 엄격한 선생님이래요.

 

삼생아짐 ; 어떻게 무서운데???

 

 

민재 ; 엄마, 인지랑  얌전한 아이들은 생산자구

 

나랑 혜인이처럼 활발하고 드센 아이들은 1차 소비자

 

4학년 선생님은 2차 소비자야.

 

음~~

 

삼생아짐 ; 요즘 생태계 배우냐??

 

그랬더니 맞다네요.

 

 

참내...어쩜 비유를 해도 이렇게 하는지...

 

전에 녀석이 학교에서 떠들다가 4학년 선생님께 혼났다더니

 

그래도 그렇지......

 

졸지에 생태계의 소비자가 되어버린 선생님께 죄송하단 생각이 드네요.

 

 

하지만...

 

 어쨌든 녀석이 있어 덕분에 웃네요.

 

 

요즘은 큰 애들을 전부 내보내고 이녀석 하나랑만 생활하기에

 

늘 아이들의 빈자리가 허전하게 느껴지는데

 

그래도 이녀석이 있어 그 빈자리를 채워주니 든든했었는데

 

이녀석도 이제 내년이면 도시로 나가겠지요.

 

 

그래서 그런지...요즘은 녀석과 보내는 하루하루가 정말 소중하게 느껴지네요.

 

그러고보면...저도 빈둥지 증후군을 느끼기 시작하는거보면...

 

역시 나이드는게 맞나봐요.

 

음...뭔가 더 열심히 생활해야하는걸 찾아야할까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