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마을 이야기

은행

삼생아짐 2010. 11. 14. 19:43
728x90

아직 서리가 내리기전...

 

딸과 함께 드라이브를 갔지요.

 

 

이웃 동창마을 가는 길이예요.

 

 

개울을 따라 난 길에 버드나무 무성하고

 

경치도 제법 괜찮은데...

 

 

벌써부터 집에 다니러 온다는 걸

 

쉽사리 외출하지 못하는 영재때문에 오지 말라 했더니 벼르다가

 

기어이 왔네요.

 

거진 한 달 만에 집에 온 딸녀석

 

제가 은행 주우러 간다니깐 자기도 돕겠다며 카메라 들고 따라나선 거지요.

 

 

외국인들이 제일 싫어하는 냄새중의 하나가

 

한국의 마늘냄새와 은행냄새라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마늘냄새에 익숙한것처럼

 

 

전 시골에 오래 살아서 그런지

 

은행냄새도 그리 역하게 느껴지진 않네요.

 

역시 사람은 무엇에든 적응하기 마련인가보네요.

 

 

나무가지 사이마다 다닥다닥 열린 은행열매는

 

얼마나 탐스러운지......

 

바람이 한 번 불 때마다 은행알이 후두둑 떨어지지요.

 

 

성질급한 사람들은 은행나무를 발로 차거나 흔들어서 열매를 떨군다는데

 

한번씩 걷어차일 때마다 나무가 열매를 떨구면서 얼마나 노할까 싶어...

 

전 바람에 떨어진 열매만 주워담지요.

 

그래도 미처 다 못 주울 정도로 은행열매는 풍성하기만 합니다.

 

 

열매를 주우면서 이넘이 제  머리에만 안 떨어지길 기원하지요.

 

 

아무리 은행냄새에 면역이 되었어도

 

머리에 떨어져 터진다는 생각을 하면...읔...

 

상상만해도...고개가 절로 돌아가지요.

 

 

가끔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이 은행알을 밟고서

 

기겁을 하지만

 

냄새나는 은행살 속에 숨겨진 은행알이

 

얼마나 소중한지 그 가치를 알면 기겁할 일만은 아니지요.

 

 

한바구니 주워온 은행은 비료푸대에 넣어서

 

한 이주일정도 따뜻한 곳에 밀봉한채로 놓아두면

 

은행의 겉이 알을 뱉어놓기 쉽게 물러지지요.

 

 

역한 냄새도 줄어들구요.

 

 

그다음엔 이렇게 물에 넣어 고무장갑을 끼고 주물럭주물럭 거리면

 

은행알의 겉 껍질과 속살들은 잘게 으깨어져서 물에 흘려내려가고

 

 

요렇게 이쁜 은행알만 남게 되는 거지요.

 

 

이녀석들을 깨끗하게 씻어

 

바구니에 받쳐서 햇볕에 잘 말리면

 

 

보관하기 좋은 은행알이 되지요.

 

 

은행알을 까먹는 방법도 쉽답니다.

 

다 먹고 난 빈 우유팩에 은행알을 3분의 2정도 넣고

 

 

전자렌지에 2~3분정도 돌리면

 

팡팡 껍질이 터지는 소리가 들리지요.

 

 

 

그 다음은 기냥 손으로 까서 먹기만 하면

 

긴 긴 겨울저녁

 

심심풀이 땅콩이 아닌 심심풀이 은행이 되는거지요.

 

이 은행은 고혈압이나 야뇨증, 호흡기 질환등 여러 질병에 좋다고 하는데...

 

과유불급......

 

 중독성이 있기에 하루에 7~8알 이상 먹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하네요.

 

무엇이든 그래요.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한것

 

이또한 자연의 이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