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서리가 내리기전...
딸과 함께 드라이브를 갔지요.
이웃 동창마을 가는 길이예요.
개울을 따라 난 길에 버드나무 무성하고
경치도 제법 괜찮은데...
벌써부터 집에 다니러 온다는 걸
쉽사리 외출하지 못하는 영재때문에 오지 말라 했더니 벼르다가
기어이 왔네요.
거진 한 달 만에 집에 온 딸녀석
제가 은행 주우러 간다니깐 자기도 돕겠다며 카메라 들고 따라나선 거지요.
외국인들이 제일 싫어하는 냄새중의 하나가
한국의 마늘냄새와 은행냄새라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마늘냄새에 익숙한것처럼
전 시골에 오래 살아서 그런지
은행냄새도 그리 역하게 느껴지진 않네요.
역시 사람은 무엇에든 적응하기 마련인가보네요.
나무가지 사이마다 다닥다닥 열린 은행열매는
얼마나 탐스러운지......
바람이 한 번 불 때마다 은행알이 후두둑 떨어지지요.
성질급한 사람들은 은행나무를 발로 차거나 흔들어서 열매를 떨군다는데
한번씩 걷어차일 때마다 나무가 열매를 떨구면서 얼마나 노할까 싶어...
전 바람에 떨어진 열매만 주워담지요.
그래도 미처 다 못 주울 정도로 은행열매는 풍성하기만 합니다.
열매를 주우면서 이넘이 제 머리에만 안 떨어지길 기원하지요.
아무리 은행냄새에 면역이 되었어도
머리에 떨어져 터진다는 생각을 하면...읔...
상상만해도...고개가 절로 돌아가지요.
가끔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이 은행알을 밟고서
기겁을 하지만
냄새나는 은행살 속에 숨겨진 은행알이
얼마나 소중한지 그 가치를 알면 기겁할 일만은 아니지요.
한바구니 주워온 은행은 비료푸대에 넣어서
한 이주일정도 따뜻한 곳에 밀봉한채로 놓아두면
은행의 겉이 알을 뱉어놓기 쉽게 물러지지요.
역한 냄새도 줄어들구요.
그다음엔 이렇게 물에 넣어 고무장갑을 끼고 주물럭주물럭 거리면
은행알의 겉 껍질과 속살들은 잘게 으깨어져서 물에 흘려내려가고
요렇게 이쁜 은행알만 남게 되는 거지요.
이녀석들을 깨끗하게 씻어
바구니에 받쳐서 햇볕에 잘 말리면
보관하기 좋은 은행알이 되지요.
은행알을 까먹는 방법도 쉽답니다.
다 먹고 난 빈 우유팩에 은행알을 3분의 2정도 넣고
전자렌지에 2~3분정도 돌리면
팡팡 껍질이 터지는 소리가 들리지요.
그 다음은 기냥 손으로 까서 먹기만 하면
긴 긴 겨울저녁
심심풀이 땅콩이 아닌 심심풀이 은행이 되는거지요.
이 은행은 고혈압이나 야뇨증, 호흡기 질환등 여러 질병에 좋다고 하는데...
과유불급......
중독성이 있기에 하루에 7~8알 이상 먹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하네요.
무엇이든 그래요.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한것
이또한 자연의 이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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