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마을 이야기

때가 되면 피는 것을...

삼생아짐 2009. 9. 3. 22:44
728x90

  작년에 면사무소 계장님들이랑

 

김태철 운영위원장님이랑

 

검산리 분들이랑...

 

하여튼 여~~~러분들 덕분에 센터 주변에 쪼르륵 심어졌지만...

 

 

단 한 번도 꽃을 피우지않고 기냥 져버려서....

 

 

그동안 성질급한 삼생아짐으로부터...

 

 

'무늬만 꽃 = 사이비 꽃 = 이름만 꽃'이라는 갖가지 호칭으로

 

가끔가끔 구박을 받아오던 이 넘들...

 

(사실 잡초랑 별 차이없게 생겼잖아요.)

 


올 봄이 되어도 여전히 꽃 필 기미를 보이지 않고

 

 

키만 부쩍부쩍 자라서

 

멀대같이 모양도 없다 했더니...

 

채은네 형님이랑 병렬씨 색시랑

 

이 꽃 핀 다음에 저더러 미안해할거라고...

 

병렬씨 색시; 언니, 저 꽃 얼마나 이쁜지 알아??

 

나중에 피고난 담에 봐.

 

그렇게 구박하다 후회한다.

 

그러더니...

 


어느날

 

 

하나 둘씩

 

 

꽃몽오리를 맺기 시작하고...

 


그 작은 꽃몽오리 하나하나 터져서...

 

 

드뎌 꽃을 피웠네요.

 


수향넘,

 

말라죽겠다고 이따금씩 물 좀 주라고 성화를 부려서...

 

(삼생아짐 ; 잡초같이 생겼는데 물은 무슨...

 

추운 겨울 나고도 잘도 사는구먼...)

 

그랬는데...올해에는 알맞게 비도 자주자주 내려줘서...

 


여기저기 일제히 피어나기 시작...

 

 

어느새 벌도 날아들고...

 


벌과 나비뿐만 아니라 노린재도 날아와 앉았네요.

 

 

센터에 왔던 아이들이 어느날 갑자기 비명을 마악 지르고

 

책상위로 기어올라가고 기겁을 해서 깜짝 놀랐더니

 

노린재때문...

 

 

전 처음에 이 노린재가 어떤 벌레인줄 모르고

 

초록색, 노란색, 황금색 다양한 색깔의 벌레들이 센터안으로 날아들어오길래

 

되게 신기하구 이쁘다 그랬는뎅... 

 

(원래 노린재가 새로 지은 집을 좋아한다네요.)

 

 

뱀도 잡곤 하는 넘들이 이 노린재만 보면 만지지도 못하고

 

비명을 질러가며 질색하길래 도대체 왜 그런가 했더니

 

이넘 잡으면 냄새가 고약하다네요.

 

뱀보다 더 무서운 노린재...

 

(녀석들 아침에 안 일어나고 늦잠자면

 

이 노린재를 잡아다가 코끝에 대주면... 직빵이겠다 싶은 생각도 들대요...)

 

어쨌든 노린재마저 반기는 이쁜 꽃...

 


 

센터 주변에 돌아가면서 화알짝 화알짝~~

 

피어난 꽃들의무리~~

 


이층 사무실에서 내려다보면

 


마치 별들이 내려와 앉은 듯

 

환하고 이뻐요.

 


보세요!!!

 


연보랏빛 별들의 무리...

 


지날 때마다

 

내려다볼 때마다

 

순간순간 마음이 흐뭇...(쬐끔...미안하기도 하고......실은 많이...)

 

 

놀러왔던 수민이와 재민이도 머리핀 대신 꽂아보고...

 

 

울 민재넘도...

 

게다가 오랫만에 오셨던 울 친정어머니와

 

여동생꺼정 모두 머리에 꽃을 하나씩 꽂고 들어서는데...

 

얼마나 우습던지...

 

 

삼생아짐 ; 엄마, 머리에 꽃 꽂음...안되는뎅...

 

울 친정엄마; 왜 안돼?? 이쁘기만 하구먼...

 

(삼생아짐 ; 웰컴투동막골 안 보셨구나... 마이 바쁘셨나보넹...)

 

 

그러거나...뭐 어쨌든...

 

 

 

그러네요.

 

어른들 말씀대로 모든게 다 때가 있네요.

 

필때 되면 알아서 피고

 

질 때 되면 알아서 지고

 

열매 맺을 때 되면 알아서 열매를 맺는것이 자연의 섭리...

 

 

 

거름 한 번 준 적 없는 척박한 땅에서

 

하늘이 뿌려준 알맞은 수분과

 

한낮의 적당한 햇살과

 

시간을 품은 오랜 기다림이 지나가니

 

이렇게 절로 알아서 피어나는 아름다운 꽃인것을...

 

그동안 투덜투덜 무늬만 꽃이라 구박한게 미안하긴 미안하네요.

 

 

그나저나..이넘들...

 

이름이 뭔지...

 

 

음...꽃모양이 국화를 닮았으니 짝퉁국화??

 

아님... 

 

색깔이 연보라색이니 연보라국화?? 

 

그도아니면...혹시나 싶어 영재넘한테 물어봤더니

 

울 영재넘, 코스모스라네요.

 

기가막혀...

 

엄마인 저보다 더 무식한넘...

 

 

 

목욕하고 나온 민재넘한테 물어봤더니, 자신있게 큰소리로 자기가 잘 안대요.

 

삼생아짐 ; 그래?? 뭔데??

 

민재넘 ; 그거. 코스모스야.

 

삼생아짐 ; 헐~~~ 형제아니랄까봐 똑같이 무식한넘.

 

 

영재넘 ; 아, 생각났다. 붓꽃인가??

 

민재넘 ; 아냐, 백합이야.

 

두넘이 서로 자기가 맞다고 우겨요.

 

 

삼생아짐 ; 셋트로 무식한넘들...

 

당신은 알아???

 

 

결국 울 최후의 보루한테 물어봤죠.

 

울 최후의 보루 ; 응, 잘 알아.

 

삼생아짐 ; 뭔데???

 

울 최후의 보루 ; 이쁜꽃!!!

 

 

에휴...물어본 제가 바보죠.

 

 

어찌된일인지 우리집 식구들은 시골에서 이렇게 오래 살아도

 

 꽃이름이나 나무이름, 작물 기타 등등...

 

이딴거에 무지한지...

 

아무래도 식물원으로 집단 학습 가든지 해야지,원...

 

 

혹시 이 글이랑 사진 보시고

 

꽃 이름 아시는 분 있음 알려주세요,네???

 

상품은 못 드리지만, 제가 두고두고 꽃이름 안 까먹고, 기억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