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성장일기)

누나가 싸줬대요 ㅡㅡ;;

삼생아짐 2009. 7. 3.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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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우리 민재가 첫 야영가는 날...

 

그동안 녀석, 이 야영을 얼마나 기다려왔는지... 

오죽하면 4학년이 되자마자 등교하면서 한다는 첫 마디가 

민재넘 ; 야호!!! 이제 나두 야영간다!!! 

였겠어요...

 

그동안 선배들 야영하는게 얼마나 부러웠던지... 

(고학년만 가는 거거든요...) 

 

 

매일아침 늦잠 자는 바람에 아빠랑 실랑이 하던 넘이 

오늘은 안깨워도 알아서 일어나고...

 


수향넘이 야영가는 동생을 위해  

과자도 잔뜩 사왔네요. 

(지난주에 내준 숙제 다 해놓는다는 조건으로...

 

탱자탱자 놀던 녀석... 

수향 온다 그랬더니   

혼비백산해서 숙제하느라고...)

 

 

수영복도 사왔어요. 

작년까지 입던 게 넘 작아져 버렸어요. 

(녀석, 작은 수영복 입고 집에서 윗통 벗고 모델 선다고 한참  

배꼽 쥐게 하더니...) 

전날 저녁, 둘이서 야영준비물 챙긴다고 한참 부산 떨더라구요. 

 

오늘아침,  

삼생아짐 ; 민재, 야영 준비물 다 챙겼어?? 

했더니 

수향넘이 대신 대답하네요.

 

 

수향넘 ;그러엄~~~벌써 다 챙겼놨지. 함 볼래,엄마? 

하더니 민재한테 하나하나 물어봐요.

 

 

수향넘 ; 김민재, 치약은? 

민재넘 ; 빌려써.

 

수향넘 ; 비누는? 

민재넘 ; 빌려써.

 

수향넘 ; 샴푸는? 

민재넘 ; 미안하면 치약 빌려쓴 친구들한테 빌려줄께, 하고 말해.

 

삼생아짐 ; 헐~~~~~~~

 

그니깐 달랑 치솔 하나랑 샴푸만...... 

 

제가 기막혀서 마악 웃으니깐 

영재넘(씨익 웃으며) ; 난 옛날에 친구들두 치약 하나도 안 가져와서

3일동안 양치질 안했는뎅... 

그리구 샴푸두 안 가져가서 비누로만 3일동안 감았더니 

머리가 완전 떡이 되어버렸어.

 

삼생아짐 ; 헉!

  

수향넘 ; 더러운놈!!! 그땐 나가서 샀어야지. 

하더니 영재넘 머리를 꽁(!) 쥐어박아요.^^;;;

   

에휴...

 

하긴...저도 그런 경험 있어요. 

가방에 이것저것 다 챙겨가기 귀찮아서 빼놓고 가는 경우요... 

(실은 잊어버리는 경우가 더 많지만요...)

 

그래놓고 돌아가며 빌려쓰기...

근데 수향넘이 그걸 어찌 알았지...쩝... 

 

하긴...저마다 그딴거 챙겨갈 게 아니라 

나눠서 가져가기 함 짐도 작아지구 편할 듯 싶은데요. 

(다니는 곳이 모두 구비된 곳이 아니니 이래요... 

호텔이나 여관이 아니라 수련원이나 합숙소 같은  

숙박비 싼 교육장소로만 돌아서...) 

 

 

 


민재가 출발하는 날은 점심 도시락을 싸가야 한대서 

어찌할까...고민했더니 

학교 다니면서 주로 패밀리마트 김밥이랑 삼각김밥, 샌드위치 등 으로 끼니를 해결해서 

'패마'족이란 별명이 붙었다던 수향넘 ; 엄마, '패마'에서 해결함되지.

 

울 최후의 보루 ; 기냥 가다가 휴게소에서 사먹어. 

영재넘 ; 친구들한테 한 개씩 얻어먹어. 

저마다 한마디씩 묘안이라고 내놓는게 이래요. 

 

그랬더니 민재넘, 시무룩한 표정... 

 

왜냐하면 녀석은 봄에 자기혼자 소풍갈 때도 

노란 찬합 도시락에 과일이랑 샌드위치랑 여러가지를 골고루 넣어서  

챙겨가길 원했던 녀석이거든요. 


영재랑 수향넘은 다 커서 

도시락 통 가져가는 것도 귀찮다고 

알루미늄 호일에 달랑 한줄 말아가는 걸 원하는데... 

민재녀석은 어려서 그런지...

 

아직 소풍이라든가 

야영, 운동회,체육대회 등의 행사에 환상(?)을 갖고 있어요.

 

 

삼생아짐 ; 엄마가 싸줄께, 맛난 김밥으로... 

그랬더니 민재넘 좋아하네요.

 

수향넘 ; 엄마, 그럼 내가 싸줄께 엄만 피곤하니깐 실컷 자요.

  

하더니 잠탱이 수향넘...

 

웬일로 새벽부터 일어나서 정말 도시락을 싸고 있네요. 

 

참치도 으깨어 마요네즈에 버무려 넣고 

깻잎도 넣고 

어묵도 볶아서 넣고...

주먹밥도 참치속 넣어 만들고...

 

하여튼 일어나보니 도시락과 아침 식사준비가 다 되어 있네요. 

 


근데요... 

그럼 그렇지...

 

녀석, 민재가 밥 먹고 화장실 들어간 사이 

씨익 웃더니...

 

얼릉 가위랑 김 챙기더니 뭘 오려요. 

그러더니 주먹밥에 凸를...

 

영재넘, 배꼽 쥐고 웃고... 

전 기가 막혀서 말릴 생각도 못하고...

 

 

민재가 나오자 수향넘 ; 민재야, 도시락 누가 싸줬지?? 

민재넘(천진난만하게 큰소리로) ; 누나가 싸 줬다아~~~~~ 

영재넘 ; 친구들한테 자랑해, 알았지??  

누나가 싸줬다아~~~~~~ 하면서, 알았지???

 

 


 아무것도 모르는 민재넘 ; 누나가 싸줬다아~~~~ 

하면서 손 흔들고 연실 춤을......

 

 

에휴...이걸 알려줘야 하나, 마나... 

늦었다고 얼릉 아빠 재촉해서 나가는 바람에... 

말을 못했지만.. 

이걸 열어본 민재넘, 어떤 표정 지을런지... 

 

 

 

 

하긴 이넘도 예전에 자기 형더러 우리집에서 세번째라구 요모양 하다가 

형 밑에 '깔린 적 있으니깐요...

 

(엄지는 아빠, 검지는 엄마, 형은 장남이니깐 가운뎃 손가락... 

자긴 약지, 누나는 시집갈거니깐 아기손가락이라구...) 

게다가 누나가 만들어놓은 양갱 가져다가

 

 

요짓하다가 또 한번 혼나구요... 

 

하긴...

 

그런 말이 딱 맞긴해요.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나는 놈 위에 올라타는 놈... 

그럼, 올라타는 놈 위엔 뭐가 있으려나요...

 

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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