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의 따스한 햇살에 봄이 온듯 싶다가도...
이른 아침
문을 열고 내다보면
온세상에 하얀 눈꽃이 피어
아직 겨울이 머물고 있음을 알겠습니다.
마른 가지에 물이 차올라
푸릇푸릇 새싹을 틔울 줄 알았던
정원수들도...
밤새 사박사박 내린 서리에
차라리 하얀 눈꽃을 피우고 마네요...
계절은 이렇듯 바뀔듯 바뀔듯 쉽사리 바뀌질 않네요.
지나는 겨울이
어쩌면 제자신의 마지막 흔적을 남겨놓은 것인지도 모르겠어요.
내년에 또다시 겨울이 오겠지만
올해의 겨울은 아니겠지요...
제 흔적을 남겨놓는 넘은 또 있네요.
학교 가겠다고 일찌감치 밥을 먹고 나선 울 아들넘
하트도 찍어놓고...
표정도 그려놓고...
발바닥도 그려놓고...
(발가락이 네개...바보...)
게다가 '메롱'꺼정...
......
이젠 엄마인 저보다도 훌쩍 커버려서
조금씩 어린시절의 모습이 그리워지던 차에
이렇게 가끔 남겨놓고 가는 흔적이
저를 미소짓게 하네요.
세상의 모든 존재는 이렇게 제 흔적을 남기지요.
생명이 있는 것이든, 없는 것이든...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도
남아있는 존재들에 의해 기억될 때
아름답고 선한 흔적들만 남겼으면 좋겠습니다.
잠시 스치고 지나는 인연이라 할지라도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는 존재이고 싶습니다.
늘...
내 옆에 있을 땐 정작 그 소중함을 모르다가
떠나고 난 뒤에야 비로소 존재의 소중함을 깨닫는 어리석음도
되풀이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매순간
최선을 다해 산다고 하면서도
나도모르는 사이에 흘려버린 인연, 흔적, 기억들...
도대체 얼마만큼 살아야
내가 살아온 흔적들을...
인연들을...
그리고 기억들을...
담담하게 바라볼 수 있을까요...
마지막 지나는 겨울바람이 무척이나 시리게 느껴지는 시간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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