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산이나 오르려 했더니...
아이들이 제발 온천에 좀 가자고 졸라대네요.
삼생아짐 ; 어린것들이 무슨 온천타령을...
울최후의 보루 ; 다른 집 애들은 목욕가자 그럼 질색을 하는데
우리집 녀석들은 참, 별일일세...
고개 두 개 넘으면 양양 주문진.
꼬불꼬불 고개를 넘는데...
민재녀석, 멀미가 나서 헤롱헤롱...
영재랑 저도 얼굴이 노래져서 별 보고 헤매는데...
수향이녀석과 울 최후의 보루만 쌩쌩~~ 룰루랄라...
재작년 여름에 배타고 바다낚시 갔을적에도
울 최후의 보루랑 수향넘만 쌩쌩하게 고기잡고
영재랑 저랑 민재는 멀미땜에 죽다살아났는데...
아무래도 아들녀석들이 절 닮았나봐요.
그 와중에도 영재녀석 ; 엄마, 네이트에 뉴스 떴어.
울 최후의 보루 ; 너네 네이트 접속하지마, 서비스 다 끊었어. 돈 무지 나온단 말야.
펄쩍 뛰네요.
영재넘 ; 돈 드는 거 아녜요. 있잖아요,
방금 구룡령에 곰 한마리가 넘어갔다고 속보 나왔어요.
울 최후의 보루 ; ???
삼생아짐과 민재 ; !!!
수향넘 ;ㅡㅡ;;
이 녀석이 겁도 없이 가만있는 웅녀의 발톱을 건드려서...
매를 벌었죠.
제 누나한테 얻어맞느라 멀미도 저만치 도망가고...
멀미하느라 얼굴 노래진 민재녀석, 앞좌석에 태웠더니 노래를 트네요.
"한동안 뜸했었지~~~ 웬일인가 궁금했었지....어쩌구 저쩌구..."
하는 노래가 나오네요.
기름 넣을때 공짜로 얻은 테잎이라는데 오래된 노래가 나오니
아이들은 무슨 노랜가 싶어 입 꽉 다물고 듣고 있고...
이때다 싶어
울 최후의 보루랑 저랑 열심히 민재귀에 대고 합창했죠.
울최후의 보루&삼생아짐 (동시에); 속절없는 화풀이를 달님에게 해 댔겠지.
속절없는 화풀이를 달님에게 해 댔겠지.
민재녀석, 멍하니 앉아있고
아이들은 세상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음치 엄마, 아빠가 어린 동생 귀에 대고
양쪽에서 동시에 노래를 하니 즐겁다고 웃고...
근데 좀있다
"이차선 다리위에 마지막 사랑을~~~'이란 노래가 나와서
울 최후의 보루랑 저는 워낙 오래된 노래라 몰라서 입 꽉 다무는데...
뜻밖에 영재랑 민재, 수향넘
세 넘이 동시에 커다란 소리로 합창을...
완전히 형세가 뒤바뀌어 버렸어요.
최후의 보루 ; 너네 이런 노래도 알아???
삼생아짐 ; 무지 오래된거 같은데...
영재랑 민재넘 ; 복면 달호에서 차태현이 부른거야, 이차선 다리위에~~~
평소에 녀석들, 엄마 아빠가 노래 모른다고 투덜거렸는데
녀석들 앞에서 오랫만에 폼 좀 잡아보렸더니...
우리가 알던 것보다 더 오래된 노래가 나오는 바람에...
결국 녀석들 놀려대던 울 최후의 보루랑 저랑 입다물고 경청만 했네요.
오랫만에 탁 트인 바다를 보니 멀미도 가라앉고
마음도 조금 시원해지네요.
해돋이를 위해 매달았던 연등들이 그대로 매달려있고...
아마 새해 첫 해돋이를 위해 바닷가를 찾았던 사람들이
매단 등인가봐요.
등 하나하나마다 누군가의 염원이 담겨있을거라는 생각을 하며...
목욕탕으로 고고~~~
일단 목욕하고 나와서 낙산사를 둘러보기로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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