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세상살이가요...

삼생아짐 2008. 12. 12.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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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동안 공부하느라 정신없었겠지만

 

이제 시험도 다 끝나고

 

발표도 나고...

 

어쨌든 방 정리 좀 하라 했지요.

 

대답 넙죽넙죽 잘 하는 울 수향넘 ; 네에!!

 

근데 대답뿐, 실천을 안 해요.

 

그러기를 몇 번...참다 참다 소리를 화악~~

 

삼생아짐 ; 네가 안 하면 내가 다아~~ 버려버린다!!!

 

중요한 거 버려도 후회하지맛!!

 

수향넘 ; (깜짝놀라 눈 동그랗게 뜨고) 엄마, 친엄마 맞아??

 

아무래도 계모같어...

 

 

 

투덜투덜 책 정리 하네요.

 

삼생아짐 ; (어라? 말빨 먹히넹??? 이참에 더 세게 나가볼까나?? )

 

하는 김에 옷정리도 해!!

 

옷장도 비우고...동생들 옷 정리해 넣게.

 

수향넘 ; 헐~~~

 

정말 엄마 내 친엄마 맞는거야??

 

딴 엄마들은 헤어지는 거 아쉬워서 대학간다고 정리하면 마악 눈물 글썽인다는데...

 

삼생아짐 ; 음...

 

(너무했나??)

 

그러고보니...쬐끔 미안해지대요...

 

녀석, 이제 대학가느라 분가하고, 직장 다니고..하다보면

 

집에서 지낼 날도 별로 안 남은 거 같은데...

 

얼릉 정리하라 했으니 서운해 할 밖에요.



녀석, 심란한지 묵묵히 책정리 하더니

 

그동안 공부하느라 쌓아두었던 책들 하나하나 찢어서 정리하면서

 

(안 그러면 책은 안 타거든요...)

 

감회가 새로운가봐요.

 

그러더니...

 

갑자기 절보고 이거 좀 보라네요.

 

 

수학문제 풀다가 이해가 안가서...

 

수향넘, '응?'하고 적어놨다가...

 


ㅡ_ㅡ 이해간다고...표시

 



그러구 나서 다 풀고 신나서 혼자 연습장에...

 

ㅋㅋ라고...

 

녀석, 공부도 지 혼자 하면서 나름대로 놀이처럼...

 

낙천적인 성격 고대로 드러나네요.

 

 

다른 고3 엄마들보다 조금 무심한 고3엄마였던게 좀 미안하기도 한데...

 

그래도 이런 산골에서 공부해서

무난히 원하던 대학이랑 과에 붙었으니 기특하다는 생각도 드네요.

 

 

 

녀석, 대학 어디가면 좋겠냐고...선택을 해야 한대요.

 

다행이도 두 군데 다 국공립에 붙어서 일반 사립이나 전문대 학비의 절반 수준...

 

그래도 어쨌든 목돈이라 장학금 안 되냐고 했더니

 

아직 잘 모른대요.

 

삼생아짐 ; 클났네...장학금 타야 할 텐데...

 

했더니

 

수향넘 ; 엄마, 나 대학가지 말고 취직할까??

 

삼생아짐 : 요즘 세상에 대학 안 가는 사람 어딨어??

 

그래도 캠퍼스의 낭만도 누려보고, 상아탑도 밟아보고

 

남들 하는 거 해 봐야지.

 

했더니...

 

 

 

옆에서 듣고 있던 영재랑 민재넘 동시에 : 있어,엄마.  대학 안 가는 사람.

 

"새벽이 있잖아. 장새벽!!!"

 

수향이 ; 맞아, 새벽이도 대학 안 나왔잖아.

 

녀석들, 세놈이서 동시에 드라마 '너는 내 운명'의 주인공 이름을...

 

참, 드라마의 캐릭터가 얼마나 요즘 애들에게 영향을 미치는지...

 

실감나는 순간이네요.

 

 

하긴, 그래요.

 

굳이 대학나오지 않아도 자신의 적성과 소질에 맞는 일을 할 수 있고

 

평생 살아가는데 지장없건만

 

왜 굳이 대학나와야 한다고 우기는지...

 

 

예전에 울 최후의 보루, 군에서 제대하고 와서 복학 안 한다고

 

벼이삭이 졸업장 보여달라 그래서

 

졸업장 있으면 잘 여물고

 

졸업장 없으면 안 달리냐고 고집부리더니...

 

울 애들도 자기 아버지의 그 피는 못 속이나 봐요.

 

 

어쨌든...점점 농촌도 힘든데 대학 입학한 자녀들 생활비와 학자금 대느라고

 

부모들이 빚을 더 많이 져요.

 

국공립은 덜한데 사립대나 전문대 간 녀석들은

 

농촌 일년 생활비의 몇 배를 등록금으로 내야하니...

 

한숨나올 밖에요.

 

취직이라도 잘 되면 그나마 다행인데...

 

 

고3학부모 벗어나기가 무섭게

 

또다른 걱정거리가 생기는 거 보면...

 

정말 사람사는 삶이란 늘 고민과 걱정의 연속이란 말이 맞나봐요.

 

우리들 사람들의 세상살이란...다 그렇다지만

 

조금 씁쓸하네요...

 

 

  http://samsaeng.invil.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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