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굿모닝 신한증권 가족 여러분께

삼생아짐 2008. 12. 1.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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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굿모닝 신한증권 건물이다!!!”

어린아이처럼 형님들이 소리를 지릅니다.

차도 많고, 우뚝 선 넓은 건물도 많지만 다른 건물들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습니다.

여의도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물이 굿모닝신한증권 건물입니다. 넓디넓은 서울 한가운데, 그래도 우리랑 인연을 맺은 건물이 있다는게 얼마나 큰 반가움인지요.

모처럼만의 나들이에 형님들이랑 아우들은 잔뜩 들떠 있습니다. 그동안 긴 장화에, 작업복차림에, 농사일 도중 연실 흐르는 땀을 닦기 위해 긴 수건을 목에 두른 형님들의 모습에서 입술에 립스틱도 바르고, 구두도 신고, 새 옷도 입고...나름대로 멋을 낸 모습들이 이제 마악 초등학교에 입학하여 첫소풍을 나가는 어린아이들마냥 천진해 보입니다.

“형님, 되게 이쁘네??”

부녀회장님 옆에서 여보, 당신 해가며 마냥 들떠서 조잘거리는 성호네 형님의 모습이 참 귀엽습니다.

“모르지?? 성호엄마 처음 시집왔을때 얼마나 이뻤는지?? 내가 같이 다니면 사람들이 공주랑 하녀라 그랬다니깐”

까르르 웃는 형님들의 모습을 보며, 조금 마음이 착잡합니다.

초가을, 직거래장터와 부녀회 초청행사 일정을 논의하면서 사실 마음 한구석으로는 부담도 있었습니다. 아무리 세상 밖의 일에 눈감고, 귀막은 촌부라 하더라도 지금 경제가 어렵다는 것은 농촌에서 몸으로 체감하고 있으니까요.

정성을 다해 만들어놓은 농산물도 사는 사람이 없으면 아무 소용없는 법, 올가을엔 해마다 애써 지은 농산물을 한몫에 망가뜨리는 태풍 한 번 지나간 적 없고, 곡식을 여물게 하는 가을볕도 내내 좋아 곡식도 야채도 풍년이었지만, 오히려 농부들의 마음은 흉년이었습니다.

너무 많은 농산물들이 거래조차 되지 않는 실정이었으니까요. 밭에서 고스란히 폐기되거나, 동물들의 조사료로나 쓰일 정도로 가격이 형편없고, 농민들에겐 목돈이라도 쥘 기회를 가졌던 소값마저도 떨어지고, 그런데도 시중의 농산물 가격이나 축산물 가격은 그대로이고, 그런 모순들을 접할 때마다 농민들의 소외감이나 안타까움은 더할 밖에요...


이제 몇 번 와 봤다고 조금 익숙한 신한증권사 건물에 도착하니 현승희 부사장님이 나오셔서 맞아주십니다. 앨리베이터를 직접 눌러서 회의실까지 안내해 주시고, 이동걸 사장님께서도 예의 그 큰 걸음으로 성큼성큼 다가와 반갑게 맞아주십니다. 사랑의 김장담그기 행사에서 상군두리 마을에서 보낸 배추로 김치도 담으셨다며 올해 농사는 어떤지 작황도 물어봐주시고, 상군두리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전국 방방곡곡에 알려 상군두리 마을이 하루빨리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 사는 마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시겠다며 자매마을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과 관심을 보여주셨습니다.


이동걸 사장님을 뵐 때마다 얼음과 불을 동시에 느낍니다. 냉철하고 반듯한 기업가의 이미지와 사회의 약자들에겐 한없이 따스한 봄 햇살 같은 사랑말입니다. 이렇듯 힘든 시기에 자매마을 가족들을 챙겨주신다는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잘 알기에 사장님의 농촌 사랑에 더욱 감사할 따름입니다. 사장님과 부사장님, 그리고 여러 신한증권 가족분들의 따스한 배웅을 뒤로하고 발맛사지 샵으로 향했습니다.


난생처음 발맛사지라는 걸 받아본 울 부녀회 형님들, 늘 논과 밭에서 고단하기만 했던 거친 발들이 다른 사람의 손으로 정성스럽게 만져지는 걸 보면서, 수줍음과 황송함으로 볼이 발그레해집니다. 또 손녀 넷에 뒤늦게 쌍둥이 손자를 보아 늘 업고 지내시느라 힘드셨던 태형할머님은 스포츠 맛사지를 받고 뭉쳤던 근육이 다 풀렸다며 눈물마저 글썽이십니다. 고맙다는 말을 세 번도 넘게 하십니다. 다른 사람이 자신의 몸을 만진다는 것 자체에 기겁을 하시던 분들이 맛사지를 다 받고 나와서는 너무너무 즐거워하십니다.


극단 미추에서 공연하는 마당놀이 관람, 드라마를 보면서 아직도 가끔 손가락질하곤 하던 형님들, 심청이가 팔려가는 장면에 눈물을 흘리고, 심봉사가 눈을 뜨는 장면에선 어린아이처럼 박수치고 기뻐합니다. 발맛사지도, 마당놀이 관람도 우리 형님, 아우들에겐 모두 다 처음 경험해 보는 다른 세상의 이야기입니다. 그 두 가지를 모두 굿모닝 신한증권사에서 경험하게 해 주신 것입니다.


맛난 점심과 저녁을 마치고, 김호중 대리님과 최석원 대리님이 마련해 준 간식을 한보따리 싣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열한시 너머 도착한 길이지만 다들 마음이 들떠 이영주 반장님 혼자 돌아가시려면 외로우시겠다고 동무해서 다시 올라가시겠다고 너스레를 떠십니다.


앞으로의 우리 농촌을 이끌어갈 어린이들이 먼저 도시체험을 하면서 자매결연사인 굿모닝신한증권사가 어떤 곳인지를 알고, 또 오늘날의 우리 농촌이 있게 한 노인회의 봄꽃 나들이, 그리고 일 년 내내 열심히 일하면서도 자유롭게 외출할 기회조차 별로 없는 우리 부녀회 형님들의 가을외출까지 이 모든 것이 이동걸 사장님과 부사장님들, 그리고 굿모닝 신한증권 가족들의 사랑과 배려가 아니면 이룰 수 없는 것들이었습니다.


이렇게 변함없이 큰 힘이 되어주시는 이동걸 사장님과 굿모닝 신한증권사를 자매결연사로 맞이한 우리 상군두리 마을은 정말정말 큰 복을 받은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차 안에 올라오셔서까지 배웅해주신 사장님의 깊은 마음을 잊지 말자고, 그 사랑에 우리가 보답하는 길은 훌륭한 농산물을 생산하고 그 분들이 마을에 오셨을 때 정말 가족처럼 맞이하고 대하는 것 뿐이라고, 나중에 돌아오는 차 안에서 이장이 신신당부하네요. 


추수 끝난 가을 들녘은 그 어느 때보다 황량하기 그지없습니다. 농민들의 마음도 한없이 황량해지는 이때, 자매결연사에서 우리 마을을 위해 베풀어주신 농산물 직거래행사와 초청행사 등으로 상군두리 주민들에겐 이 가을이 조금은 덜 쓸쓸하게 느껴지는 듯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굿모닝 신한 가족 여러분.


물질적으로는 굿모닝 신한증권사에서 베풀어주신 것의 백분의 일도 갚지 못하지만, 여지껏 농촌을 지켜온 사랑으로, 여러분 신한가족분들이 내려오실 때면 언제든 두 팔 벌려 맞이할 수 있는 외갓집같은 푸근한 고향의 정으로 영원히 남겠다는 약속만은 꼭 드리겠습니다.


사랑합니다, 굿모닝 신한 가족 여러분.


자매마을 상군두리 이장 안사람 올림

 

 

    http://samsaeng.invil.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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