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성장일기)

양보다 질

삼생아짐 2008. 11. 3. 11:31
728x90

 하루종일 뒹굴뒹굴......

 

 

이리 구르고...

 

 

저리 구르고...

 

 

학교 안 가는 날이면

 

방구들 지고 사는 이녀석...

 

 

하도 움직이는 걸 싫어해서

 

제 누나가 '개미핥기' 내지는 '말하는 도야지'라고 별명을 붙여놨는데...

 

겁도 없이 제누나한테 이담에 시집가면 누나 아들이름은

 

'왕검'이라 그랬다가...

 

왕검= 단군왕검

 

고로 단군엄마는 웅녀=수향별명

 

 

결국은 누나한테 한차례 깔리고

 

몇 군데 졸리고, 꺾이고 나서

 

빨래 바구니 들고 마당으로 쫓겨났죠.

 

(울 딸은 별명답게 힘도 장사예요...)

 

 

녀석, 혼자만 빨래 널려니 억울한지

 

민재 꼬셔서 텔미 춤 가르쳐 준다고

 

빨래 널면서 텔미 추더니...

 

 

좀있다 요즘 유행하는 춤들은 몽조리 재현...

 

 

두 넘이 빨래널다 말고

 

신이 났네요.

 

 

이렇게 노는 거 보면...참 순진하기 짝이 없는 넘 같은데...

 

근데 가끔 제 뒤통수 때려요.

 

전자사전 있어야 영어공부 하겠다고 하두 성화를 부려서 사 줬더니...

 

영어공부는 커녕

 

음악에 영화에 인터넷소설에...게다가 이상한 사진에 동영상꺼정...



 이녀석 전자사전 열어본 수향넘이 기겁을 하고서

 

저한테 이르더라구요.

 

이제 한창 사춘기 접어서서 이성에 대한 호기심을 가질 때라

 

그럴만도 한데...

 

수향녀석, 막상 제 동생이 이러니 징그러운 생각이 들었는지...

 

전자사전 압수하라고...

 

그리고 자기 달래요.

 

 

 

저녁에 녀석이 전자사전 켜고서 예의 그 자세로 엎드려서 뒹굴뒹굴

 

톡톡 뒤적거리길래

 

삼생아짐 ; 영어공부 할 만하냐??

 

녀석, 화들짝 놀라더니 사전을 닫으며

 

영재녀석 : 응...근데 사전에 안 나오는 게 있어.

 

삼생아짐 ; 뭔데??

 

영재넘 ; 빈도부사의 차이!!

 

삼생아짐 ; 그래?? 그건 내가 가르쳐줄께.

 

always 항상......한다(!)

 

usually 보통......한다(!)

 

often 종종......한다(!)

 

sometimes 때때로...... 한다(!)

 

several 이따금씩...... 한다(!)

 

seldom 거의 안(?) 한다!!

 

never 결코 안(!!!) 한다!!!!!!!!

 

 

녀석, 이해가 간다는 듯 고개를 끄덕끄덕.

 

근데 좀있다 제 억양에서 뭔가 이상한 생각이 들었는지...

영재녀석 ; 엄마, 근데, 뭘해??

 

삼생아짐 ; 니가 요즘 가장 좋아하는 거 생각해봐.

 

했더니, 녀석 얼굴 시뻘개지더니 씨익 웃어요.

 

 

옆에서 지켜보던 수향넘, 영재 뒤통수 때리며

 

변태같은 넘, 어쩌구 저쩌구 난리치구요...

 

또 한바탕 당하길래 제가 한마디 더 거들었죠.

 

 

삼생아짐 ; 웅녀야, 왜 애꿏은 애 패구 그러냐.

 

영어공부하는 횟수잖냐, 요즘 거의 안한다.셀덤!!

 

아냐, 매일 전자사전 들여다보구 사니깐 매일하나??

 

always넹...맞지??

 

근데 너희들, 그건 아냐??

 

 '양'보다 '질'이 더 중요한거??

 

 

녀석들, 왜 제 말에 두넘다 더 뒤집어지는지 모르겠네요.

 

 

 전 영어책 열시간 붙들고 있는 거보다

 

한시간을 하더라도 집중해서 하라는 말이었는데... 참내...

 

 

 

그나저나, 매번 하는 말이지만...자식 기르는 거...

 

정말 쉽지 않아요, 그죠??

 

특히 사춘기에 접어선 자식들은요......

 

 

 

 

 http://samsaeng.invil.org/   

 

'우리 아이들(성장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예약석  (0) 2008.11.21
고자질은 절대 아녜요^^;;  (0) 2008.11.18
아이의 학교에 가다...  (0) 2008.11.02
산골아이들은 뭘하지?? (1)  (0) 2008.10.23
분홍머리띠  (0) 2008.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