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종일 뒹굴뒹굴......
이리 구르고...
저리 구르고...
학교 안 가는 날이면
방구들 지고 사는 이녀석...
하도 움직이는 걸 싫어해서
제 누나가 '개미핥기' 내지는 '말하는 도야지'라고 별명을 붙여놨는데...
겁도 없이 제누나한테 이담에 시집가면 누나 아들이름은
'왕검'이라 그랬다가...
왕검= 단군왕검
고로 단군엄마는 웅녀=수향별명
결국은 누나한테 한차례 깔리고
몇 군데 졸리고, 꺾이고 나서
빨래 바구니 들고 마당으로 쫓겨났죠.
(울 딸은 별명답게 힘도 장사예요...)
녀석, 혼자만 빨래 널려니 억울한지
민재 꼬셔서 텔미 춤 가르쳐 준다고
빨래 널면서 텔미 추더니...
좀있다 요즘 유행하는 춤들은 몽조리 재현...
두 넘이 빨래널다 말고
신이 났네요.
이렇게 노는 거 보면...참 순진하기 짝이 없는 넘 같은데...
근데 가끔 제 뒤통수 때려요.
전자사전 있어야 영어공부 하겠다고 하두 성화를 부려서 사 줬더니...
영어공부는 커녕
음악에 영화에 인터넷소설에...게다가 이상한 사진에 동영상꺼정...
이녀석 전자사전 열어본 수향넘이 기겁을 하고서
저한테 이르더라구요.
이제 한창 사춘기 접어서서 이성에 대한 호기심을 가질 때라
그럴만도 한데...
수향녀석, 막상 제 동생이 이러니 징그러운 생각이 들었는지...
전자사전 압수하라고...
그리고 자기 달래요.
저녁에 녀석이 전자사전 켜고서 예의 그 자세로 엎드려서 뒹굴뒹굴
톡톡 뒤적거리길래
삼생아짐 ; 영어공부 할 만하냐??
녀석, 화들짝 놀라더니 사전을 닫으며
영재녀석 : 응...근데 사전에 안 나오는 게 있어.
삼생아짐 ; 뭔데??
영재넘 ; 빈도부사의 차이!!
삼생아짐 ; 그래?? 그건 내가 가르쳐줄께.
always 항상......한다(!)
usually 보통......한다(!)
often 종종......한다(!)
sometimes 때때로...... 한다(!)
several 이따금씩...... 한다(!)
seldom 거의 안(?) 한다!!
never 결코 안(!!!) 한다!!!!!!!!
녀석, 이해가 간다는 듯 고개를 끄덕끄덕.
근데 좀있다 제 억양에서 뭔가 이상한 생각이 들었는지... 영재녀석 ; 엄마, 근데, 뭘해??
삼생아짐 ; 니가 요즘 가장 좋아하는 거 생각해봐.
했더니, 녀석 얼굴 시뻘개지더니 씨익 웃어요.
옆에서 지켜보던 수향넘, 영재 뒤통수 때리며
변태같은 넘, 어쩌구 저쩌구 난리치구요...
또 한바탕 당하길래 제가 한마디 더 거들었죠.
삼생아짐 ; 웅녀야, 왜 애꿏은 애 패구 그러냐.
영어공부하는 횟수잖냐, 요즘 거의 안한다.셀덤!!
아냐, 매일 전자사전 들여다보구 사니깐 매일하나??
always넹...맞지??
근데 너희들, 그건 아냐??
'양'보다 '질'이 더 중요한거??
녀석들, 왜 제 말에 두넘다 더 뒤집어지는지 모르겠네요.
전 영어책 열시간 붙들고 있는 거보다
한시간을 하더라도 집중해서 하라는 말이었는데... 참내...
그나저나, 매번 하는 말이지만...자식 기르는 거...
정말 쉽지 않아요, 그죠??
특히 사춘기에 접어선 자식들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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