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곡산농원 다래맛을 보고...
(사장님이 주시는데 시퍼런게 별로 맛없게 생겨서
제가 울 아들더러 먼저 먹어보라고...)
엄마 사랑하는 마음에 어쩔수 없이
입으로 가져갔던 이녀석..
한 입 깨물자 마자 한번에 뾰옹~~~
그 맛에 홀딱 반해버렸던 이녀석...
그 담부턴 고개가 땅바닥으로 내려오질 않더라구요.
맛있냐고 물어도 한마디 대답도 않고...
오로지 눈길은 다래나무 덩굴로...
잘익은 다래 찾느라구요...
물렁물렁한 다래 찾느라 목이 빠질 뻔...
그 다래맛을 못 잊던 참에...
체험과 촬영을 겸해 곡산농원을 다시 찾았지요.
아빠따라 먼저 농원에서 어슬렁거리던 녀석...
벌써 머루를 한송이 따서 실컷 먹어 입안이 보랏빛으로 채색된 채
맛있다고 저보고도 먹어보라고
혓바닥을 낼름거리는데...
금방 체험객손님 맞이 하는데...
제 입도 이렇게 될 게 뻔...
기냥 꾸욱 참고 더 맛난 다래덩굴 아래로 달려갔지요.
아직 다래는 일러요.
서리가 내려야 더 맛있다네요.
그래도 골라골라 한 개 따서...
이녀석 주었더니 역시나...
민재넘 ; 음~~ 작년에 먹던 그 맛이야!!!
하더니...
보세요.
눈길이 어디로 가 있나...
역시나 입은 열심히 먹으면서도
오로지 잘 익은 다래 찾고 있죠??
이틀전부터 촬영와 계시던 K-TV 강동현 AD님도 이 맛에 홀딱 반하고...
어떻게 이런 맛이 있을 수 있냐며
외국산 키위, 골드키위 등은 댈것도 아니라면서
얼른 다래밭으로 달려가 잘익은 다래 하나 챙겨서...
무뚝뚝하고 잘 웃지도 않던
강수석 PD님께 얼릉 맛보라고 건네드리네요.
와~~
며칠동안 함께 촬영다니면서
강수석 PD님 이렇게 활짝 웃는 거... 떠날 때 말곤 거 첨봤어요.
우리마을에서
무언가 농촌마을의 희망을 찾으셨는지...
그건 저도 잘 모르겠어요.
이곳에 묻혀사는 저 또한
어떤 확실한 비젼이나 전망은 없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살아남기 위해 매일매일 바둥거리는데...
감히 발전적이고 희망적인 농촌마을의 본보기가 될 수 있을런지 확신같은 거 없어요.
다만 혼자 잘 살려고 애쓰기보담은
함께 잘 살아나가야 우리 농촌이 일어설 수 있다는
그 확신 하나만은 분명 가지고 있어요.
일분일초가 급한 가을걷이에
개개인모두에게 확실한 이익을 당장 보장하지 못하면서도
교육을 준비하고
함께 사업을 꾸려가자고 각 마을 주민들을 다독이는
이장님들과 운영위원분들을 도와
뒷바라지하면서......
그 와중에 무조건 반대하고 보는 몇 몇 주민분들...
그분들의 그런 싸늘한 눈초리조차
어쩌면 아무 관심없는 분들보다 나은거라고 위로하면서...
그렇게 마을일을 함께...꾸려갑니다.
극과 극은 상통한다는 이장의 격려를 들으면서
이제 겨우 마을일을 맡아 정리한 지 일년 반 남짓...
삼생마을이 생기기 전부터
오늘날까지 삼생마을을 꾸려오신 울 최후의 보루를 비롯한 많은 운영위원분들이
새삼 존경스러워지는 요즘입니다.
크고 화려하고 요란한 선전속에
시중에 잘 팔려나가는 서양키위보다
조금도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러나 누구나 알고 있는 우리 전통 고유의 다래...
서리를 이겨낸 다래는 제몸이 부드러워지면서 그 맛이 더욱 달콤합니다.
바로 그 다래맛처럼
묵묵히 고향 산천에 자리잡아 무서리를 이겨내는
그런 농촌마을로 남고 싶습니다.
아니...
우리 삼생마을이
그런 강하고 살맛나는 참마을,
우리 아이들의 영원한 고향마을로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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