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전날...
김치하랴, 집 정리하랴, 울 민재 간식 만들어 놓고 나가랴...무지 바쁜데...
울 최후의 보루가 마악 부르더라구요.
분명 커피 심부름 아님 물심부름일텐데...
나두 바쁜데...씨이...
마악 신경질 낼까, 말까...하면서
안 가구 개겼더니...
안 오면 후회한대요.
정말 정말 후회한대요.
그래서 아예 쟁반에 물 한컵, 커피 한 잔, 그리고 물병 통째로 받쳐 들고나가니깐...
최후의 보루 ; 여기 좀 봐봐.
삼생아짐; ??????
최후의 보루 ; 네 발 밑을 보라구.
세상에나...
아주 작고 작은 잣나무가 창고앞 시멘트 사이에서 싹을 틔웠어요.
아마 작년에 잣 몇 송이 따다가 창고 앞에서 깠는데...
거기에서 떨어진 잣알 하나에서 이렇게 싹을 틔웠나봐요.
참...
생명이란 신기하기도 하죠.
어쩌면 이렇게 기특하고...
그리고 불쌍할까요...
아마 일부러 잣알을 심어서 싹을 틔우려 해도 힘든 일일 터인데...
제 스스로 겨울 나서
이렇게 세상 밖으로 나왔으니...
사실 돌아보면...그리고 가만히 지켜보면...
우리 눈 아래...
땅속에서...그리고 땅 가까운 곳에...
가장 낮은 곳에 살아가는 무수히 많은 생명들이 있어요.
작은 고들빼기꽃의 꿀을 챙기려는 나비 한 마리...
열심히 먹이를 나르는 개미들...
제 몸짓에 몇 배나 되는 먹이를 나르는 대단한 넘도 있지요.
고들빼기의 꽃, 참 이쁘죠??
(사진솜씨도 좀 늘지 않았나요?? )
돗나물에 붙어사는 달팽이 두 넘...
어떤 개구쟁이의 손에 걸려
망가져버렸는지...
껍질이 깨어져버린 달팽이 한 마리...
잡초처럼 생겼는데...그래도 여리디여린 하얀 꽃을 피운...
이름모르는 꽃...
늘 앞만 보고 살다가...
가끔은 하늘도 보고...
그리고 이제는 비로소 내 발아래를 돌아볼 마음이 생겼네요.
여유라고는 볼 수 없지만...
수많은 시간들 중 단 하루, 단 한번만이라도...
내 발아래 사는 또다른 생명들의 또다른 세계를 지켜보는 것...
그리하여...
무수히 많은 지구의 생명체들 중...
저마다 살아야 할 가치를 지니고 살아가는 그런 생명체들을 보면서..
단 하루도 헛되이 보내지 않으려 다짐하곤 해요.
무지하게 덥고 힘든...요즘...
무더운 하우스 아래에서, 따가운 논에서,
확확 달아오르는 지열 숨막히는 밭에서
오늘도 땅을 일구는 삼생마을 여러분...
더위에 지치지 않도록 가끔 그늘도 찾아 쉬고...너무 찬물만 들이키지 말고...
힘내세요,
무더운 여름이 지나면 또 열매맺는 서늘한 가을도 다가오잖아요.
수확의 기쁨을 위하여...
아자아자,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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