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모르겠어요...
딸아이를 키울 땐 몰랐는데...
사춘기에 접어선 아들은 왜 이리 엄마를 힘들게 하는지...
어떨 땐 이뻤다가...
어떨 땐 넘 넘 밉게 굴어요...
천사와 악마사이를 오락가락하게 만드는 녀석...
어찌됐든 녀석과 코드를 맞추려고 많이 노력하는 편이었죠.
막내가 준비 마칠 때꺼정 기다리다가...
(기름값 비싸서 한번에 움직인다고...)
시키지도 않았는데...밭에서 아직 안 나온 아빠대신 소에게 물도 주고...
무슨일인가 호기심으로 다가오는 소한테...
잠시 눈싸움 하더니...씨익~~
아니나다를까, 물을 '얍~~'하고 끼얹어서
졸지에 물벼락 맞은 소란 넘...
고개를 파악 돌려요.
이렇게 장난도 잘 치고...
제가 시금치 다듬으면 옆에서 도와주고...
마늘도 함께 까주고...
늦게야 집에 돌아와서...저녁 먹기 귀찮아 기냥 컴 앞에 앉았더니...
밥을 비벼서 들고 들어왔어요.
주먹밥을 만들어서 굳이굳이 먹으라고...
입에다 강제로 밀어넣어서...
할 수 없이 먹었지요.
이렇게 엄마 밥을 챙겨주기도 해요.
그러더니 저더러 잠시만 자기랑 놀아달래네요.
요즘 유행인 힙합을 함께 하자네요.
엄마가 텔레비젼을 안 보고, 자기랑 놀아주지도 않으니 시대감각이 뒤떨어진다나요...
아빠는 자기네의 유머를 이해해서 잘 통한다면서 은근히 경쟁도 시키고...
......
절더러 '유 세이 병' 하래요.
그럼 자기가 '아이 세이 신'한대요.
그래서 할 수 없이 녀석이 하자는대로 박자맞춰 했더니...
" 아이세이 병, 유세이 신, 병,신,병, 신..."
가만 들어보니 이게 뭐예요.
"병.......신"
이란 말 이잖아요.
이걸 힙합으로...
기가 막혀서 깔깔거리고 웃었더니...
옆에서 가만 보고 듣고 있던 민재란 넘...
"어휴, 유기농 또라이들..."
삼생아짐 ; 뭐??
민재 ; 그렇지뭐야, 병신이뭐야, 병신이.
순수 친환경 유기농 개또라이들이야.
삼생아짐 ;
큰아들녀석 비위 맞춰주다가 졸지에 막내아들한테
유기농 개또라이 됐어요...
삼생아짐 ; 야,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엄마한테...
영재넘 ; 엄마, 신경쓰지 말아요, 쟤 샘나서 그래요.
이번에는 이거 한 번 해 봐요.
아이 세이 바...
유 세이 보...
바보바보바보....
삼생아짐 ; 너 혼자 해!!!
좋은 엄마 되기도 정말 힘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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