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식전...족구 시합이 벌어졌는데요...
운동하면 한가닥하는 특공대 출신의 울 마을 김태철위원장님
열심히 하시는데...
이상하게 서브만 넣다하면 네트를 못 넘겨...
그것도 연속으로 세 번이나...
누군가 그러대요.
"어이, 복분자와인 남겨놔.아무래도 지난 밤에 넘 무리했나봐."
응원하던 옥선주 이치규 사장님네 형님 마악 깔깔거리고 웃고요...
(이번에도 복분자와인 한 박스 가져오셨어요.
작년엔 자그마치 세 박스를 가져와서 각 면마다 나눠마셨거든요.)
그 누군가가 누구라고는 차마 말씀 못 드리겠어요.
이치규 사장님, 양복바지에 구두신고 들어가 맹활약
상대팀 선수들 ; 거기 복장 불량 퇴장시켜!!!
근데 상대팀에도 똑같은 복장불량이 한 분 계시네...
우리팀응원단 ; 기냥 비겨요~~~
(울 팀 선수가 훨씬 잘하걸랑요.)
보세요, 이 자세 얼마나 훌륭한지.
그리고 면사무소...XXX님. 실수할 때마다 시말서 쓰라 그런거...
용서해 주세요.
농담인거 다 아시죠??
여성회원들의 카랑카랑한 응원과, 복장불량 아저씨와, 복분자와인의 뒷배경덕에...
결국 우리 팀이 이겼죠.
제일 먼저 입장하는 서석면 선수단들.
다들 오이따고 하작물 출하한다고...개막식 시간을 열한시에...
뜨거운 땡볕아래 헉헉 대면서도 아무도 자리를 안 떠나네요.
모두 다 자리에 앉아있어도
오로지 우리서석면 김주영회장님은 혼자 꿋꿋이 서서...부동자세로...
삼생아짐 ; 참 대단한 분이세요. 끝꺼정 서 계시네.
그랬더니 다른 분들...
이희덕 조합장님 ; 아마 뒤를 안 돌아봐서 그런지 몰라.
이치규 사장님 ; 저러다 나중에 뒤 돌아보고 혼자 서 있는 거 알면...헉!! 할걸??
알고보니 농사꾼의 의지력으로 끝까지 서서 버티겠다고 하셨다네요.
우수 농업인상 시상하셨어요.
전 생곡 1리 이학윤 이장님도 수상.
경품으로 정수기 내놓으셨는데...
제가 아무래도 밑지는 장사 아니냐 그랬더니 씨익 웃으시네요.
연제영 회원의 안사람 아야꼬도 외국인 주부 공로상 받고요...
(울 농업경영인 단체 총무 맡아서 알뜰살뜰 살림도 야무지게 잘 꾸렸죠.)
게다가 노래자랑에서 은상꺼정 받았지요.
화촌면의 천성원씨.
울 최후의 보루 농민회 후배인데...
만날 때마다 최후의 보루랑 입씨름하는 거 보믄 단 한 번도 안져요.
천성원씨 ; 형, 왜 요즘 우리 집 앞으로 안 지나가??
(구성포길인데...지날 때마다 느타리도 주고, 가지도 주고...)
최후의 보루 ; 너 꼴 보기 싫어서 홍천으로 돌아다닌다.
넌 왜 내면 다니면서 우리 집에 안 들리냐?
천성원씨 ; 형 보기 싫어서 인제로 돌아다녀.
삼생아짐 ; 헐~~
오랫만에 만난 인사를 이렇게 하네요.
참 대단한 선후배예요.
그래도 화촌면에서 눈 흘기건 말건 꿋꿋하게 개회식때 울 면줄에 나란히 앉아서
둘이 토닥토닥 농담 따먹기 하는 거 보니...
어쨌든...
같은 길을 걷는다는 동지애로 맺어진 형제의 우애...
그리고 힘들고 어려운 길을 함께 토닥이며 살아온 세월의 정이
보기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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