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펜션 관리를 맡으신 우리의 빨간모자 운영위원님
이용운님을 모시고 내려오는 길...
아직 한참 더 있어야 일이 끝난다는데...저더러 같이 내려가자고 하시네요.
삼생아짐 ; 솔직히 말해봐요. 일하기 싫어서 도망가는거죠??
이용운님 ; (씨익 웃으세요.)
아니... 학생들 자는 펜션 추우면 안 되잖아요.
가서 보일러 점검하고... 이불도 되나 보고...
실은...어제 하루종일 청소했어요.
가위, 바위, 보에서 져서 어쩔수 없이 내 차에 탄 여학생 한 명과
남학생 한 명도 함께 태우고 내려오는데...
날씨가 넘 넘 추워져서...
내 차에 안 타고 걸어내려오는 학생들 걱정도 좀 되고...
(좀 살살 몰걸 그랬나???)
뒤꼭지가 땡기는데...
근데 이용운님이 검산리 부녀회장인 김영자님 댁에 잠시 들르셔야 한다네요.
어쩜 이렇게 이쁜 꽃들이 많은지...
정말 정성이 많이 들어가고...잘 가꾸어진 집이예요.
보세요, 얼마나 이쁜지...
요 소나무는 몇 백만원이 넘는다고...
나무 한 그루에...
경태 아버님이 일일이 설명을 해 주세요.
예전에 일본 갔을 때 일본 관공서나 집집마다 문 앞에 심어져있던
소나무 생각나네요.
'문카부나스' 즉 문을 덮는 나무...
그 나무는 행운을 가져다 준다네요.
그런식으로 이렇게 왼편으로 뻗어서 문을 가릴 수 있는...
그런 행운목의 일종인가요.
문득 그런 생각 떠오르대요??
소나무 한쪽 가지를 계속 잘라내고...
옆으로 휘게 해서 만들면 되지않나??
넘 잔인한가요??
복숭아 나무 같기도 하고...
얘는 알지요, 더덕!!
삼생아짐 ; 조거 파면 한 잔 술안주거린 넉넉하게 나올텐데...
(저도모르게 입 밖으로...)
경태아버님; 술 안주거리 충분하지요. 손가락 굵기 될걸요??
에궁...들으셨나봐요.
요 소나무도 가격이 만만찮을거라고...
에휴...언제부터 모든 것을 값으로 매기는 버릇이 생겨버렸는지...
얼릉 고쳐야지 안그럼 버릇되겠어요...
농촌살림이 힘들긴 힘드나보네요...
기냥 타악 터놓고 말하면 먹고 살기가 많이 팍팍해졌다...즉 힘들어졌다는 말이겠지요.
아님 위기의식이 넘 강하게 들었거나...
이렇게 집을 아름답게 가꾸어놓고 아저씨가 돌아가셔서...
마음이 아프다고 경태 아버님이랑 이용운님이랑 말씀하시는데...
저도 모르게 가슴이 짜안...
그래도 우리 회장님 늘 꿋꿋하게, 힘차게, 바지런하게 동네일
맡아서 열심히 하시고...
정보화마을 일도 열심히 도와주시고...
지난 번에 컴교육도 열심히 다니시고...
참 존경스러워요.
저더러 소주 한 잔 하고 가라고...
그러고싶은 맘은 굴뚝같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경치에 묻혀 한 잔 술 마시면...신선이 따로 없겠다 싶기도 하고...
술 한잔 마시고
꽃 한 번 쳐다보고...
술 한 잔 마시고...
향기 한 번 마시고...
무릉도원이 따로 없겠죠??
집구경, 꽃구경 실컷하고...사진도 실컷 찍고...
......
아차!!!
생각해보니 학생들이 차에서 기다리는뎅...
에궁...도대체 내 건망증은 날이 갈수록 심해져요...
이를 어쩌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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