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말 그른거 하나도 없지요...
소도 그렇고, 개도 그렇고...
이상하게 날 저물때 되면 한바탕씩 날뛰더라구요.
울 최후의 보루... 하루중에 남아있는 기운을 몽땅 빼버려야 잠이 잘온대나, 어쩐대나...
이 두 녀석도 똑같더라구요.
자기전에 꼭 한바탕 전쟁을 치루어야만 잠이 드는 녀석들...
레슬링을 하거나, 권투를 하거나, 축구를 하거나, 칼싸움을 하거나...
그도 아님 한바탕 치고 받고 전쟁을 치르거나...
오늘도 형한테 개기다가...
창문 열어놓은 거 안 닫는다고 형한테 욕 실컷 얻어먹고...
민재 ; 엄마, 옛날에 옛날에 아주아주 말 잘듣고 공부도 일등만 하는 막내아들과
말썽만 부리고 엄마 속만 썩이면서 맨날맨날 착한 동생을 때리는 형이 살았대요...
하다가
......
기어이 한 대 얻어맞았죠.
잠시 우는지 어쩐지...엎드려 있던 녀석
민재 ; 어머나, 이를 어째??
당황한 표정으로 무언가 달랑 내미네요.
삼생아짐 ; 그게 뭐야??
영재 ; 엄마, 민순이 귀잖아. 얘가 물어뜯었나봐.
민재 ; (울먹울먹) 어떻게 해...
어쩌긴 뭘 어째요, 꿰매어줘야죠...
산더미같은 표고 버섯 다듬다가...(표고버섯 가루 만들려고 손질하는 중이었어요...)
녀석의 울먹울먹하는 표정을 보니
도저히 모른척 할 수가 없더라구요.
민순이 베개는 민재에겐 동생같은 존재인데...
그래서 반짇고리를 찾아 꿰매기 시작했죠.
민재 ; 엄마, 민순이 아플까??
영재 ; 니가 물어뜯었으니 아프겠지.
삼생아짐 ; 수술 잘 했으니 괜찮을거야. 이 침좀봐, 얼마나 물고 있었음
이 귀가 다 젖었네...쯧쯧...
민재녀석, 무안한지 헤헤 웃더니...
바늘을 쑤욱 뽑아들었다가 다시 꽂아놓네요.
민재 ; 엄마, 이거 봐!!
삼생아짐 ; ???
삼생아짐 ; 내가 못 살아~~~......
어때요, 똑같나요??
하여튼 못 말리는 녀석이예요...
그나저나...바느질 솜씨 젬병인 제가 손가락 찔려가며 겨우겨우 귀를 꿰매어놨는데...
낼 세탁기 돌림 다시 떨어지게 생겼네요.
저보다 바느질 한 수 위인 울 최후의 보루더러
다시 꿰매어 달라 그래야겠어요...
당신 바느질 솜씨는 예술이야~~~
해가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