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마을 이야기

신한증권 초청 상군두리 마을 노인회 봄꽃나들이(한강유람선에서)

삼생아짐 2008. 4. 13.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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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러비안 해적선!!

 

배를 타고 한강을 오르내리며 서울 전경을 볼 수 있지요.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강원도 깊은 산골짜기에서만 사시다가

 

이렇게 탁 트인 넓은 강에서

 

배를 타는 즐거움은 또 색다르죠.

 

 

다리가 아프시다던 분들이 배이층과 아래층을 왔다갔다 하시며

 

서울 전경을 바라보시느라

 

싸가지고 올라간 술은 한 잔도 안 드시고...

 

 

서로 사진 찍어달라시며 보채시네요

 

어머니와 딸이...

 

동서끼리...

 

부부끼리...

 

그리고 성격좋은 박선여님, 어느새 다른 분들과 친해지셔서 절 마악 소리쳐 부르세요.

 

박선여님 : 여기 이 아줌마가 강원도 감자랑 옥수수 맛있다고 주문한대요.

 

얼른 주문받아요!!

 

삼생아짐 : 예??

 

아~~ 예~~~

 

(그새 고객모집꺼정...부지런도 하셔라.)

 

 

기념으로 사진 한 장 찍어드린댔더니

 

금방 어깨동무 하고 오래된 친구처럼 얼굴을 맞대고 사진을 찍으시네요.

 

 

박한영님이랑 김정식씨댁 아주머님..그새 유치원 노랑병아리들과 친해지셔서

 

서로 손 붙들고...꼬옥 끌어안고 사진 찍으시고...

 

나중에 헤어질 때 손 바이바이 흔들고...

 

참 정들이 많으세요...

 

 

어찌보면...

 

순수와 순수가 서로 통하나봐요.

 

 

 

어린아이들의 순수한 마음과

 

연세드셨어도 깊은 산골에서 한평생 착하게 착하게 땅을 일구며 살아오신 분들..

 

거짓을 허용않는 땅처럼

 

그렇게 뿌린 만큼 거두는 삶을 살아오신 분들이라

 

어느 누구를 만나도 그렇게 쉽게 마음을 여시나 봐요.

 

 

남의 것 욕심내지 않으시고

 

하나를 받으면 둘을 주시려는 분들...

 

그렇게 착하고 순수한 마음들을 아는지라...

 

도시에서 나고 도시에서 자란 제가 이 깊은 산골에서

 

오랫동안 정붙이며 사나봐요.

 

 

두부를 만들면 따뜻할 때 먹으라고 꼭 세모네모씩 보내주시고(은영어머니, 현기네형님)

 

도토리묵도 메밀묵도 동동주도 담을 때마다 보내주시고..(학기네형님)

 

김치가 맛있게 익었다며 김치 할 새 없을거라고

 

 종류대로 싸서 보내주시고...(혜진어머님, 현기어머님)

 

고들빼기 김치 맛있다니깐 통째 싸서주던 재현엄마...

 

나보다 나이도 어린데도 음식솜씨 야물어 김장김치 통째 퍼주던 명호엄마.

 

심지어 고추장, 된장까지 담아 항아리째 주시던 혜진어머니.

 

옥수수엿을 고아 한판씩 보내주시곤 하는 성호어머님,

 

자고 일어나면 현관 앞에 놓여있는 온갖 선물들...

 

김치거리서부터 현관문에 걸려있는 떡, 단호박, 갖가지 야채와 과일들...

 

고추장아찌, 깻잎장아찌...브로컬리, 양배추, 집에서 기른 콩나물...

 

집에서 띄운 청국장, 비지, 들기름, 참깨, 팥, 찹쌀, 감자, 고구마......

 

정말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선물바구니와 봉지들이 우리 집 앞에 놓여있곤 하지요.

 

 

어떨 땐 정말 누가 놓고 가셨는지 모르는 채 맛나게 먹는 경우도 많아요.

 

지금도 우리 냉동실엔 혜진어머니가 주신 청국장과 비지와

 

다빈할머니가 주신 청국장, 그리고 학기네 형님이 주신 옥수수엿과

 

흥기네 형님이 주신 무농약 브로콜리싹과 미처 다 못 먹어 데쳐서 넣어놓은 브로컬리

 

태형아버님이 주신 곤드레와 앞집 선호어머님이 주신 줄콩과 완두콩

 

김영하어르신이 주신 시금치, 정인어머님이 주신 늦옥수수,

 

현기네 형님이 주신 청량고추

 

 명호네가 준 곰취와 두릅, 뒷집 할아버지가 잡아주신 물고기,

 

 대선아버님이 잡아주신 민물고기

 

 등이 들어있지요...

 

 

생각해보면 요즘같이 각박하고 남의 것을 뺏으려 하고, 자기만 아는 이기적인 세상에서

 

이렇게 맘 따뜻하고 아낌없이 베푸는 사람들과 사는 생활이

 

얼마나 행복한 삶인지...

 

 

 

하루하루 품을 팔고...

 

모아둔 재산없이 아파도 참고 부지런히 몸을 움직여야 먹고 사는 생활에 바쁜 분들이지만

 

그래도

 

늘 웃고 사는 따뜻한 분들과 더불어 사는 삶을 사는 저는

 

정말 정말 행복한 사람이란 생각 들어요.

 

 

 

이렇게 맘쓰임새 넉넉하고 아름다운 사람들이 살아가는 마을이 바로 우리 상군두리 마을...

 

그리고 삼생마을이랍니다......

 

 

어때요, 이사오고 싶지 않으세요???

 

 

 

 

 http://samsaeng.invil.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