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성장일기)

언젠가...

삼생아짐 2007. 9. 28.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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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의 끝...

 

달콤한 낮잠에의 유혹을 떨쳐버리고

 

아들과 드라이브 나섰어요...



널라드리길...

 

동창마을 가는 길이예요...


강가에 심어진 버드나무와...

 

 

호수처럼 잔잔한 물

 

오가는 사람 없어 호젓하고

 

산책하기 딱 좋은 길이죠...

 

그 길을 지나가면 시골의 작은 중고등학교가 나옵니다.

 

일년에 한 번씩은 꼭 오곤 하죠...

 

(왜 오는지는 비밀^^)

 

 

어? 엄마, 이것 좀 보세요!!

 


으잉??


사마귀가 잠자리를 잡아 식사중이예요...

 

민재 : 엄마, 잠자리 구해줘요.

 

삼생아짐 ; 무서워.....

 

 

근데..

 

잠자리는 죽어가면서도 날개짓을 멈추지 않고

 

이미 반 너머 몸이 사마귀에게 먹혀있어

 

구해줘도 아무 소용없죠...


 

어휴, 엄마 이걸 어떡해??

 

돌을 주워든 이녀석

 

사마귀를 죽여버리겠다고...

 


 

그냥 놔 둬.

 

자연의 법칙이래잖어.

 

사마귀도 먹고 살아야지...

 

(고개를 쳐들고 우리를 노려보는 사마귀 넘 무서워~~)



엄마, 저 사마귀를 죽이는 것도 자연의 법칙이예요.

 

저 사마귀보다 내가 더 강하잖아.

 

그리고 잠자리는 약한 동물이지만

 

사마귀는 왠지 기분이 나빠...

 

 

 

그건 그렇지만...

 

기어이 돌을 주워든 녀석 사마귀에게 던지고 맙니다.

 

......

 

잠자리를 입에 문 채 고개를 바짝 쳐들고 우리를 노려보던 사마귀 어디론가 사라지고...

 

사마귀를 죽이지 못해 씩씩대는 아들의 손을 잡아끌고 그 자리를 떠나옵니다....

 

 

돌아오는 길

 

어느새 노을이 지고 있습니다.

 

어제의 또다른 내일인 오늘이 가고

 

오늘이 가고 나면 오늘의 내일인

 

또다른 오늘이 시작되겠지요......

 

 

 

언제쯤 죽고사는 것에 담담해질 수 있을까요?

 

사라지는 생명과

 

그 생명을 바탕으로 또다른 삶을 살아가는 생명들...

 

늘 그렇듯 마음이 언짢네요......

 

 

 

 

우리 막내녀석,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엄마, 난 이다음에 엄마가 죽으면 따라 죽을거야

 

삼생아짐 ; 안돼, 넌 엄마보다 늦게 태어났으니까 더 오래 살아야지.

 

민재 : 아냐, 난 엄마 없으면 못 사니까 따라 죽을거야,

 

그 대신 엄마도 내가 죽으면 같이 죽어야돼.

 

 

 

헐~~

 

 

언젠가 아들에게도 엄마보다 더 사랑하는 여자가 생길거고

 

그때에도 이 아들녀석

 

제가 한 이 말을 기억할 수 있을까요??

 

......

 

아마도 이 아이가 한 말은 지금으로선 제 사랑의 전부인 표현일겁니다.

 

그래도 이런 사랑을 받는 저는 행복하다는 생각이...

 

(어쩔수 없는 팔불출엄마네요^^;)

 

 

 

 http://samsaeng.invil.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