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농산물 품질관리원 기자단

[스크랩] 농민에게 희망의 장이 되는 로컬푸드 출하 체험기

삼생아짐 2016. 9. 7.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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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대비 매출 200%!
출하당일 완판!!

하니까 제 서방님 뭔소린가 하고 쳐다보네요.

실은 지난달부터 서석농협 로컬푸드 매장에 출하하는 상품 이야기입니다. 

 

 

 

그동안 우리 지역 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의 로컬푸드 매장을 여러번 방문하고 식사도 하면서 로컬푸드 관련 기사를 써보려고 일년이 넘도록 모니터링을 해 왔습니다.

 

그런데 제가 접근한 입장은 오로지 소비자로서의 관점이었고, 정작 생산자이면서도 생산자인 농민들에겐 어떤 이로운 점이 있는지를 체감 못했더랬죠. 


그러다가 올해부터 체험을 본격적으로 진행하려고 비닐하우스를 짓고 소품목으로 이것저것 심으면서 판로도 생각해야 했는데 가락동시장에 올릴 양은 안되고, 전자상거래로도 파는 것이 한계가 있어 고민고민하다가 때마침 떠오른 것이 로컬푸드 출하였습니다.

 


 


 

로컬푸드 매장에 물건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먼저 로컬푸드 회원 가입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농가가 생산한 농산물만을 출하한다는 약속과 친환경, GAP인증 농산물, 일반 농산물 중에서 잔류농약검사 합격품만 취급하고 생산, 가공, 제조 등 모든 과정을 농가에서 책임진다는 서약서를 쓰고, 회원가입 신청을 하고 면접을 보았습니다. 

 


 

 

살고 있는 지역과 재배 작목, 그리고 로컬푸드에 가입하게 된 계기 등을 소개하고, 면접에 참가한 후, 운영위원회를 통해 회원자격 여부를 판단받습니다.

 

로컬푸드 운영위원회는 로컬푸드 출하 회원들 총회에서 회장과 이사, 총무 등을 선출하여 결성되며, 선출된 운영위원들은 분기마다 운영회의를 개최하고 모든 회원들은 밴드를 통해 개선해야 할 점과 출하정보 등 서로의 의견을 나눕니다.

 



 

일단 로컬푸드 회원가입 여부가 받아들여지더라도 이론 교육과 현장 견학 등을 거쳐야만 정식 출하 자격이 주어집니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회원들이 생산한 농산물의 안정성 여부 등에 관한 교육을 실시하고, 가공품과 1차 생산품에 대한 분류기준 등을 명확히 배우며, 출하과정과 포장방법 등을 실습해보고, 기존 출하 농가들의 경험담을 듣고 또 실제 로컬푸드 매장 견학까지 의무교육을 마치고 회비 납부까지 하면 비로소 로컬푸드 매장에 물건을 진열 할 수 있습니다. 


 

판매하고자 하는 물건은 소포장을 하고, 바코드 작업실에서 가격표와 상품 중량, 생산자이름과 연락처 등을 표시한 라벨을 직접 출력해서 포장 상품 하나하나마다 붙여줍니다.

 




상품을 진열하기 전에 진열기간 등을 살펴보는 것은 필수입니다.

가격을 결정하기 전에 가락동 시장의 경매가도 참고하고요.

 


 

 

물론 가격결정은 생산자 스스로가 하게 됩니다.
바코드실에 놓고 간 어떤 어르신의 출하일지입니다. 손수 생산한 농산물 가격을 결정하고자 무척 고심한 흔적이 엿보입니다.

 

그동안 가락동 시장에 물건을 출하하면서 경매상인들이 주는 대로 받았던 가격이 아니라 생산한 농민 스스로가 결정한 가격으로 판매할 수 있다는 것만 해도 큰 장점입니다.


파는 사람 마음대로가 아닌 사는 사람 마음대로, 그동안 오이농사나 고추농사를 지으면서 물건의 출하량이 좀 늘어 돈 좀 벌겠다 싶으면 어김없이 가격이 떨어지는 바람에 맥이 빠지던 게 한두번이 아니었는데, 아무리 시장경제의 원리라 해도 참 억울했었는데 그 억울함만 사라져도 농사짓는 보람이 훨씬 늘 듯 싶었습니다.


 

 



진열하고자 하는 매대의 청소도 수시로 해 주어야 합니다.




 

제가 살고 있는 서석뿐만 아니라 홍천읍에까지 진출한 로컬푸드의 넓고 큰 매대를 채우는 것도 로컬푸드 출하회원들의 몫이고요.

  

 

 

첫날 방울토마토 한 팩 내고 내자마자 팔려서 제가 농담삼아 거창하게 완판을 부르짖고, 둘째날 두팩 팔려서 전날대비 200%매출 실적 얘기하니 어이없다는 듯 웃던 제 서방님, 지금은 매일 열팩 이상씩 내고 오이맛고추, 꽈리고추, 미니아삭, 고추, 브로컬리 등 소품목으로 재배한 것들도 모두 판매하고 있습니다.

 

 


 

 

 

먹으려고 하우스 가장자리에 심었던 상추도 미처 다 못 먹어, 뜯어서 봉지포장해서 내니 그날로 다 팔려나갑니다.

 

인터넷을 통하여 실시간으로 매장 판매 현황을 볼 수도 있습니다.




스마트폰에 모바일 뷰어를 설치하고



 

내가 진열한 물건이 얼마만큼 팔려나갔는 지 눈으로 확인하고, 물건이 다 떨어졌을 경우 빨리 보충할 수도 있습니다.

 

 


매장의 영업시간이 끝나면 그날 그날의 판매현황과 금액이 문자로 날아옵니다. 

30년동안 농사를 지어오면서 느끼지 못했던 재미를 로컬푸드에 출하하면서 비로소 느끼고 있습니다. 

매장에서 동네 형님들 만나면 저보고 깜짝 놀랍니다.

 

 



제가 토마토와 방울토마토, 고추 등을 진열하고 있으면 이런 농사도 지었냐면서 대견해 하시네요.

아침마다 하우스에 들어가 농산물을 수확하고, 포장하는데 조금 시간이 걸리긴 하지만 매일매일 하는 이 작업이 참으로 즐겁습니다.


 



오래전 일본에 갔을 때, 동네 어귀마다 하나씩 있는 작은 가게들(지산지소운동)을 보며 부러워했던 생각도 나네요. 마을 특산품점이라고 불렀었는데, 생각해보니 지금 우리나라의 로컬푸드 직매장과 비슷한 개념이네요.

마을의 전통가옥울 보존해서 민속촌으로 건립하고 지역의 자원인 억새를 이용하여 지붕을 얹고 목조로 가옥을 지어 내부공간 그대로를 예전 조상들이 살던 모습 그대로 재현하여 살아가고 있는 미야마 가와부키촌에서도 마을 입구에 직매장을 내고 찾아오는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마을 특산품을 팔고 있었는데,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우리나라도 이 로컬푸드 직매장과 같은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 만나는 직거래 장터가 점점 늘고, 그 거래 금액도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합니다.  

 

 

 


이제는 어느 곳에 팔아야 하는가를 고민하는 게 아니라 어떤 물건을 생산해서 얼마에 파느냐를 고민할 수 있어 참 좋습니다. 

 


 

특히 귀농귀촌해서 가락동 시장에 출하할 만큼 대량 재배하는 농산물이 아닌 소량 재배하는 분들에게도 참 요긴한 판로가 될 수 있을 듯 싶습니다. 


생산 품목을 좀 더 다양화하고, 고품질의 안전한 농산물을 생산하는 것이 과제로 남았지만, 생산농민으로서 자기 이름을 걸고, 농산물을 판매할 수 있다는 것에 자부심도 느낍니다.

벌써부터 내년에 재배할 작목들을 머릿속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해마다 어떤 작목을 심어야 하나, 어떤 작물을 심어야 가격을 잘 받을까 고민하던 때에 비하면 이렇게 안정적인 판로를 통해 스스로 가격 결정을 하고 출하를 할 수 있다는 것이 그야말로 우리 농업의 희망인듯 싶어 두근거리기까지 합니다.


로컬푸드, 소비자에겐 저렴하고 안전한 먹을거리 제공의 장이고, 생산자에겐 농업의 희망의 장입니다.

 

출처 :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블로그
글쓴이 :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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