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작가(그린대로) 2024년

농촌의 모든 것이 가을가을 합니다^^

삼생아짐 2024. 10. 18.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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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대추 따러 흙더미에 오르려하자 서방님이 마악 말려요.
ㅡ 내가 따줄께 올라가지마. 또 넘어진다.
ㅡ 헐...봤어? ^^;;;

 

대추 보고 안 먹으면 늙는다지요.

 
그런 속설이 아니더라도
요새 익어가는 대추 한 알 두알 따서 먹는 재미도 쏠쏠했는데
 
 
어제 흙더미에 올라 대추 따다가 쭈르륵 미끄러지며 180도 가랑이 찢는 신기를 보였는데
 
서방님이 다른데 보고 있길래 못 본 줄 알고 다행이다 싶었는데. . .
봤네요.ㅠㅠ
 

 

부끄부끄...ㅋ
 
요즘 농가에서는 서리 내릴 날을 앞두고
호랑이콩도 따고,
사과대추도 따고,
 
 
알타리랑 갓 뽑아 김치도 담고,
 
 
 
무 뽑아 채나물이랑 깍두기도 담고,
 
깻잎 뜯어 장아찌도 담고...
 
 
여기저기 잡초처럼 끈질기에 씨앗을 날려 번식한 민들레와 고들빼기를 캐어 
손질합니다.
 
 
멸치액젓을 넣고 고춧가루 양념에 버무려 민들레&고들빼기 김치를 담으니 
밥도둑이 따로 없네요.
 
 
 
서방님은 제가 깻잎을 뜯은 곳에 가서 들깨 베어 널고...
 
 
김장배추밭에 물 주고
하여튼 이래저래 안팎으로 맘이 바쁜 가을날입니다.
 
 
 
호랑이콩생콩도 붉은 울타리콩도 껍질콩도 이제 막바지일듯...싶어요.

 

이제 가을비내리고 나면 추워진다해서
이제 좀 쉬는 철 오나 살짝 기대도 해 봅니다. 
 
 
지난주에 깻잎 장아찌 두 통 담고
들깨밭 사이 절로 난 고들빼기 캐어 김치 두 통 담고도
또 깻잎을 뜯고 있자니 내 전생에 일 못해 죽은 무수리였나보다...싶은 생각도 들어요.
 
절로 한 숨이 푹푹...-_-;
 
누구는 서방님 볼 때마다 안아달라고 조른다고 전생에 사랑받지 못한 강아지였나보다 해서 웃었는데...
왜 나는 끊임없이 일을 만들어 하는건지...
 
그래도 여심은 살아있어 그 와중에 밭가에 난 나팔꽃도 찰칵 찍어봤습니다. ㅋ
 
잡초들도 내년을 기약하느라 어려서부터 씨앗을 매달고 나와서 한창 극성을 부리고
나팔꽃과 메꽃은 여전히 극성스럽게도 피어납니다. 
 
 
어려서부터 워낙 깻잎을 좋아해서 친구들이 깻몽아지라고 놀렸는데
정말 깻몽아지 녀석, 나만큼이나 깻잎을 좋아하네요.
 
깻잎마다 구멍 뽕뽕...동병상련이라 죽이지 못하고 살려줬습니다.
떨어진 깻잎이라도 실컷 먹으라고..
저, 착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