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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 형님, 요즘 자꾸 아프니까 그런 생각 들어.
나이들면 욕심을 내려놓아야겠다는 생각
이가 아프니 씹는것도 한계가 있고
다리가 아프니 걷는 것도 한계가 있고
아무리 좋은 옷을 입어도 태도 안나고
몸이 망가지니 먹지 말아야 할 것, 가려야 할 것도 많아지고
죽을때 가져갈 것도 아닌데 욕심 부리고 쌓아놔봐야 다 짐인데,
죽은 다음에 태울 것만 많아지지
최선을 다해 산다는 것과 추하게 욕심 부리는건 다르지 싶어.
난 추하게 늙고 싶진 않아
그랬더니 이웃동네 형님이 그런다.
ㅡ 조금만 더 지나면 다 괜찮아져. 갱년기라 그래.
살아오면서 그 형님 말이 다 맞게 느껴졌던지라 나도 모르게 반색했다.
ㅡ 정말요? 정말 그래요??
10년전, 아이들 뒷바라지 하느라 아무런 준비 없을때...
막내딸 안 낳아주면 할머니 만들어준다더니 정말 딸아이가 갑자기 결혼한다고 해서 그형님 붙잡고 하소연했더랬다.
그랬더니 아무 걱정말라고. 다른 사람들이 다 해결해준다고, 다 해결된다고 위로해주셨다.
그러더니 정말 혼사 치르고도 조금 남았다.
(물론 그간 받는것 없이 부지런히 부조한거 돌려받은 거란다.ㅋ 근데 몇번씩이나 받고도 안 돌려주는 분들도 있더라.^^;;)
마을 일로 힘들어 할 때에도 위로받고, 다른 사람들로부터 상처 받고 속상해 할 때에도 달래주셨다.
어느날 부터인가 여기저기 아프기 시작한다고 했더니
ㅡ 조금만 기다려봐. 내 나이되면 더해.
그러더니 정말 그 형님 나이 되니 더 하다.ㅠㅠ
한겨울에도 시원한 얼음 냉수를 마시던 내가 한여름에도 미지근한 온수를 마시게 되고
아이스 음료만 마시던 내가 뜨거운 보리차를 찾게 되고
무엇보다 겨울에 내복을 입게 된다.ㅋ
그런데 모처럼 만난 어제,
내가 작년부터 자꾸자꾸 병원 신세진다고 투덜거렸더니 걱정하지 말라고, 조금 지나면 다 괜찮아진다고 그러신다.
근데 그 말 끝에 덧붙이는 말이 있다.
ㅡ 일 쫌 줄여.
귀 얇은 나는 다 괜찮아진다는 말에 안심했다가 다시 실망.
그래도 돌아보면 지금이 가장 좋은 시기인데,
늘 불평만 하다가 시간이 지나고나서야 그때가 좋았다고 후회한다.
새해에는 그러하지 않기를.
현재에 충실하고,
더 나은 미래만을 꿈꾸느라 오늘의 소중함을 놓치지 않기를,
지금 내 옆에 있는 내 사랑하는 사람들의 소중함을 잊지 않기를...
새해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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