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교육이며, 출장이며 계속 다니고,
열흘동안 센터 이불 빨래 하느라 왔다 갔다 지치고
나물 배송 시작이라 첫날,
예약받은 나물 약 100KG 정도 작업하고 나니 너무 피곤해서 한 일주일쯤 아무것도 안하고 잠만 자며 푹 쉬었음 좋겠다 했는데, 말이 무섭다.ㅠㅠ
일주일 전부터 온 몸이 두들겨 맞은 듯 아프고
아침에 자리에서 일어나기가 힘들어 환절기 몸살인가 싶었는데
밥을 먹기가 싫고
아무것도 먹고 싶은게 없어 이참에 다이어트나 하자 싶었다.
그동안 딸과 함께 동네 한바퀴, 하루 만보 이상 걷는 즐거움에 몸이 가벼워지는 기분도 들었는데갑자기 배랑 허리가 아프고 일어나기는 커녕 앉아 있기도 힘들어서 헥헥 거리는데서방님이 열을 재보더니 병원 가잔다.
근데 농사철 시작에
산나물 배송에 넘 일이 많아 참아보자 망설였는데
한밤중에 끙끙 앓으니 병원 가자고 성화를 부려 나섰다.
응급실 직행.
열이 나니 옆에 대기실 가서 기다리란다.
한참 기다리고 나서야 응급실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기다리는 동안에도 앉아 있기가 힘들어서 현관 의자에 널브러짐.ㅠㅠ
피검사, 소변검사, 엑스레이 찍고, CT찍고
병실이 만원이라 하루가 지나서야 겨우 입원....
근데, 아파서 쉬는건 정말 별로다.
나물 주문이 한창이라 노트북 챙겨오라 했다가 혼났다.
쉴 때 푹 쉬라고...^^;;
학교다닐땐 벚꽃 피면 중간고사 시험철, 농촌에 살고부턴 농번기철 시작이라 남들 벚꽃 구경 다닐때 벚꽃 피는게 그리도 싫더니, 몸을 써서 농사지어야 먹고사는 농부들에겐 몸이 재산이라 막상 쉴(?) 기회가 생기니 마음이 천근만근이다.
일 하느라 힘든 서방님 식사도 신경 쓰이고...
예전에 서방님 입원시키고 혼자 집에 돌아왔을땐 집이 텅 빈거 같고,
혼자서는 시골 도저히 못 살겠구나 싶었는데,
내 빈 자리에 그나마 딸네 식구가 와 있어 조금 안심이다.
올 주말, 다시 이태리로 나가는 막내녀석 밑반찬이랑 김치는 그동안 살금살금 다 해놨는데,
좋은 모습 못 보여줘 그것도 미안하다.
아프면 모두에게 민폐다.
모든 일상이 이그러진다. (응급실에 와 보니 정말 별의별 진상환자들이 다 있다. 의사나 간호사들도 정말 힘들겠다 싶다. 내시경하랴, 진료하랴, 학회 다니랴 엄청 바쁜 동생도 안쓰럽기도 하고.) 제 건강을 스스로 챙기는 게 중요하다는 말이 실감난다.
일상은...지루한게 문제가 아니라 어긋나는게 문제다.
그러므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하루는, 무탈함으로 소중히 여겨야할듯.
(인스타건 일이건 아무것도 하지말라 했는데 낮에도 자고 밤에도 자니 새벽에 눈 떠지고 오만잡생각이 다든다.
덜 아픈게지. 집에 가고 싶다. 화니도 혀니도 보고프다.^^;;)
제주도 가는 비행기 안에서 신발, 양말 다 벗어제쳤다는 화니녀석
제주도 가 있는 동안 뭘 먹니 했더니
- 화니 입술~~~
보내온 딸녀석 사진...
병실에 누워서 이녀석 사진만 들여다본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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