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을 하다보면 좋은 점중의 하나가 지나간 날의 오늘 추억을 보여주는 것이다.
몇년 전 서방님 고등학교 동문회 와이프들끼리 베트남 여행을 다녀왔는데
그 사진들이 차례대로 보여진다.
(서방님들이랑 같이 가자니까 회원분 한분이 죽어도 여자들끼리만 가자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여자들만...ㅎ
근데 생각보다 여자들끼리의 여행도 좋았다.)
요즘처럼 해외여행을 마음대로 다닐 수 없는 시기에는
여행 다녀왔던 때의 사진을 보면서 가까스로 마음을 달랜다.
하긴 여행은 커녕
생업에도 많은 타격을 받고
명절날 가족들조차 만날 수 없는 안타까운 상황인데
여행 타령은 그야말로 사치라 할 수 있겠다. ㅠㅠ
어쨌든......추억사진을 보니
이런저런 이유로 여행기를 올리지 못했던 차에
몇 년이 지나서 다시 여행기를 쓸 기회도 생긴다. ㅋ
그때만해도 오랫간만의 여행이라 엄청 설레었던 기억이 난다.
며칠내내 감기 앓다가 겨우 떨치고 따뜻한 나라 찾아가서
삶과 죽음의 경계
그리고 각종 종교의 발현지와 사찰들을 두루두루 돌아보았던 기억이 난다.
베트남은 거의 10년만에 다시 찾은 곳이다.
10년전에는 하노이와 하롱베이, 호치민등을 다녔었는데...
이번에는 다낭과 후에, 호이안 여행이다.
새롭게 관광지로 급부상하여 카톨릭 성지순례 등 한국인들에게 매력있는 관광지로 꼽히는 코스란다.
한국에서 다낭으로 가는 비행기는 큰 비행기가 없다.
비행기 요금도 저가이긴 하지만, 기내식도 없고...
서비스도 조금 많이 실망스럽긴 했다.
(기내식을 먹으려면 비행기 예약할 때에 미리 주문했어야 한단다. 그걸 몰랐네..ㅠㅠ)
게다가
컵라면 한 컵에 4천원
스튜어디스들이 쟁반에 컵라면과 뜨거운 물을 담아 연실 나르는데
이게 비행기인지 철도인지 헷갈릴 정도...
내가 나중에 투덜거렸더니 서방님이 하늘 꼭대기까지 뜨거운 물 끌어올리려면 얼마나 힘들었겠냐며 씨익 웃는다.
어이없음..--;;
하여튼 여섯 시간 정도를 날아 다낭에 도착한 후
제일 먼저 찾아간 곳이 다낭대교구
건물 외곽색이 핑크색이라 흔히 핑크대성당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성당 꼭대기의 수탉모양 풍향계로도 유명하여 수탉교회라고 불리기도 한단다.
예수님이 베드로에게 한 말
- 닭이 울기전에 네가 나를 세번 모른다고 부인할 것이다.
그 성경구절에서 유래하여 수탉모양의 풍향계가 세워졌다고...
이 성당은 프랑스 식민지 시대 1923년에 현재의 쩐푸 거리의 빈 땅에서 사제 발레(Vallet)가 설계하고
지어진 유일한 성당으로
매우 짧은 기간에 지어져 봉헌과 취임식까지 진행한 건물 중 하나였다고 한다.
영국에서 시작된 네오고딕양식이라고^^
중세 양식의 스테인드글라스에는 다양한 성인들이 묘사돼 있다는데
내부에는 못 들어가 봤지만 내부는 파스텔톤의 선명한 노란색이라고^^
핑크벽색과 노란벽색...
예전에 베트남 여행때 대부분의 건물이 개나리색이어서 그또한 특이한 색채감으로 남았었다.
베트남이 사회주의 국가인데다가
여러 절들을 다니면서 본 기억 때문에 불교 신자가 많을거라 생각했었는데
생각보다 카톨릭 신자도 많다.
(통계를 보니 불교신자 70%, 카톨릭신자 9% 정도란다. 역시 불교신자가 많았다.ㅎ)
그런데 아시아에서 유일 성모님이 발현한 곳이 베트남이라고 한다.
게다가 필리핀, 일본과 함께 아시아권에서 가장 빠른 16세기에 천주교가 선교되었고
(가톨릭 전교 400년이 넘었단다.)
지금은 약 800만명(인구의7.5%)의 신자와 3천명의 사제가 있는 나라이고
베트남의 가톨릭이 시작된 곳이 다낭이라고 한다.
게다가 베트남도 우리나라에서처럼
카톨릭이 들어왔을때 많은 박해를 받아서
약 13만명 정도가 순교하였고
117명의 순교 성인이 있단다.
박해를 받은 과정에서 두번의 성모님 발현이 있었다고 하기도......
순교자들을 기리는 내부 동굴들도 있고
이 동굴은 성모마리아아 발현했다는 프랑스의 '루드르'동굴을 본 따 만들었다고 하는데...
프랑스의 지배를 받을 때에는 도시별로 성당이 건립되기도 했다고,,,
라방 성모님과 소년 예수님
그리고 목수였던 아버지 요셉 성인 모습이다.
첫번째 순교자
칼 들고 계신 이분은 바울
열쇠 들고 계신 이 분은 베드로
천국문을 여는 열쇠라고 한다.^^
천국의 열쇠라는 말이 이분에게서 나왔나??
물질적인 열쇠보다는 평소에 선행을 많이 해야...주절주절...
여기저기 세워진 양 동상들...ㅎ
야외 미사때 앉는 돌의자...
베트남어는 '신짜오'밖에 모르므로 통과
신짜오는 인삿말인데, 신라면,짜파게티,오징어짬뽕...ㅋㅋ
즉 우리나라 말로는 안녕하세요, 이다.
죽어도 안 까먹음.
그래도 이 실력으로 베트남, 태국, 필리핀, 중국 등 다문화가정 주부들과
그들의 자녀들 한국어 교육했었다.ㅋ
핑크 대성당 옆에 있는 작은 성당
아마도 사제관일듯 싶은...
혹은 소성당쯤??
문지기개...파업중...ㅋ
다낭대성당 내외부벽에 그려진 그림들...
성당 입구의 보따리 상인 짐...
여기에도 한국말이...ㅎ
요즘 가만 생각해보면 관광객을 대상으로 먹고 살던 이분들은 도대체 무엇으로 생계를 유지할까...은근 걱정이...
무엇이든 영원한 것은 없다는데...
이 말이 코로나시대에도 적용되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