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을 맞아 부녀회장님과 동네형님들이 불러주셔서 삼계탕파티 했습니다
닭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 삼계탕 한마리에서 날개 하나, 다리 하나면 끽이었는데
(그래서 우리집에서 삼계탕살땐 제몫으론 늘 반마리예요.
가끔은 짜장면 반그릇 싫다는 아이들의 심정이 이해가기도 해요.
서방님이 꼭 제 몫으로 반마리만 잡아주거든요.
서방님과 나누어 먹자고요.ㅋ)
농협 로컬푸드에 물건 해다놓고
서방님과 둘이 가니 부녀회장님과 형님이 광솔 나무를 때서
이 더운데 가마솥 옆에서 삼계탕 끓이고 난 육수에
녹두 넣고 녹두죽을 끓이고 있네요.
녹두죽은 팥처럼 국물이 진하고 구수해요.
그래서 찹쌀죽보다 전 이 녹두죽을 더 좋아합니다.
방에 들어가니 저쪽 상은 남자들 밥상
이쪽상은 여자들 상이라네요.
ㅡ 뭐가 달라요?
했더니 남자들상에는 암병아리, 여자들상에는 숫병아리래요. ㅋ
이 더운날 광솔나무를 때서 끓여낸 녹두삼계탕이라 한그릇 처음으로 다 먹었습니다.^^;;
배부르기도 하고 새벽부터 일해서 허리가 아프기도 해서 다 먹자마자 바닥에 그냥 드러누웠어요.
ㅡ나보다 어린거 한명 있으니까 저 누워도 되죠?
하며 부녀회장님 가리키니까
형님들이 웃으세요.
ㅡ손주 셋 있으니 누울때도 됐지.
하시네요.
농번기라 형님들도 상피곤하신지 밥 숟가락 내려놓자마자 다들 드러누우세요.
먹고나니 설거지 귀찮은데 일회용 쓸걸 그랬다며 후회의 소리들을 하시더니 예전에 우리집 일 오시던때 얘기 하시네요.
제 친정엄마 오시면 맨날 딸 돕느라 싱크대를 떠나시지 않으셨다고.
시집오기전에 하나도 못하던것이 20명 밥도 다 한다며 나 기특하다 하셨다고.
(친정엄마 등골 뺐다는 말.ㅠㅠ)
시골 살면 억세지는 듯 싶어요.^^;;
여자는 약하나 엄마는 강하다고 누군가 그랬지만 시골여자 특히 시골 사는 엄마라는 여자는 천하무적인듯 싶네요.
근데 나이드니 여기저기 다 쑤셔요.ㅠㅠ
파스며 보호대며 떠날새가 없습니다.
천하무적은 개뿔.
밥 먹고 그래도 설거지는 하고 나오는데 형님네 집앞 버드나무 그늘이 참 울창해서 한컷 찍었어요.
제가 올해로 시골로 시집온지 31년째. 근데 제가 시집오기 전에도 있었으니
얘도 나보다 시골살이 오래 해서 그런지 세월이 느껴집니다.
중복을 기점으로 다음주 부터는 찰옥수수 작업이 기다립니다.
한달 전에 주문주시고 오랫동안 기다려주신 고객들 생각하고
또
힘내야죠, 삼계탕 한마리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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