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 온라인 서포터즈

‘너 죽고 난 딱 하루 뒤에 내가 죽었으면......’

삼생아짐 2018. 5. 23.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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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죽고 난 딱 하루 뒤에 내가 죽었으면......’


우연히, 발달장애를 가진 딸을 둔 엄마와 이야기 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우리 아이를 일반 애들이 다니는 학교에 넣은 것이 잘한 일인지 모르겠어요. 내 욕심인듯 싶고, 오히려 아이가 더 힘들어하는 건 아닌가 싶어요.”
하면서 아이와 부모가 겪어야 했던 이야기들을 담담하게 들려주는데 듣는 제가 참 가슴 아팠습니다.


지인(知人)의 아이는 발달장애 특히 그중에서 자폐증상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사회통합의 차원에서 어려서부터 장애아들이 비장애 아동들과 함께 교육 받는 것을 권하고 있기는 하지만 막상 장애아이가 일반 학교에 들어갔을 때 대부분의 경우는 수업 분위기를 방해하거나 교사의 무시 혹은 방관이 대부분이라 오히려 아이가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해 도움이 안 된다는 말도 있고, 반 아이들이 차별하고 가까이 가는 걸 꺼려해서 더 상처받고, 소외감을 느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염려도 많다고 합니다.




어려서부터 장애아와 비장애아가 함께 어울리고 성장과정을 함께 함으로써 어른이 되어서도 서로간의 인식의 차가 좁혀진다는 말도 있기에 아직은 조심스럽게 시도되고 있는 교육 정책이기도 한데 아이의 장래를 위해서 일반학교에 보낸 것을 제대로 내린 결정인지 지금도 매순간 고민하고 있다고 합니다.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장애아들만을 위한 특수학교를 다니느냐, 비장애인 아이들이 다니는 일반학교에 특수학급으로 편입되거나 혹은 같은 반에서 함께 생활하느냐의 문제는 장애아를 둔 부모들이 갖고 있는 공통적인 고민거리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가장 염려 되는 것이 바로 장애를 가진 아이를 비장애인 아이들이 차별하는 것이라 했습니다.


차별의 시작은 장애를 어떻게 받아들이냐의 기본 인식의 차이에서 비롯되기도 합니다. 대개의 아이들은 자신의 부모들이 말하는 것에 대한 편견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도 합니다. 아이에 앞서 부모들의 장애에 대한 올바른 인식 교육이 우선되어야 할 점이기도 합니다.



요즈음은 여러 학교를 중심으로 장애학생과 비장애 학생이 함께 어울려 생활하기 위한 프로그램들을 실시하는데, 대표적인 것들이 서로의 역할 바꾸어보기, 장애 체험 실시 등입니다. 이 교육을 통해서 아이들은 장애학생들의 불편함을 이해하고 배려를 배우기도 합니다.


또 장애는 어디가 이상하거나 잘못된 것, 혹은 더럽고 전염되는 것이 아니라 기능의 차이이고, 불편함의 차이이며, 출생 때부터 장애를 갖고 태어나기도 하지만 요즘은 각종 사건사고로 장애인이 될 경우도 많다는 것을 인식하게 해야 합니다. 또한 살고 있는 시대의 관점에 따라 장애여부가 달라지기도 한다는 것도 알게 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안경이 없던 옛날에는 눈이 나쁜 사람은 사물을 제대로 볼 수 없으니 옛날에 태어났으면 장애인이었을 것이고, 머리카락을 길러 상투를 틀던 조선시대에는 짧은 머리카락 형태를 하면 역시 장애인으로 취급받았을 것이란 말이 바로 그 예이기도 합니다. 교통사고나 각종 사고로 인해 몸의 손상을 받는 것, 각종 질병 등으로 몸이 제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없어서 장애인이 되는 경우도 많기에 다른 무엇보다 생명의 소중함을 먼저 알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장애를 가진 자식을 둔 대부분의 부모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다고 합니다.
‘너 죽고 난 딱 하루 뒤에 내가 죽었으면......’


부모가 살아 있을 때에는 장애를 가진 자식들을 돌볼 수 있지만, 부모가 죽고 난 후에 누가 그 자식을 돌볼 수 있을 것인가 라는 걱정 때문에 아이가 자라 어른이 되고 부모가 나이 들어가면서 편히 눈 감을 수조차 없는 것이 부모들의 현실입니다.

이것은 아직까지도 장애의 문제를 우리 사회가 한 가족 혹은 그 가정이나 개개인의 문제로 여기기 때문일 것입니다.


일찍부터 사회보장제도가 잘 이루어진 스웨덴의 교육은 장애아와 비장애아를 구별하지 않고, 학교에 입학하는데 있어서 아이의 장애여부를 따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장애의 책임을 가정의 책임이 아닌 사회의 책임으로 보고 장애아가 학교에 입학할 경우 장애아 한 명당 전담교사 한 명이 따라붙어 학교안팎에서의 모든 활동에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부모인 내가 죽더라도 장애아인 내 자식은 국가와 사회가 돌보아 주기에 평생 마음의 짐으로 떠안고 불행이라 여기며 살아도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입니다.


다른 말로 ‘장애인 차별 철폐의 날’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장애인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하고, 장애인의 재활 의욕을 고취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정된 기념일이기도 한데 단 하루 일회성 행사에 그칠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살다보면 누구나 겪을 수 있은 문제임을 인식하고, 차별 없는 세상이 되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 이 글은 국가인권위원회 블로그 별별친구들 4월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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