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최남단 비무장지대에 위치한 양구 두타연, 민통선 안에 있는 두타연은 약 50 여 년동안 민간인 출입 통제구역으로 있어오다가 지난 2004년에야 비로소 일반인들에게 개방되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원시자연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양구 8경중 제 1경으로 꼽히고 있으며, 열목어와 온갖 야생화의 서식지로도 알려져 있어 치유의 길, 힐링의 길로 꼽히고 있는 반면, 제가 직접 걸어본 그 길은 너무도 가슴아픈 역사의 길이기도 했습니다.
두타연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군부대의 승인을 받아야 하기에 이목정안내소라는 곳에서 승인을 받고 신분증 확인 후 입장료를 내고 입장할 수 있습니다. 차안 내부 검색 후 GPS 위치 추적기를 나누어주는데 비로소 북쪽과 가장 가까운 곳이라는 말들이 실감이 나기 시작합니다.
두타연 길을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안내판입니다.
한쪽으로 양구 전투위령비를 안내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벌어졌던 참혹한 전투이야기를 들어본 사람이라면 절로 고개를 숙이고 묵념을 올릴 수 밖에 없습니다.
"초연(硝煙)이 쓸고간 깊은계곡, 깊은계곡 양지녁에 비바람 긴세월로 이름모를, 이름모를 비목(碑木)이여....."
어렸을 적에 이 노래를 처음 배우고 그 의미도 자세히 모른 채 꽤 오랫동안 감회에 젖어 불렀었는데, 양구에서 작사된 이 가곡은 참혹했던 동족상잔의 이곳 두타연 계곡의 뺏고 뺏기는 치열한 전투를 이야기한 노래라네요.
피의능선 전투, 단장의 능선 전투, 도솔산지구 전투, 가칠봉지구 전투, 대우산 전투 , 949고지 전투, 크리스마스고지 전투
휴전회담이 진행되고 있는 와중에도 남과 북의 경계선이었던 이곳 땅을 한치라도 더 확보하려고 이루어졌던 치열한 전투를 일컫는 이름이며 이곳에서 죽어간 우리의 젋은 청년들이 흘린 피는 그 얼마나 많았는지...
지금도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한 전사자들의 안타까운 가족찾기 소식은 군인 아들을 가졌던 어머니로서, 또 한 명의 아들을 조만간 군대에 보내야 하는 어머니로서 정말로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두타연의 평화누리길을 걷는 내내 눈에 띄는 지뢰매설지역 경고판
그 어느 곳도 전쟁의 흔적이 남아있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위령탑 맞은 편에는 조각공원이 있습니다.
조각공원 한쪽으로 군의 전투장비들이 설치되어 있고,
조각공원 안에는 남과 북의 전투와 남북 분단, 갈등을 상징하는 조각물들과 평화, 통일을 염원하는 작가들의 조각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조각공원 끝에는 양구 방산지방에서 나는 백토로 빚은 거대한 항아리가 하나 놓여있는데, 소원이 이루어지는 항아리라네요.
태조 이성계가 조선 개국의 염원을 담아 금강산 월출봉에 양구 방산 백토로 만든 발원사리구를 묻었듯 이 양구방산 백토로 만든 항아리에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소박한 믿음으로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한번쯤 소원을 빌어보기도 합니다.
아직도 가족의 품에 돌아가지 못하고 이곳 두타연에서 넋을 묻고 있는 젊은 청춘들의 영혼과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 남은 대한민국이 더이상 분단국가가 아니게 되어달라는 거국(?)적인 소원을 빌어봅니다.
금강산에서 발원되어 흘러내려온다는 두타연의 계곡물, 물의 양이 많을 때면 한반도 모양이 된다는데 이 물의 끝에는 남녀의 입맞춤 모양 사이를 흘러내리는 두타연폭포가 있습니다.
제가 방문한 철에는 물의 양이 그리 많지 않아 한반도 모양을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어렴풋이 짐작은 해 봅니다.
'두타'란 삶의 걱정을 떨치고 욕심을 버린다는 의미의 말이며,
이곳 두타연에는 두타사의 흔적만이 남은 관음성지의 길을 걸으며 불심을 키울 수도 있습니다.
생태탐방로를 따라 걸어가면 징검다리가 나오고, 이 개울을 건너면 장군바위가 보입니다.
정말 장군이 투구를 머리에 쓰고 어딘가를 바라보는 듯한 모양의 바위며, 산의 나무들, 무엇하나 그저 지나칠 수 없을 정도로 사연이 많습니다.
두타교를 건너면 지뢰체험장과 산소길이 이어집니다.
지뢰체험장으로 가는 길
곳곳에 이곳을 다녀간 사람들의 수많은 소원이 걸려 있습니다.
저 밑의 어딘가에 타임캡슐도 묻혀 있습니다.
아직도 한반도에 남아있는 지뢰매설 추정지역들
그리고 계속 지뢰제거 작업중이기는 하나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지뢰폭발로 인한 피해와 지뢰제거의 한계성들. 따라서 지뢰매설 지역을 지날 때는 우리 스스로 조심할 수 밖에 없습니다.
대인지뢰며 대전차 지뢰며 각종 지뢰들의 종류와 그 위험성을 알려주고, 모의실험으로 밟을 때마다 '펑'하고 터지는 소리가 납니다. 우리나라가 분단국가이며 아직도 전쟁중이라는 실감이 진하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그 어떤 이유로도 이렇게 두고두고 인명에 피해를 입히는 지뢰따위를 매설해서는 절대로 안된다는 분노와 경각심도 함께 느낄 수 있고요.
영화배우 소지섭이 역사로만 알고 있던 남북 분단의 현실을 양구를 배경으로 한 영화를 찍고,
동족 분단의 아픈 현실을 실감한 후 고민이 많고 힘들때마다 카메라를 들고 양구의 6개 지역을 발로 돌아다니며 촬영하고,
두타연의 길이 나를 내려놓고 정화시키는 길이었다는 이야기를 남긴 소지섭길도 이곳입니다.
(책으로도 출간했다네요, 51K)
일본에서 온 기자분이 소지섭의 손과 악수를 나누며 행복해 하시네요.
약 한시간 가량의 트래킹 코스인데 지천으로 흐드러진 꽃들이 너무 고와 발길이 절로 머물고, 가슴 아픈 남북 분단의 현실과 아름다운 천혜 비경이 어우러져 마치 다른 세상에 온 듯한 느낌이 들게 하는 두타연
지금은 또다른 계절의 변화와 싱그러움으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양구 두타연
양구에 오시면 두타연에 꼭 들러 아픈 넋들을 위로하고, 열목어 노니는 두타연 평화누리길, 꼭 밟아보셔요.
<취재: 청춘예찬 어머니 기자 백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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