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로 귀농귀촌, 제2의 인생을 꿈꾸어요.
(1편, 초롱초롱 별 초롱 야생화 농원의 야생화 둘러보기)
호랑이 발톱, 여우꼬리, 은꿩의 다리, 세잎꿩의 비름, 매화헐떡이, 거미줄 바위솔,
누운 부채꽃, 쥐꼬리 선인장, 해오라비난, 좀 바위솔, 진범, 애기 용담...
이름만 들어도 그 모양새가 떠오르고 친숙하면서도
어딘가 마음이 편안해지는 느낌이 들지 않으세요?
아마 홀로 산길을 걸어본 사람은 호젓한 산행에서 만나는 작은 풀꽃
혹은 야생화들을 발견하며 소박한 기쁨을 한 번쯤 맛보았을 듯싶어요.
1997년부터 귀농을 꿈꾸다가
2013년 봄에 야생화를 기르던 곳에 병원이 들어서는 바람에
오랫동안 살아왔던 창원을 떠나 전국을 다니며
야생화를 기를 수 있는 적합한 환경을 모색하다가 강원도 홍천으로 낙점,
귀농귀촌 한 백학경 농장주가 운영하고 있는
'초롱초롱 별 초롱' 야생화 농장을 방문했습니다.
약 700여 종의 우리 꽃 야생화들이 올망졸망 자라고 있는 야생화 농원인데요.
자잘하고 예쁜 꽃이 핀 것도 있고, 선인장처럼 보이는 것들도 있어요.
야생화에 대해 얄팍한 지식 몇 가지만 지닌 제가 보기엔
꽃이 피지 않은 것들은 그저 흔하디흔한 잡초랑 별반 달라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야생화에 대한 관심은 늘 있었던지라
공부하는 의미에서 야생화 둘러보기에 나섰습니다.
(백학경 농장주는 농장을 방문하는 분들에게 무료로 야생화에 대해 강의를 해주십니다.)
생긴 건 보슬보슬 복슬 강아지 풀 같은데 색깔이 참 예쁩니다.
바로 '여우꼬리'라는 이름의 야생화입니다.
우리나라에서만 자라는 순수 토종 야생화랍니다.
꽃 모양이 마치 여우꼬리처럼 생겼다 해서 붙은 이름인데
산림청에서 지정한 희귀식물이라네요.
이 꽃을 가만 들여다보면 어디선가 꼬리를 잃어버린
예쁜 아기 여우 한 마리가 나타나
제 꼬리 내놓으라고 애교라도 부릴 듯싶습니다.
거미줄 바위솔
꼭 선인장같이 생겼는데 중심에는 가시가 얼키설키 거미줄처럼 얽혀서
마치 거미집을 쳐놓은 듯 다닥다닥합니다.
그래서 이름 앞에 거미줄이 붙었나 봅니다.
꽃은 의외로 참 예쁩니다.
사실 선인장 꽃들도 생각보다 예쁜 녀석들이 많긴 하지만
이 거미줄 바위솔은 보는 순간
'아!!'하는 탄성이 절로 나오더군요.
얘는 많이 봤네요. 금강초롱.
마치 꽃 모양이 길을 걸을 때 불을 밝히는 청사초롱을 닮았다 하여
초롱꽃이라 불리고, 금강산에서 발견되어 금강 초롱이라 불리는데
주로 강원도 지방에 많이 서식하며
우리나라에만 있는 토종식물입니다.
저희 동네 뒷산에서는 산행을 하다 보면 곧잘 볼 수 있습니다.
(저희 동네도 엄청 깊은 산골이란 얘기지요.)
예전에 노란색 금강초롱 화분을 지인에게서 선물 받았는데
제가 잘 못 키운다고 저희 서방님, 시어머님께 얼른 보내버리더군요.
금강초롱의 학명으로는 하나부사야(Hanabusaya asiatica)
'화방초'라고 불리는데 일본의 식물학자가 조선총독부 초대 공사인 하나부사야에게
아부하기 위해 그의 이름을 따서 부르는 바람에 일제의 잔재로 남은
서글픈 학명의 꽃이기도 합니다.
하루속히 학명을 바로잡아야 하지 않을까 했는데
학명은 먼저 붙이는 사람의 것을 따른다니 안타깝기도 하고,
많이 속상하기도 하네요.
그러므로 우리나라 사람들만이라도 듣기 좋고 부르기 좋은
초롱꽃으로 꼭 불러야겠어요.
우리가 흔히 '에델바이스'라고 부르는 솜다리입니다.
설악산에서 많이 볼 수 있지요.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주제가로 널리 알려진 노래라서
그 이름 덕을 보는데요.
꽃 자체가 털로 덮여있어 우리나라에선 '솜다리'라 부른답니다.
우리나라 설악산, 한라산 등에 자생하는 솜다리는
꽃 전체에 돋아난 솜 같은 털 때문에 말려도 그 모양이 시들거나 변하지 않아
액자에 많이 넣어 팔린다고 하는데,
저도 예전에 설악산으로 수학여행 다녀오면서 산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보호종이므로 이제는 함부로 채취하면 안 된다네요.
자연의 것들은 그대로 자연에서 많은 사람들이 즐기도록 하는 게 좋겠죠.
누운 숫잔대(일명 부채꽃)
도라지꽃처럼 생겼다 했더니 아니나 다를까 이름이 '솔도라지'라네요.
이파리는 솔 모양, 꽃은 도라지꽃 모양
그야말로 생긴 모양을 따른 솔직한 이름입니다.
이 풀같이, 나무같이 생긴 것의 이름은 '마삭줄'입니다.
햇빛을 받으면 반짝반짝 빛이 나며 흰색과 핑크색 등 세 가지 색이 나는
넝쿨 식물로서 예전 조상들은 산에서 나무를 해오다
줄이 필요할 때 이 마삭줄을 사용했다네요.
줄기가 엄청 튼튼한 줄로 쓰였다는 얘기죠.
줄기를 자르면 흰 유즙이 나오는데
관절염이나 신경통 등에 효능이 있다고 하네요.
야생화 동호회원들이 많이 소장한다는 풍지초(風知草)
바람을 아는 풀이라 하여 풍지초라 부르는데 잎새가 축축 늘어지며
바람에 날리는 모습이 멋스러워 정원을 꾸미는데 많이 쓰인다네요.
그러나 불행하게도 원산지는 일본입니다.
일본식 정원에 많이 쓰인다는데 우리나라에서도 이 풍지초가 잘 자라나봅니다.
정원을 멋스럽게 꾸미고 싶어 하는 분들이
풍지초를 서로 나누고 분양하여 갖는다고 하는데 저로서는
풍지초 보다는 차라리 우리나라 억새가 더 멋스러운 듯 느껴지기도 해요.
풍로초
일명 '쥐손이풀'이라고 하는데 꽃말이 '새색시 마음이 아름답다,
그대가 있기에 행복이'라네요.
활짝 핀 꽃 모양이 새색시처럼 소박하면서도 얌전하니 은은한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이 녀석은 겹풍로초입니다.
같은 풍로초라 하더라도 꽃의 모양이 조금 다르죠?
꽃의 크기가 더 작고 끝이 더 많이 갈라져서 피어나는데
피고 지고 또 피고 이 녀석 보면 심심찮을 듯싶습니다.
솔채
산골 청년을 사랑한 요정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의 사연을 간직한 꽃으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모든 것을 잃다'라는 것이 꽃말이라네요.
예쁜 꽃에 비해 꽃말은 참 슬프네요.
은꿩의 다리
연약한 가지의 모습이 꿩의 다리를 닮았다 하여 붙은 이름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많이 자생하는데 여기에 파생하여 금꿩의 다리,
산꿩의 다리, 자주꿩의 다리, 좀꿩의 다리, 꿩의 다리 아재비가 있다니
우리나라 사람들의 이름 붙이기도 참 재미나죠?
꽃말은 '순간의 행복'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며 폭죽 터지듯이 차례대로 피어나는 '매화 헐떡이'
우리나라 자생화인 헐떡이풀의 한 종류로 꽃말은 '절실한 사랑'
원래 울릉도에서 많이 자생하는 헐떡이풀은 천식에 좋은 야생화라고 하는데
이 매화 헐떡이는 일본에서 개량하여 들여온 것이라네요.
헐떡이풀보다 꽃의 모양이 조금 더 화려한 듯싶어요.
아래에서부터 차례대로 개화하여 위로 올라간다네요.
이것 외에도 아름다운 야생화들을 많이 보았는데
지면 관계상 생략합니다.
이 야생화 농원의 야생화들 중에서 현재 꽃이 피어있는 것들 위주로 보았는데요.
자그마치 두 시간이 넘게 걸렸습니다.
수많은 야생화의 이름을 외는 일도
그 꽃 모양과 약성, 특성을 기억하는 일도 쉽지는 않지만
야생화들을 둘러보는 내내 마음은 평온해집니다.
작고 소박하고 아름다운 우리의 토종 야생화들을 옆에 두고
자리를 잡고 앉아서 본격적인 인터뷰에 들어갔습니다.
인터뷰는 다음 2편을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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