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에서는 항상
겨울만 되면 하는 말이 있습니다.
봄부터 가을까지 들에서 논에서 곡식농사를 지었다면
겨울에는 사람 농사를 지어야 한다고요.
그래서 많이 보고 많이 배우고자 홍천군 5개 정보화 마을
주민분들과 함께 선진 마을 벤치마킹을 다녀왔습니다.
첫 번째 방문 마을은 전통방식으로 장을 담고 있는
전라북도 순창 고추장마을입니다.
체험관 입구에 우뚝 서 있는 빨간 고추 모양의
상징물을 보면서 고추를 사용하여 고추장을 담은
고추장 마을임을 금방 알겠습니다.
체험을 진행해 주실 마을 어머님 한 분(김삼채 어머님)이
깔끔한 모자를 쓰고 정확한 양을 달아서 나누어주십니다.
각 조마다 조금씩 버무릴 만큼의 그릇이랑 주걱,
예쁜 앞치마와 머리쓰개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4명이 한 조가 되어 약 4킬로그램 정도의
고추장을 담는다고 하네요.
모두들 각자의 마을에서 체험을 진행하시는
위원장님이시자 운영위원들인데
오늘을 체험객이 되어 모자를 쓰고 앞치마를 두르고
순창 고추장 마을 김정현 위원장님의 진행에 따릅니다.
약 50살가량 되신 젊은 위원장님이신데
대를 이어 고추장 만들기 사업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순창 마을이 고추장으로 유명해진 이유와
마을의 역사, 유래를 설명한 후 체험을 진행하시네요.
제일 처음 엿기름물을 받았습니다.
지난밤에 찹쌀가루와 엿기름을 넣고 미리 고아 두어 타네요.
원래는 이 엿기름 물 고는 시간이 꽤 오래 걸리는데
미리 준비해서 주니 체험 시간이 엄청 절약되었네요.
두 번째로 소금과 메줏가루, 그리고 고춧가루를 받아다가
각자의 테이블에서 저어 섞어주면 됩니다.
많은 양일 때는 꽤 힘들고 어려웠는데
이렇게 조금씩 시범 삼아하니 고추장을 담는 일이
무척 쉽고 간단해 보입니다.
마을의 부녀회장님들과 위원장님 그리고 마을에서
체험객이 올 때 음식을 해주시는 형님 모
두다 장 담그기에 선수들이지만 오늘 하루
겸손한 학생의 자세로 돌아가 열심히 장을 담아봅니다.
예전에 고추장 담을 때 젓느라 무지 힘들었는데
오늘 남자분들 고추장 버무리는 솜씨 보니 되게 쉬워 보입니다.
올해부터 고추장 된장은 남자들이 담는 걸로
의견 일치를 보았습니다.
이날 우리가 담은 고추장은 이곳에서 숙성시켜
다음 체험객에게 전달하고, 우리는 전년도 체험객들이
담은 잘 익은 고추장을 대신 한 통씩 가져왔습니다.
사실 고추장이 항아리에서 숙성되어야
그 맛이 나기에 이렇게 할 수밖에 없다네요.
장담기가 끝난 후 마을 체험관 바로 앞에 있는
전통장류 박물관에 잠시 들러 순창 고추장의 역사와 유래,
그리고 메주와 콩, 된장, 간장 등의 전통장에 대해
돌아볼 수 있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이곳 순창이 고추장으로 유명해진 이유는
고려 말 이성계가 스승인 무학대사가 기거하고 있던
순창군 구림면 만일사를 찾아가는 도중, 어느 농가에 들러
고추장에 점심을 맛있게 먹고 그 맛을 잊지 못하다가
조선을 창건하여, 등극한 후 그 고추장을 진상토록 한 후부터
천하일미의 전통식품으로 알려졌다고 합니다.
또한 지금까지 그 명성과 비법이 전해져내려오고 있으며,
이성계에게 맛난 고추장의 맛을 보게 한 그 농가가
현재의 순창 부근에 있다는 이야기가 전래되고 있기 때문에
순창고추장은 임금님께 진상되는 고추장이라 하여
오늘날까지 유명세를 타고 있다고 합니다.
순창 전통고추장 민속마을은 이러한 명성과
전통적 비법을 계속 이어가기 위해 순창군에서 지원하여
전통 비법을 전수하고 있는 장인들을 모셔 한 마을을 형성하고
다음 세대로 계속 전통 비법을 전수하기 위해 노력하던 차
만들어진 신, 구가 잘 조화된 마을이라고 합니다.
현대의 과학이 입증하는 위생적 요구와
맛과 성분이 그대로 살아있는 장인들의 비법이 잘 어우러져
위생적이면서 전통적인 본래 고추장의 맛을
만들어내는 곳으로도 유명합니다.
우리 전통 장만으로도 체험과 판매로 마을을 이끌어가고,
또 외국인 체험객들까지 유치하여 축제를 하기도 하는
마을을 보면서 우리 전통의 것을 지켜가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현대에 의미 있는 것인지 새삼 알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로 들른 마을은 산, 들, 바다,
자연이 살아 숨 쉬는 하늘 위의 맑은
구름이 모여 호수가 된 마을,
전북 부안 구름 호수마을입니다.
이 마을에서는 9대째 살아오고 계신 김성구 위원장님으로부터
사업시작 8년 만에 이루어낸 마을 주민들의 화합과
마을 발전의 필요성, 마을 가공 사업(여주, 울금 분말, 돼지감자)의
현주소를 돌아보고, 가공시설 공장을 견학하였습니다
마을 전체가 유기농 농법으로 농사를 지어
친환경 농업으로 돼지감자, 울금, 옥수수, 꾸지뽕 나무,
배추, 매실 등을 재배하고 있습니다.
기능성 식품인 돼지감자, 꾸지뽕 나무(기름)차, 배즙, 양파즙,
가시오가피, 청국장, 울금 고추장을 직접 생산하고
아울러 체험객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이런 식품들을 직접 담고
생산해 보는 체험도 할 수 있는 생산 제조 가공 시설이
갖춰져 있고 판매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 마을에서는 지역의 농업기술센터와 연계하여
가공시설을 갖추고 잘 활용하면서 농가공 사업 허가를
38가지나 받아 그 증서를 보유하고 있고,
마을 법인을 만들어 마을 주민이 공동소유하며,
귀농인 등을 상설 고용하여 해마다 1억 5천 이상의 매출을 올려
고용 창출 효과까지 누리고 있었습니다.
향토마을 만들기, 현장포럼 개최, 창조적 마을 만들기 등의
사업을 통해 주민의 의견을 하나로 모아 마을 발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위원장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마을의 리더의 역량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볼 수 있었습니다.
마을의 가공 사업을 통해 생산해 낸
상품들도 있었습니다.
노란 건 강황 즉, 울금 분말입니다.
마을 특산물인 오디와 함께 울금을 가공하여
간 기능 개선에 좋다는 음료를 만들고 있으시다는데
이 사업 또한 마을 공모사업을 통해
선정되어 조만간 출시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오래된 전통마을에 머무르지 않고 끊임없는 노력으로
앞서나가는 농촌마을의 사례를 잘 볼 수 있었습니다.
둘째 날 점심 식사 후, 충남으로 이동하여
천개의 탑을 조성 중인 천탑 마을에서 하나하나
손으로 쌓아올린 돌탑과 천 개의 탑을 쌓아
천탑 마을을 이룰 예정이라는데,
그 탑은 마을 주민과 체험객들이 함께
어우러져 쌓는다고 합니다.
마을 여기저기에 놓인 천 개를 향해 가는 돌탑들...
부디 무너지지 않고 그 천 개의 탑이 잘 조성되어
마을 이름의 의미를 더하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들른 마을은 충북 제천의 심마을
일명 활산리 산촌 생태마을인데
이제 조성된 지 약 일년 남짓 사업 진행과정과
마을의 체험 상품 구축, 홍보 방안 및 마을 활성화에 관해
고민이 많은 마을이었습니다.
수수부꾸미 만들기 체험과 두부 만들기 체험을 하였는데,
두부 만들기가 기계화가 되어버려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는 '관찰체험'으로 바뀌었습니다.
초심으로 돌아가 농촌마을 운영에 관해 다시 한 번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는 기회를 갖게 해 준 마을입니다.
심마을에서 일박을 하였는데
이튿날 체험을 하고 받은 아침밥을 다 먹고 보니
함께 간 이웃 마을 중 서면 개야리 복주머니 마을 어르신들이
다 먹은 밥그릇을 차곡차곡 쌓아놓아 놓았길래 무슨 일인가 했더니
벤치마킹 도중 본 천탑 마을의 탑 쌓기 대신
실습한 것이라고 하셔서 한참 웃었습니다.
보고 배운 건 바로 실습하신답니다.
어르신들의 재치에 마을 운영도
참 재미나게 하실 듯 싶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2박 3일 동안
각 마을마다 지역의 특산물과 환경을 살린
다양한 체험과 특산물 판매, 6차 산업으로
발돋음하는 우리 농촌의 발전 가능성을
보고 느낀 시간들이었습니다.
정말 많이 보고 배웠습니다.
이번 벤치마킹에서 보고 배운 장단점들..
마을 운영이란 결코 쉬어서도
안주해서도 안 되는 것이란 다짐을 다잡으며
우리 마을에 잘 접목시켜 활용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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