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부안 채석강
중국의 시성 이태백이 뱃놀이를 하며
강물에 비친 달 그림자를 잡으려다
물에 빠져 숨졌다는 중국의 채석강과 흡사하다 하여
불리워지는 이름이란다.
물이 빠져 나갔을 무렵
해뜨기 전후에 보아야 제대로 볼 수 있다는 남편의 말에
아직 밤이 물러가기도 전에
일찌감치 숙소를 나섰다.
스마트폰 불빛에 비추어본 새천년의 약속
해넘이 채화대
한발 두발 옮기다 보니 바닷물이 빠져나가기 시작
채석강이 드러난다.
바위에 붙은 굴, 엄청 잘고
또 엄청 많다.
날이 밝아올수록 더 잘 눈에 띄는 굴
평소에는 바닷물에 잠겨있었다가 물이 빠지면 이렇게 드러나니 신기한 여행객들 그냥 지나칠리 없다.
채석강 본다고 나온 일행중에 염불보다 잿밥이라고
해식단애 보러가다 말고 쭈그리고 앉아 100원짜리 동전으로 굴을 파먹고 있다.ㅋ
달고 맛나단다.
생존본능 끝내준다며 웃고 말았다.
너럭바위 위를 지나쳐 걷다보니
책을 겹쳐 쌓은 듯한 해식단애가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다.
마치 커다란 백과사전 갈피속을 보는 듯 하다.
바닷물이 빠져나가면서 점점 더 눈에 잘 들어오는 해식단애
여기를 보아도 저기를 보아도
층층이 쌓아놓은 듯한 단애의 흔적이 신기하기만 하다.
용암이 흘러 내릴때 미처 녹이지 못한 돌들이 화강암인 바위에 박혀 있다
오랜 세월 바닷물에 빠져 나가고 남은 흔적들이다.
박힌 돌도 흔적도 선캄브리아대에서 중생대 백악기에 걸친 오랜 세월의 흔적들이다.
사람의 힘으로는 절대로 할 수 없는 불가능한 일들
오랜 세월 바닷물과
화산활동같은 자연활동에 의해서만이 가능한 일들이다.
새벽에 채석강 보러 나가자고 했더니 너무 이르고 춥다며 잠자리에서 일어나지 않던 일행들에게
이 돌 사진을 찍어 갖고 들어가서 놀려줬다.
"공룡 발자국 봤다!!"
했더니 동네 형님들...
"정말??"
그러신다. ㅋ
"뻥치지마!"
얼마전 다녀가신 형님 한 분이 그러시길래
"이거봐요. 이거 공룡 발자국이잖아!"
그러면서 널따란 바위위에 여기저기 움푹 파인 발자국 같은 이 사진을 보여드리며 빡 우기니
은근 믿으시는 눈치.(^-^)v
졸지에 공룡 발자국보고 온 걸로 몽땅 다 놀려먹었다.ㅋㅋ
돌에 빠져 시간의 흐름을 잊었다.
어느새 주변에는 일행들이 하나도 안 보인다.
막막한 바다속으로 혼자 걸어들어가는 느낌이 들어
뒤를 돌아보니 모래사장에서 그리 멀지 않다.
바위위에 붙은 해초들도 신기하다.
바다가 없는 산골에 살다보니 이렇게 물이 빠진 후에 눈에 띄는 모든 것들이 생소하고 신기하기만 하다.
자잘한 따개비들...
남편이 배고프다고 재촉한다.
부끄럽지만...
바닷물이 빠져나가 드러난 모래사장을 걸어보는 것이 처음이다.
혹 남겨진 물고기 한 마리라도 있으면 잡아볼까 싶은 생각도 든다.
저만치 앞서가는 남편을 불렀다.
"물고기가 바닷물에 다 딸려나갔나?"
그랬더니 픽 웃으며
"딸려나갔겠냐? 살려고 다 따라나갔지.ㅋ"그런다.
여기, 패잔병 하나가 있다.
조개는 조개인데 길다란게 무슨 조개인지 모르겠다.
껍질 반쪽을 잃어버리고
미처 따라나가지 못했으니 아마도 죽었을터이다.
그나마 이녀석이라도 있어 이곳이 물로 차 있을 때 생명체가 살아있는 곳임을 알겠다.
바닷물이 남겨놓은 흔적들
마치 일렁일렁 물로 그림을 그려놓은 듯 싶다.
육지쪽에 거의 돌아오니
어두울때는 보지 못했던 인어상이 있다.
해넘이 채화대도 제대로 보인다.
그래도 바다에 미련이 남아 다시 한 번 더 돌아보고
언덕을 올라와서도 채석강 쪽을 다시 한 번 더 돌아보고...
숙소롤 가는 길을 오른다.
강원도 산간에서는 보지 못하는 동백이 남쪽지방이라 피어있어 이또한 신기해서 한컷
새벽 산책 후 받는 깔끔한 아침 밥상
정갈하고 맛나다.
우리나라도 다녀보면 정말 신기하고 좋은 곳 많다.
아침밥을 먹으며 남편에게
"당신덕에 이런 곳도 다니네?"
그랬더니 입가가 확 벌어진다.
내가 생각해도 기분좋게 하는 말......정말 쉽다.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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