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에 사시는 지인이 전화를 주셨네요.
평창 송어축제가 한창이니 어서어서 구경오라구요.
그래서 방학을 맞아 집에 와서 하루종일 방안에서 뒹굴뒹굴하고 있는 아들녀석들을 데리고 꼬불꼬불 운두령 고개를 넘어갔습니다.
송어축제가 열리고 있는 평창 진부는 온통 축제 분위기입니다.
거리에도 상가에도 사람들과 차들로 가득차 있습니다.
지역축제의 성공적인 모습이 보이는 듯 합니다.
도착하자마자 송어축제장으로 직행했습니다.
축제장 입구에 세워진, 송어축제를 상징하는 대형 눈조각이 제일 먼저 눈길을 끕니다.
남편과 막내아들이 지인을 만나 점심을 먹는동안
저는 이제 곧 군대입대를 앞둔 장남녀석을 세워놓고 사진도 찍고,
또 다른 분들 사진을 찍어드렸더니
우리 사진도 찍어 주신다고 해서 품앗이로 엉겁결에 모자 기념 사진을 남겼습니다.
송어축제장의 시설이용과 낚시터를 들어가는 모든 표들을 판매하는 매표소입니다.
이곳에서 각자 체험거리를 선택하고 표를 끊습니다.
전동 자전거, 스노우 바이킹, 4륜 오토바이, 전동썰매, 스카이라인 등 놀이 이용 시설도 다양합니다.
기다리는 동안 송어의 종류를 알기 쉽게 수족관을 구경할 수도 있습니다.
색색깔의 송어가 유유히 헤엄치는 모습이 꼬마들은 마냥 신기한지 얼굴을 들이대고 수족관 앞에서 떠날 줄을 모릅니다.
송어를 잡을 낚시대와
낚시 바늘들
어쩐일로 낚시광인 아들녀석이 낚시 할 생각이 없다고 해서 축제장을 둘러보려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얼음 테이블과 얼음의자 뒤로 갖가지 표정이 장승이 서 있습니다.
역시나 얼음테이블 뒤로 솟대가 나란히 서 있습니다.
갖가지 모양의 얼음조각들 사이에서 저마다 사진을 찍고 추억을 남기느라 분주합니다.
평창 송어 축제장은 행사장에 눈을 가득 만들어 집어 넣어서 온통 눈세상입니다^^
홍천보다 기온이 낮은 곳이라더니 정말 춥습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추위를 이기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눈썰매장에 굳이 들어가지 않아도 축제장 전체가 눈 미끄럼틀입니다.
수륙 양용차에 커다란 튜브를 매달아 눈밭을 달리는 사람들
그 속도에 질러대는 비명과 환호성이 축제장을 찾은 사람들 눈길을 끕니다.
무지 신나보입니다.
양양 해담마을에서 타 보았던 기억이 있는지라 저도 그 느낌, 잘 알지요.
머리카락을 날리는 세찬 속도감, 엉덩이가 쿵쿵 널뛰는 스릴을 만끽하기보다 저는 질려했던 터이지만,
눈밭에서 타면 그도 또한 색다를 재미일 듯 싶습니다.
제 남편도 예전에 트랙터에 고무함지를 매달아 눈미끄럼을 태워주곤 했는데 수륙양용차는 트랙터의 속도에 비할 바가 아니겠지요.
영화속 거대한 캐릭터가 여기저기 세워져있고
또 새로운 캐릭터를 제작하기 위해 작업중입니다.
축제장 한 켠에서 환호성이 터져나오길래 뭘하나 가봤더니 주류회사에서 나와 홍보하고 있습니다.
이 추운 날씨에 배꼽티를 입은 이쁜 아가씨들이 신나게 춤을 추고 있습니다.
아들의 팔을 쿡 찌르며 "야, 보기만해도 신나지?"
그랬더니 아들녀석, "엄만 제가 민잰줄 아세요?"
하더니 씨익 웃네요.
행사장마다 이렇게 야(?)하게 입은 이쁜 아가씨들 나오면 우리 민재녀석은 아기때부터 시선을 고정한 채 발걸음을 떼지 않으려 했거든요.
하긴 초등학교 일학년때 제 스타킹 포장지에 나온 늘씬한 다리를 유심히 쳐다보더니, 가져다가 제 친구한테 요요랑 바꿔먹은 녀석이 그녀석이니까요.
하여튼 이 홍보장에선 보온병이며 팝콘이며 무료로 나누어주면 신나게 홍보하고 있습니다.
얼음 빙벽
요거타고 오르기도 함 꽤 재밌을듯 싶은데...
그냥 눈으로만 보고 지나칩니다.
행사장 이쪽 끝에서 저쪽 끝으로 매달려 건너갈 스카이라인~
팔 힘 강하면 도전해 볼 만 하겠네요.
맨손잡기 송어체험장은 시간마다 진행하므로 제가 방문했던 시간은 잠시 휴식타임
에궁~~
얼음보다 그냥 물이 더 시려보입니다.
그래도 펄떡거리는 송어들을 쫒다보면 추위쯤은 잊혀지겠지요?
요기는 눈썰매장
주로 꼬마들이 신호에 맞춰 일제히 타고 내려옵니다.
내려올 땐 좋은데 다시 올라가려면 만만치는 않을듯 싶어요.ㅎ
금강산도 식후경
아들녀석이 배고프다고 투덜거려서 식당으로 향했습니다.
커다란 비닐하우스에 테이블들이 놓여있고, 지역 업체에서 나온 음식점들과
직거래장터도 열리고 있습니다.
커다란 난로옆에는 젖은 장갑과 신발들을 말리고 있고
잡아온 송어를 회로 떠주거나,
통구이를 해주고 있습니다.
저희는 낚시를 하지 않은터라 이런 혜택은 누려보지 못하고, 셀프식당으로 향했습니다.
송어회,송어탕수육,매운탕,송어회덮밥...몇가지 메뉴를 담아놓고 쟁반에 담아 계산하는 셀프식당 운영,매우 효율적입니다.
쟁반에 송어회덮밥을 골라담고,아들녀석이 송어회도 먹고 싶다고 해서 한접시 선택했더니 금액이 2만6천원이 나왔네요.
시중 횟집에서 송어회를 사 먹으면 꽤 비싼 돈을 주어야 하는데 정말 저렴합니다.
송어매운탕도 이렇게 선택해서 테이블에서 끓여 먹으면 됩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기숙사 생활을 해 온 터이라 송어회는 거의 먹을 기회가 없었던 아들녀석
정말 게눈감추듯 송어회 비빔밥과 송어회 한접시를 단번에 해치웁니다.
이녀석 델고 홍천강 꽁꽁 축제장에도 다시 가봐야겠습니다.
먹거리장터 한 구석에는 손금 관상 사주를 봐주시는 분이 계십니다.
지나치다가 눈이 마주치는 바람에 저도 모르게 의자에 앉고 말았습니다.
제 사주와 손금, 관상까지 셋트로 몽땅 다 봐주시네요.
하긴 해도 바뀌었으니 올 한 해 운수가 궁금하기도 하고, 하루종일 앉아 계신 분이 지루하실까(^^) 상담했는데, 생각보다 제 성향이나 성격, 내력 등을 잘 맞추시네요.
옆에서 보던 영재녀석, 신기하다, 신기하다를 연발...
남편에게 정말 잘 맞히시더라고 이야기했더니 뭘 잘 맞히냐고 묻길래
제가 아프거나 다칠 위기에 있어도 집안에 돌아가신 할머니가 돌보아주고 계셔서 괜찮다고 하더라고 했더니, 네 나이에 돌아가신 할머니 없는 사람이 어딨냐고, 나이 계산 좀 해보라고, 할머니가 살아계시면 도대체 몇 살이겠냐고...^^;;
이번에는 몸에 칼 댄 자국이 있다고 했더니 살면서 맹장수술 한 번 안해본 사람이 어디 있냐고,
손금이 너무 좋은 손금인데 잘 못 살면 이상하다고 그랬더니,
내 탓이래냐?? 하더니 여자 손금 좋은데 못 살면 남편탓이고 남편 손금 좋은데 못 살면 아내탓인건 당연하지 하네요.^^;;
에궁, 도대체 뭔 말을 못해요.
그래도 깨알 재미는 있습니다.제가 자리에서 일어나자마자 새로운 손님이 앉네요.
어떤 삶을 살아오고 또 살아내야하는가는 자신이 가장 잘 알겠지만 한번쯤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 돌아보게되는 제 삶의 편린들도 그리 헛되진 않네요. 그러면서 다시 한 번 올 한해도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해 봅니다.
또 새롭게 맞이하는 갑오년 한 해, 내 생애 두번다시 돌아오지 않을 귀한 시간들임을 잊지않으며 평창 송어축제장을 떠나왔습니다.
이 겨울이 끝나기전, 시간 되시면 평창 송어축제장을 찾으셔서 추억도 쌓고 깨알같은 재미도 느끼고, 맛난 송어도 실컷 먹고, 가족 여행지로 강력 추천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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