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비 분수에서 분수구경 대신 젤라또 하나로 아쉬움을 달래고
기념품 가게랑 공방 형태의 가죽가방, 신발 가게도 눈으로만 실컷 보고
사람들도 실컷 보고......
이탈리아는 정말 관광대국맞다.
오지 말래도 전세계에서 많은 사람들이 몰려오니 그 관광객들에게 city tax라 해서 관광버스로 들어가는 도시마다 돈을 내는데 그 이유가 정말 기막히다.
자기네 도시를 방문해서 탄소배출량을 높이고 물과 화장실 등을 사용, 그리고 쓰레기를 버리니 무조건 내라는 돈이란다.
게다가 단체관광의 경우 현지인이 한 명씩 동행하는데 그 페이를 지불한다.
바티칸 박물관에서도 이곳 트레비분수에서도 할아버지 한 분과
눈 마주치면 생긋생긋 웃어주시는 이쁜 아줌마 한 분이 따라오셔서 말 한 마디 않고 그냥 따라만 다니다가 시간되면 가버린다.
눈 마주치면 씨익 웃는게 정말 다인데...그나마도 할아버지는 무뚝뚝하셔서 웃지도 않으신다.
고용정책, 혹은 자국민의 생계 보장이라 해야하나?
그 금액들이 만만치 않은데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광객이 찾아오는 이유...
무엇보다 그네들 선조들이 물려준 문화유산을 고스란히 잘 보존하고 지켜온 자부심과 지혜덕이라 해야할 듯...
아...이 많은 서양인들 중에 가만보면 동양인들도 꽤 많다.
왼쪽으로 많다. 사진에는 안 나왔지만..ㅋ
한국인 단체 관광객 혹은 중국인, 일본인.
특히 이탈리아에도 가는 곳마다 중국인들이 많이 보인다.
거짓말 아니지? 있잖아, 바로 요기!!
우리나라에도 요즈음 중국인 관광객들이 정말 많이 오는데 로마 현지 가이드님 왈,
중국에서는 유럽으로 오려고 해도 비행기 좌석이 없어서 못 온단다.
중국의 신흥부자들이 외국으로 여행을 많이 나오는데, 유럽으로 오려면 좌석 나기를 약 일년정도 기다려야 한다면서 성질 급한 일부 사람들은 실크로드를 통해 걸어서 오고 있단다.
내후년쯤 이곳에 도착한다고.
벌떼처럼 걸어오고 있다고 비유하는데, 그 흔한 미소한 번 안 지으면서 무심하게 멘트를 날리는데 빵(!) 터지고 말았다.
이 레코드 가이드님, 멘트를 들으면 들을수록 재미나다.
표정은 완전 무표정,
말투는 레코드 틀어놓은 듯 고저도 강세도 없는데 주의깊게 들으면 말속에 위트와 재치가 장난 아니다.
좀 듣는 사람 생각해서 눈도 마주치고 웃어주면 좋은데 그런 배려는 별로 없어도 어쨌든 재미는 있었다.
하여튼 이렇게 밀려온 중국인들이 유럽의 명품들을 싹쓸이 할 정도로 구매를 많이 한다고 한다.
한예를 드는데...
어떤 중국인이 스위스 로렉스 시계 파는데 가자마자 카운터에 팔뚝을 척 올려놓더니 소매를 걷었단다.
그러더니 그 팔뚝에 시계를 채울 수 있는 대로 채우라고 요청.
계산할때 팔뚝까지 계산해 버린단다.
나중에 공항가서 택스(세금) 계산하는데 도장 받을때, 우리나라 사람들이 한두장 갖고 끄적거릴때
중국 사람들은 책으로 한권씩 제출해 버린다고.
그래서 유럽 사람들은 비지니스를 중국 사람 대상으로 안 할 수가 없다고 한다.
중국에서는 한 품목만 팔아도 몇 억개를 파는것이므로 앞다투어 중국 사람들을 대상으로 사업하려 한다고 한단다.
무시무시한 중국의 잠재력이 전세계적으로 발휘되고 있다는 말씀.
하긴 예전에 중국에 갔을 때, 상해 짝퉁 백화점에 간 적 있다.
짝퉁을 너무나 잘 만들어서 오리지널회사가 중국짝퉁 회사에게 그 물건을 그대로 팔게 해 줄터이니 로열티만 좀 달라고 사정했단 소리를 들은 적도 있다.
게다가 중국 사람들은 자국민에 대한 포용도가 높다.
세계 어느 나라에 가서 어떤 국적을 갖고 살든지 중국사람들은 그 사람들을 모두 자국민으로 인정한다.
국적에 관한 한 다소 까다로운 우리 나라에 비해 그런 포용력이 오히려 중국 사람들을 뭉치게 하고, 애국심을 키워준다고 하는데...일리가 있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이드님 따라서 콜로세움을 향해 걸어가면서 본 로마의 거리 모습들
바닥의 돌은 박석을 깔은 것인데 아스팔트인 우리나라보다 친환경적이서 참 좋다.
이탈리아의 도로는 거의 모두가 이렇게 돌을 깔았다.
로마의 집들은 기본이 겨우 500년밖에 안되었다는 소리를 듣고 또 들으면서...
유럽의 가게들은 실내에서 먹는 것보다 실외에서 먹는 것이 더 비싸다는데, 이렇게 실외에서 식사를 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어디를 가든 이렇게 야외카페, 야외 음식점들이 눈에 많이 띈다.
자유로워 보이기도 하고
낭만적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어쩐지 먼지와 대기오염...기타 등등
우리나라 도시에서 같으면 다소 신경쓰일듯한 모습들
그런데 유럽은 공해지수가 높지 않단다.
자동차가 많기는 해도 교통규칙도 그리 엄해 보이지 않고 신호도 자유로운편
사람과 차와 자전거와 오토바이 등이 알아서 서로서로 잘 피해다닌다.
유럽은 이렇게 작은 차가 많이 보인다.
우리나라 티코보다 작은 듯 싶은...딱정벌레 모양의 ...
우리나라차의 딱 반토막크기다.
뭐 비싸고 큰, 좋은 차를 타는 사람도 많지만 로마 사람들은 굳이 좋은 차, 큰 차를 타려고 하지 않는단다.
한마디로 허세가 없단다.
이탈리아의 부가가치세는 22%, 세금때문에 개인 사업을 잘 안하는 편이고 해도 가족들끼리 한다고.
남을 쓰면 연금 월급 등으로 주고나면 남는게 없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가내 수공업 형태의 가족위주의 사업체가 많은 듯...
하긴 동생네도 사업 하면서 알바생을 고용해도 함부로 해고를 할 수 없기에 그게 제일 큰 애로점 중의 하나라 했다. 게다가 세금도 만만찮다고.
마리오몬떼 수상이 들어서면서 탈세와의 전쟁을 벌였다는데 세금이 높아서 탈세하는 사람이 많은건지?
반면 이나라 사람들은 놀때는 확실하게 논단다.
특히 연말 파티를 폭죽도 터뜨리고 밴드도 불러서 화려하게 한다고.
반면 크리스마스는 가족과 함께 조용하게 보내고, 크리스마스 캐롤은 저작권때문에 잘 안틀며, 식당같은 곳에서 풀코스 요리를 즐기며 오붓하게 보낸다고.
하긴 처음 로마에 왔을 때 이사람들의 저녁식사 시간이 기본적으로 네시간이라고 해서 얼마나 놀랐는지..
게다가 나오는 양은 얼마나 많은지 기절할 뻔 했다.
먹고 떠들고 소화시키고 또 먹고......보기만 해도 질리는 기분
그렇지만 그게 삶의 즐거움 중의 하나라고 하니 나라마다 문화가 다르고 취향이 다른건데 뭐 그러려니 하고 이해하고 넘어가야지...
유럽 사람들이 우리나라 사람들을 만났을 때 가장 당혹스러운 점 중의 하나가 식사시간을 서두르는 점이란다.
유럽사람들은 식사를 하면서 사업 얘기도 많이 하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식사가 빨리 나오지 않으면 독촉하고, 식사가 나오자마자 10분만에 식사를 마치고, 얼릉 자리를 뜨려고 안절부절 못한다고...
말하다 보니 딴데로 샜네.
베네치아 광장을 향해 가는 중 보인 귀여운 공중전화
우리나라는 이제 공중전화를 거의 찾아 볼 수 없는데...
스마트폰 단말기 값이 만만찮으니 이제 우리나라도 다시 공중전화가 생기려나??
트레비 분수에서 출발해서 약2~3십분쯤 걸었나?
우리가 걸어온 거리가 아마도 코르소거리인듯...싶다.
이 거리의 남쪽 끝에
로마교통의 중심지이자 로터리 형태의 광장이 하나 나오는데, 바로 그 유명한 베네치아(Piazza Venezia) 광장이다.
거기서 엠마뉴엘레 기념관을 끼고 더 올라가면 캄피톨리오 언덕이고, 더 가면 팔라티노 언덕
그리고 이 두 곳에서 포로로마노(Roman Forum)를 볼 수 있다.
거기서 다시 돌아내려와 포로 임페리얼 거리를 따라 중앙으로 조금 더 올라가면 그 유명한 콜로세움이다.
뒤로 보이는 타자기 모양의 저 하얀 건물이 에마뉴엘레 2세 기념관이다.
일명 독립기념관 지금은 통일기념관으로 불리우고 있다.
역시 사람...엄청 많다.
이곳이 로마의 교통 중심지라더니 로마의 심장부에 해당한단다.
6개의 도로로 이어지는 중심지란다.
로마시내를 돌아다니가 길 잃어 버리면 저 하얀 건물을 보고
이곳 베네치아 광장으로 왔다가 다시 출발하면 된다고 한다.
트레비 분수 가기 전에 버스를 타고 지나갔었는데 직접 걸어오니 좀 힘들긴 해도 버스 탈 때보다 눈에 더 잘 들어온다.
2층 버스도 스윽 지나가고...
저 위에 탄 사람들 비 오면 비 다 맞겠네?
하면서도 한번쯤 타보고 싶은 마음...
앞뒤를 이은 2중버스도 지나간다.
이 버스 커브돌때 문제 없으려나?? 괜한 걱정.
역시 타보고 싶다.
다음에 오면(약 한달쯤 잡고...ㅋ)
좀 더 발품팔아 이곳저곳 상세하게 보고 다녀야지...생각하면서
조금 걸었더니 덥고 힘들다.
베네치아 광장 한가운데 잔디밭 사이 경계석에 앉아 광장 스케치...
앞에 보이는 이 하얀 건물,
바로 엠마뉴엘레 2세 기념관(Monumento di Vittorio Emmanuele)이라고 했었지?
서로마 멸망 후 100여년동안 20여개의 도시국가로 나뉘어져있던 로마는 분열과 다툼이 끊이지 않았는데, 북부지방에서 전쟁을 시작한 엠마뉴엘레와 남부지방에서 통일 전쟁을 시작한 가리발디장군이 이곳 로마에서 만나 전쟁을 치르지 않고 협상을 통해 로마의 통일을 이루어내었다.
1400년만에 이탈리아를 통일한 이탈리아의 초대왕, 바로 그 비토리오 엠마뉴엘레2세를 기념하기 위해 지은 건물로, 로마시내 어디에서든 볼 수 있도록 상당히 높은 고지대에 위치해 있다.
1878년 협상가이자 달변가였던 엠마뉴엘레2세가 서거하자 그의 죽음을 애도하기 위해 건립
1885년 주세페 사코니의 설계로 착공하여
1811년 이탈리아 통일 50주년을 맞아 엠마뉴엘레3세에 의해 준공되었는데,
건설당시 뒤쪽의 캄피톨리오 광장을 상당히 훼손하는 바람에 로마인들의 뿌리를 흔들었다고 비난받기도 했으며, 생김새 때문에 타이프라이터, 또는 웨딩케익이라 불리기도 했고,
로마의 오랜 유적들과 어울리지 않는 모양과 색이라 하여 '가장 추악한 궁전'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가운데 우뚝 서 있는 기마동상의 주인공은 바로 그 비토리오 엠마뉴엘레2세의 동상인데 높이가 자그마치 12미터란다.
저 건물 앞에는 이탈리아의 동쪽 바다(Mare Adriatico)와 서쪽 바다(Mare Tireno)를 나타내는 두개의 분수대와 여러 동상들이 서 있다. 그리고 곳곳에 새겨진 식물들은 승리를 뜻하는 종려나무, 힘을 나타내는 참나무, 가치와 승리로 얻어진 평화의 월계수, 희생을 상징하는 은매화, 평화와 융화를 뜻하는 올리브나무등이 새겨져 있다고...
이 기념관의 정면에는 '조국의 계단'이라 불리는 무명용사의 무덤이 내부에 있는데, 2003년 11월, 이라크 나시리아에서 전사한 이탈리아 군인 열일곱명과 민간의 두 명의 유해가 있단다. 그리고 그 앞에는 꺼지지 않는 불, 성화가 있는데, 항상 근위병이 지키고 있다고...
그리고 이 건물에는 승리의 여신 비토리아조각상이 대리석 원주위에 있고, 양쪽 건물 꼭대기에도 전차를 끄는 비토리아 여신의 조각상이 있어 이 건물을 '비토리아노'라 부르기도 한다.
베네치아도 아니면서 베네치아 광장이라고 불리우게 된 것은 바로 저 건물때문이다.
엠마누엘레 기념관을 바라보면서 우측과 좌측으로 비슷한 건물이 마주보고 서 있는데, 오른쪽으로 보이는 이 건물이 바로 베네치아 궁전(Palazzo Venezia)이다.
베네치아궁은 원래 산마르코 성당에 봉직하던 추기경들의 자택으로 쓰여 '산마크로 궁전'이라고도 불리웠으며, 교황 에우제니오 4세의 조카인 피에트로 바르보 추기경이 자신의 저택으로 사용하기 위해 보수하면서 반지하실, 2층의 요새화된 구조로 변경했고, 이 석재의 대부분은 인근 콜로세움에서 가져왔다고 한다.
16세기 중엽에는 교황 비오 4세가 베네치아 공화국의 환심을 사기 위해 1546년부터 230년동안 베네치아 공화국 대사의 사저 즉 대사관으로 제공했고
현재는 르네상스 예술작품을 전시한 베네치아 궁전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또 2차 세계대전 때 독재자 무솔리니가 집무실로 사용한 곳으로도 유명한데 이곳에서 무솔리니가 100만 군중을 모아놓고 청중을 향해 연설하기도 했다고 한다.
베네치아 궁정의 맞은 편에는 베네치아 궁정과 비슷하게 생긴 또 하나의 건물이 있는데, 이 건물은 팔라초 델레 아시쿠라치오니 제네랄리(Pallzzo dello Assicvrazioni Generall) 건물이다.
1911년에 지어졌다는데 보험회사의 사옥으로 지어진 건물이란다.
베네치아 궁정과 너무 비슷하게 생겨서 베네치아 궁정으로 착각하는 사람도 많은데, 그야말로 베네치아 궁정을 본뜬 짝퉁^^
건물에도 짝퉁이 있으니 재밌다.
근데 그 짝퉁 건물도 자그마치 100살이 넘었다는 것...ㅋ
제네랄리를 지나면서 바로 왼쪽으로 보이는 건물은 발렌티 궁전이다.
이곳도 여전히 유적지 발굴 공사중
철창이 쳐있어서 들어가지는 못했지만 발굴중인 유적지를 보니 포로로마노가 점점 더 가까워지는 느낌^^
발렌티 궁정 옆 쪽으로 트라얀의 기둥(Rome churches and Trajans Column)이 보인다.
트라야누스 왕자가 루마니아와의 전쟁에서 이긴 것을 기념해서 세운 것인데 원주의 표면에 전쟁을 준비하는 모습에서부터 전쟁에 승리한 모습까지 부조로 조각되어 있다는데 그냥 스윽~~~ 지나쳤다.
기둥 맨 위에는 트라야누스 왕자의 모습이 조각되어 있었다는데, 지금은 성 베드로의 모형이 조각되어 있다.
엠마뉴엘레 2세 기념관을 끼고 포로로마노로 가는 길이다.
언덕으로 올라가다가 잠시 돌아서서 베네치아 광장쪽을 슬쩍 찍었다.
뒤로 돌아 앞으로 쭈욱 올라가면 포로로마노...
관광이 목적이 아닌 연수가 목적이기에 유적지 하나하나를 자세히 볼 시간이 주어지지 않았다.
정말 skip이 많았다.
이태리 사는 동생이 일정표를 보더니 이번에는 열심히 공부하고 다음에 다시오라고 신신당부하더니...
정말 그랬다.
사실 시간이 된다면 저 엠마뉴엘레 기념관에도 들어가보고(무료입장이다.ㅋ)
기념관 앞의 조각상들이랑 분수랑 성화도 자세히 보고...
엠마뉴엘레 기념관 뒤의 캄피톨리오 광장도 들어가보고
그랬을터인데...
불행히도 포로로마노 밑에도 직접 들어가서 걸어보지도 못하고 언덕위 테라스에서 슬쩍 보고
콜로세움도 안에 들어가 보지 못하고 겉에서 휘익~~둘러봤다.
그래도 어쨌든...
이 베네치아 광장 이야기 다음에는 포로로마노와 콜로세움, 콘스탄티누스 개선문 이야기가 이어질 것이란 말씀.
비록 수박겉핥기 식으로 보았다 하더라도...ㅋ
여행은...떠나기 전의 설레임도 좋지만 다녀오고나서 사진을 보며 그곳에서 느꼈던 감정, 만났던 사람들, 보았던 광경들..
그런 것들을 떠올리면 더 행복해지는 듯 싶다.
다시 또 가고 싶다는 충동에 휩싸이기도 하고...
연말연시...
연일 정신 없지만 그래도 밤마다 사진 들여다보고 여행기 쓰고...
그러면서 아직도 여행 후유증에 시달리는데...
그 시달림이, 후유증이 결코 싫지가 않다, 그래서 사람들은......여행을 떠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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