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 블로그 쵸니 주부기자

[스크랩] 농사의 어려움을 안다면...밥 남기면 "앙~대여!"

삼생아짐 2014. 5. 22.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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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지역은 산간 분지인지라 특이하게도 산으로 둘러싸인 지역이면서도 논농사를 많이 짓습니다.
오랜 옛날부터 집집마다 밥짓는 연기가 끊이지 않았다 할 정도로 논농사가 발달한 곳이지요.
저희도 밭보다 논이 많아 해마다 논농사를 짓습니다.

 

 

 

약 한달 전에 못자리를 했었지요.
비닐 덮고 이불 덮고 비닐 하우스에 문도 달아주고 아침 저녁으로 물도 주고
그렇게 관리하고 나면 모판에서 노랗고 파란 싹들이 돋아납니다.

 

 

 

볍씨 위에 덮어 주었던 흙을 들어올리면서

조금씩 돋아나는 싹들 참 신기하죠?

 

 

 

이 싹들이 숨을 쉴 수 있도록 물을 위에 가만가만 뿌려주면

흙은 밑으로 차분하게 내려가고 노랗고 파란 싹이 얼굴을 활짝 내밀게 되지요.


이때 물을 너무 많이 주게 되면 싹이 병들기도 하기에 조금만 주어야 하는데

올해 제가 너무 물을 많이 주는 바람에 모가 많이 상한 곳도 있답니다.ㅠㅠ

 

 

 

볍씨에서 돋아나는 싹, 아직도 조금씩 돋아나고 있는 싹도 있지요.
새싹들의 모습은 보면 볼수록 신기합니다.

 

 

 

아직은 더 자라야 하기에 이불을 덮어주었었지요.
그러기를 약 보름 완전히 자라난 싹들이 이제는 논으로 나갈 준비를 하게 되고
이 모들이 논으로 나가 심기는 것을 모내기라 한답니다.

 

 

파릇파릇 사랑스럽다 !

 

파랗고 탐스러운 모로 자라났습니다.
그동안 아침 저녁으로 물도 꾸준히 주고, 소독약도 쳐주고

제가 물을 많이 준 곳을 빼고는 다른 곳은 잘 자랐습니다.

 

 

 

예전에는 이 모들을 뽑아서 손으로 하나하나 논에 심었지만 지금은 기계로 심어서 모내기가 많이 수월해졌답니다.
이렇게 자란 모판들을 논에 심기 위해서는 한판한판 일일이 실어내어야 하는데 그 일도 만만치는 않습니다.
 

 

 

작년까지는 큰 아들이 들어와서 해 주었는데 올봄에 못자리 해 놓고

군대에 가는 바람에 이제 중학교 3학년인 막내 아들 녀석에게 부탁(?)했습니다. 사실은 협박(!)이었지만요.
 

 

 

 

 

학원도 빠지고 집에 들어온 아들 녀석, 발이 얼마나 큰지 집에 맞는 신발이 없습니다.
슬리퍼를 신고 일하자니 녀석아빠 얼릉 장에 가서 녀석의 발에 맞는 큰 장화 사다줍니다.

아들 녀석, 장화가 번쩍번쩍 광이 난다며 씨익 웃네요.

 

 

 

원래 농사일이 흙을 만지는 일이다 보니 손톱 끝에 새카맣게 흙물이 들었습니다.
이거 어떡하냐고...슬쩍 울상을 짓길래 제 경험을 말해줬지요.
걸레를 비누칠해서 싹싹 문질러 빨고 방 두 개만 닦으면 깨끗해진다고요.
아들녀석, 엄마 약았다며 고개를 설레설레 젓습니다.

 

 

 

남편이 모를 심는 동안 앉아서 기다리다가 가까이 오면 모판을 건네주고..

 

 

 

다 심고 난 빈 모판을 거두어서 창고에 쌓아놓는 일을 하는걸 바로 모쫑이라 하지요. ^^

 

 

 

그런데 이녀석, 땡볕에 빨갛게 익으면서도 투덜거리지 않고 씩씩하게 다 해내네요.

하지만 좀 힘들긴 했나봅니다.

 

 

 

이앙기 기계가 말썽을 부려서 남편이 기계를 멈추고 고치는데,

갑자기 제 귀에다 대고 귓속말로- 아빠는 기계가 망가져서

속상한데 난 왜 이 짧은 순간 이렇게 행복하지? 하네요.


녀석, 얼마나 힘들었으면 이런 소리를 하겠나 싶으면서도 한마디 다짐을 두었지요.

농촌 출신인 농부의 자식들이 우리 농촌 농업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일인지 알아야

이 다음에도 우리 농업의 소중함을 알거 아니겠냐고요.

 

 

 

- 밥 남기면 되겠어 안되겠어?

- 앙대요!- 아빠 고생하시는거 모르면 되겠어 안되겠어?

- 앙대요!!- 공부 안하면 되겠어 안되겠어?
- 대~~요 *^^* - 헉! 뭐야?-_-a - 원래 세번째는 되는거예용.(^-^)v


녀석의 입담에 하하 웃고 말았지만 이 녀석이 아니면

올해 모심기는 정말 힘들었을듯 싶어요.
다른 분들도 그러더라구요.

농촌에 일손이 얼마나 부족한지 자식들이 큰 일꾼이라고...


이 녀석 낳는다고 양가 어머님들 어이없어 하셨는데

이렇게 키워놓고 보니

일손 딸리는 시골에선 정말 큰 일꾼이네요.

 

논에 내어심은 모들이 모살이를 잘 해서 푸르른 들판을 이루기를,

풀도 뽑아주고 벌레도 잡아주어야 하는 긴 여정을 거쳐,

노력한 만큼 이룬다는 진리를 되새기며, 황금들판을 그려봅니다.


자, 오늘은 옥수수를 심으러 밭으로 갑니다.
정말 눈코 뜰새없이 바쁜 철이네요, 지금 농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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