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얼어죽진 말아요^^

삼생아짐 2010. 11. 5. 10:51
728x90

꽃 지고 난 자리

 

 

빨간 단풍이 들어 그나마 눈을 즐겁게 하더니

 

 

하나둘씩 떨어지며 추운 겨울을 예감하네요.

 

 

예전에는 곱게 물든 단풍잎이랑

 

 

은행잎을 주워 책갈피에 꽂았다가

 

코팅하여 편지지도 만들고

 

예쁜 시를 써서 시화집을 만들기도 했었는데

 

생활에 묻혀 살다보니 그저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한 번 느끼는 것으로 족할 뿐......

 

 

서리가 하얗게 내린 아침

 

 

떨어진 단풍잎마저 오글오글 오그라들어

 

새삼 산간지방의 이른 늦가을 추위를 실감하게 합니다.

 

 

 

울 최후의 보루, 잘 마른 볏짚을 거두어 들여

 

소의 먹이로도 쓰고

 

이렇게 소들 덜 추우라고 우사 앞을 막아

 

바람막이 역할도 하게 하네요.

 

(삼생아짐,속으로 ; 하여튼 JQ(잔대가리 지수)는 꽤 높단 말이야..ㅋㅋ)

 

 

한 달 전부터 시작한 아이들에게 문자메시지로 아빠의 사랑 전하기

 

운동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답니다.

 

 

사랑뿐만 아니라 하고싶은말(잔소리)도 꾸중도

 

문자로 전하니 받아들이는 아이들은 직접 듣는 것보담은

 

기분이 덜 나쁜가보네요.

 

게다가 녀석들은...은근슬쩍 잔소리는 씹으면서 딴소리로 대신하기도 하구요.

 

(이넘이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당구장 갔다가

 

아빠의 레이더망에 걸린거죠......)

 

근데...그 문자메시지를 요즘은 제게도 보내네요. 

 

뭔 말인줄 알죠??

 

부부싸움도 이젠 문자로 한다 이거죠. 

 

 

멋부리다 얼어죽은 년들 여럿 봤다는 아빠의 문자에

 

순진한 민재넘 ; 진짜 얼어죽었어요??

 

누나 심하게 많이 조심해야되겠네...라고....대답해서

 

한참 웃기도 했네요.

 

 

 뭐, 아직 문자메시지가 서툴어

 

맞춤법도 틀리고

 

작성하다 말고 문자가 전송되어서 놀란 녀석들

 

전화가 오기도 하고......

 

(제가 코피를 많이 흘렸더니

 

엄마가 지난 밤에 코피를 많이 흘렸다, 엄마에게 엄마에게......)

 

이렇게 보내는 바람에 놀란 수향녀석, 뭔 일 난줄 알고 놀래서 전화했더라구요.

 

아빠, 우는 줄 알았대요. 내참...

 

 

그렇지만 서로서로 격려해주고

 

 

수많은 하트가 오고가니 

 

 

보기 좋긴 하네요.

 

 

수향넘, 저더러 늘 무심하고 냉정하다고 하는데...

 

제가 전화도 잘 않고,

 

문자메시지도 잘 안 보내고

 

사랑 표현도 잘 안하는 편이라서 늘 녀석들로부터

 

원성을 듣곤 하는데...

 

엄마, 아빠 둘 중에 하나만이라도 이렇게 열심히

 

사랑을 표현하니...

 

역시 부부란 서로 다른 면을 채우면서 사는 존재들인가 보네요.

 

 

어쩌면 울 최후의 보루가 아이들에게 먼저 다 해버리는 바람에

 

제가 할 기회가 없는지도 모르겠어요.

 

 

예전에 어머님이랑 친정 어머니도 제가 전화 잘 않는다고 꾸중하셨는데

 

제가 하기전에 이미 울 최후의 보루가 다 해버려서

 

뒤이어 하기가 그렇다고 변명하곤 했는데... 

 

 

이제 2010년도 거의 다 끝나가는데...

 

새해에는 주변사람들에게 좀 더 적극적으로 사랑표현을 해봐야지 싶기도 한데...

 

이 성격이 고쳐지려나 모르겠네요......

 

'무심함'도 천성인지???

 

 

어쩌면 차가운 환절기의 날씨보다

 

이렇게 무심함과 냉정함이 더 사람을 얼게 하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ps. 수향넘, 얼어죽기 싫어서 목도리도 두르고, 털옷도 껴입고

 

그렇게 나갔는데도 추웠다고 문자왔네요.

 

그래도 아빠의 문자덕분에 덜 춥게 느껴진다고......

 

 

바람끝이 점점 차가워지는 환절기..

 

감기 조심하시고,

 

서로서로 오가는 마음, 말 한 마디라도 따뜻하게 건네어

 

조금이나마 마음의 추위를 녹였으면 싶네요...... 

 

'세상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러하지 않도록......  (0) 2010.12.16
퉁쳐요???  (0) 2010.12.08
누가 더 축하해???  (0) 2010.10.15
바늘꼬리칼새  (0) 2010.10.02
3년동안 행운을~  (0) 2010.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