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생마을의 먹을거리 이야기

능이버섯

삼생아짐 2010. 10. 3.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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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내 얼마나 많은 비가 왔는지

 

비 온 햇수를 달력에 표시한 채은네 형님이 8월 한달동안 26일이나 비가 왔대요.

 

잦은비로 농작물도 거의다 망가지고

 

야채값도 많이 올라 다들 아우성인데...

 

 

 

그 비로 인해 좋은 점도 있더군요.

 

바로 쉽게 접하기 힘든 능이버섯이랑 송이버섯이 풍년이 된거죠.

 

 

 

산에 다니시는 분들이 누누이 강조하시는

 

일능이, 이표고, 삼송이란 말이 있는데...

 

 

 

바로 그 능이버섯이랍니다.

 

이 능이버섯을 우리조상들이 예로부터 버섯중에 제일로 쳤다는 말이죠.

 

 

 

버섯위쪽에는 돌기모양이 나있고

 

 

 

아랫쪽에는 오톨도톨한 작은 구멍들이 패여있네요.

 

 

 

커다란 녀석들은 지름이 30센티미터도 넘는다는데

 

이녀석은 제 손뼘 크기만하네요.

 

이런넘들은 고작 서너개 들어가면 일킬로가 훌쩍 넘지요.

 

 

 

능이버섯에는 작은 벌레들이 많다고 지용주이장님 말씀하셔서

 

찬물에 우선 담그어 보았네요.

 

 

 

그랬더니 정말 하얀 애벌레 같은 것들이 빠져나와요.

 

끓는 소금물에 데쳐내어야

 

아린맛이 가신다고 해서 끓는 물에 데쳐내었답니다.

 

 

 

데쳐내고 보니깐 벌레먹은 넘이었는지

 

버섯 조직 사이에도 하얀 벌레가 박혀있어

 

하나하나 씻어냈는데...

 

 

 

지용주이장님, 그거 다 먹어도 된다고...

 

깨끗한 산에서 자란 버섯속의 벌레니깐

 

단백질 함량도 높을테고

 

얼마나 몸에 좋겠냐고 하시는데...

 

에그...아직 이런 벌레를 먹을수 있을만큼 제 비위는 강하지 못해

 

하나하나 다 떼어냈네요.

 

 

 

이렇게 썰어서 초고추장이나 기름소금에 찍어먹으면

 

향도 좋고 마치 소의 천엽처럼 씹는 질감이 좋다는데...

 

송이버섯의 향을 기대했던 터라 조금 거리는 있구요.

 

 

 

그래서 애호박이랑 살짝 볶아봤어요.

 

 

 

음...그런대로 먹을만...

 

처음 먹어보는 것이라 그런지 익숙치 않아 조금 생소했지만

 

이 능이버섯은 무채랑 같이 볶거나

 

다른 버섯들과 함께 버섯전골을 하기도 하고

 

닭백숙에 넣어 먹기도 한다네요.

 

 

소고기랑 상극의 성질이 있어

 

함께 놓아두면 소고기가 물이 되어버린다면서

 

소고기 먹고 체한데는 으뜸의 약이라고 말려두었다 쓰라는데...

 

한번 실험해 볼까 하다가 먹을 소고기도 없는데 이 능이버섯이랑 재워두었다

 

물이 되어버리면 아까워서 어카나 싶어 안 했답니다.

 

 

아, 능이버섯 데친물은 색깔이 까만색이 도는데

 

이 물을 보관했다 꿀을 타서 먹으면 훌륭한 능이버섯차가 된다네요.

 

제가 이 능이버섯을 얻어서 보물다루듯이 하니깐

 

민재넘, 자긴 학교 뒷산에서 이딴 버섯 많이 봤대요.

 

엄마가 이렇게 귀히 여기줄 알았다면 따올걸 그랬다면서 아까워하길래

 

같이 산에 올라갈까 했더니

 

독버섯일수도 있으니깐 미련을 버리라네요.

 

(귀찮으면 귀찮다 할 것이지

 

이넘도 어릴 때는 안그러더니 커가면서 점점 심드렁한 자기 형을 닮아가네요...)

 

 

아, 이 능이버섯은 생으로 그냥 만지고 눈을 비비거나

 

얼굴을 문지르면

 

자칫 부을수도 있으니 조심하라네요.

 

몸에 좋은 약은 입에 쓰다더니

 

몸에 좋은 버섯은 그만큼 다루기도 쉽잖네요.

 

어쨌든 덕분에 능이버섯 맛도 보고...

 

차도 만들었네요.

 

조금 여유가 있으면 구해서 말려뒀다 약으로 쓸까 싶은 생각도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