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마을 이야기

봄날이 가요~~

삼생아짐 2010. 5. 4.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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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 농사의 시작인 모자리를 하던 날...

 

 

시골은 일손이 부족해서 여러집이 어울러 두레를 형성하고

 

(요걸 손짝이라 불러요^^)

 

집집마다 돌아가며 모자리를 해 주거든요.

 

그동안 이집 저집 다니면서 모자리를 도와준 울 최후의 보루,

 

이날은 우리 집 차례라 신나서 아침 일찍부터 서둘렀는데

 

왜 이리 춥고 바람 부는지...

 

(일하는 날 춥고 바람불면 그집 안주인 인심 사납다 그러거든요.)

 

 

모판에 볍씨와 흙을 다 넣고

 

논에 내고, 발아하기 쉬운 온도가 되도록 작은 비닐하우스를 만드는데

 

요때 바람불면 비닐이 멋대로 날려서 씌우는 일이 두 배로 힘들죠.

 

 

근데...한 며칠 따스했는데  왜 하필이면 우리집 모자리 비닐 씌울 때 바람이 사납게 부는지요...

 

함께 일하시던 분들이 점심을 먹으면서 극성스런 바람걱정을 하자

 

울 최후의 보루 ; 그러길래 내가 평소에 인심을 바로 쓰라 그랬잖아. 

 

하면서 절보고 놀려대네요.

 

( 우씨, 걸핏하면 나한테 .....)

 

삼생아짐 ; 오늘 우리집 모자리만 하는 거 아니거든요.

 

헉, 그래놓고 보니 다른 분들 눈치가...

 

사실 우리집 말고도 두 집이 함께 해서 모두 세 집이 했거든요.

 

예전같으면 저희집것만 해도 이틀이 걸렸는데

 

파종기계가 좋아져서 흙과 볍씨를 알아서 넣어주니깐 사람들은 조절만 해줌 돼요.

 

(이제부턴 일기예보 들여다보고 날짜 좀 제대로 잡으라 해야지...

 

나쁜 바람넘 땜에 괜히 저만 누명썼잖아요.)

 

 

어쨌든 ...못된 바람녀석...이겨내고...

 

모자리를 무사히 마치고 물을 대어 뒷마무리를 하면서

 

울 최후의 보루 ; 야, 내가 가족들을 위해 새벽부터 이렇게 열심히 일하는데 이쁘지 않냐??

 

삼생아짐 ; ??? (또 뭔소리를 하려구...)

 

최후의 보루 ; '약'이 떨어졌다. 나 일하지말까??? 

 

에휴, 담배 사오란 소리잖아요. 맨날 끊는다더니 결국은 못 끊고, 요즘 얼마나 피워대는지...참...

 

하여튼 안 사다준다고 개기려다가,

 

어쩔 수 없이 사러 나섰네요. 근데요, 몸에도 안 좋은 거 기냥 선선히 사다주기 싫어서

 

운동삼아 다녀온다고 차를 내버려두고 카메라 하나 달랑 들고 걸어서 걸어서 집을 나섰네요.

 

 

 집을 나서면서 이제 마악 맺히기 시작한

 

화단에 있는 진달래 꽃몽오리도 찍고...

 

 

얘는 진달래랑 비슷하게 생겼지만

 

훠얼~~씬 늦게 피는 철쭉도 찍고...

 

 

 생곡막국수 앞에 있는 돌단풍도 찍고

 

 

 역시 돌단풍...

 

 

 얘도 돌단풍...

 

(이젠 이정도 야생화쯤이야......)

 

 

얘는 실파처럼 부추처럼 생겼지만 달롱(내지는 달래)

 

삼생아짐 ; 안 속는다, 이넘아.

 

 

개나리마냥 노란꽃을 활짝 피운 얘는...동백꽃이라 불리우는 생강나무??? 산수유???

 

 

헷갈리기 시작이넹...

 

 

음, 이녀석은 참깨???

 

(요렇게 구멍 여러개 뽕뽕 뚫린 것은 100% 참깨 비닐이거든요.)

 

 

삼생아짐 ; 이거 참깨 맞죠??? 그죵 ???

 

윤경환님 ; 아닌데?? 더덕인데??

 

삼생아짐 ; ......

 

 

감자밭에 비닐을 하나하나 흙을 덮어 복토를 해 주시던

 

생곡막국수 윤경환어르신, 어이없으시다는 듯......일러주시네요.

 

(삼생아짐 ; 아~~, 나~~, 원~~, 참......)

 

속으로 무안할 때 나오는 소리는  다 나오네요. 

 

 

어쨌든 걸어걸어 미나네 집에 도착했는데...

 

(미나네 집은 예전에 패떳에 나왔던 집이라 벽에 요런 기념 사진이 걸려 있지요. 

 

이효리씨와 유재석씨가 딸기찾아, 요쿠르트 찾아 헤대다가 들른 동네 가게...

 

'사다놔~~봐야~~~'의 지극히 긍정적인 사고방식의 미나어머님이 운영하시는 가게인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마침 동네 결혼식이 있어 문이 닫혔네요.

 

한편으론 좋기도 하고, 한편으로 조금 아쉽기도 하고...

 

(건강에 안 좋은 담배 안 사서 좋고, 기껏 갔는데 허탕쳐서 아쉽기도 하고...)

 

하여튼 돌아보았더니 맞은 편에 또 가게가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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