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현관문을 열고 나와서면...
날마다 날마다
똑같이 바라보는 들판이지만
볼 때마다, 계절에 따라, 날씨에 따라 느낌은 많이 다르네요.
이른 봄의 짙은 안개와
긴겨울을 앙상한 나뭇가지 끝에 매달려 이겨낸 바싹 마른 나뭇잎들
3월 26일
때아닌 늦설이 마구 쏟아져내려
강원도 산골마을을 온통 동화속 눈 세상으로 만들기도 했지요.
긴 겨울잠에서 깨어난 땅을 갈고 다져서
새로운 생명의 싹을 틔우고
그 싱그러움이 익숙해질 무렵
또다른 손님들이 찾아와 눈을 즐겁게 하지요.
어디론가 날아가는 백로의 날개짓속에
또다른 세상의 아침이 시작되곤 하지요.
밤을 새운 거미들의 아름다운 실잣기...
집앞에 봉숭아꽃 몇 송이도 피어나구요
여름내 거미들이 작은 집을 지었다 허물기를 반복하는동안
한차례 장맛비가 지나고
우수수 물결치는 바람도 지나가지요.
조금씩 여물어가는 벼이삭들
가을 달빛도 보태주고요...
때로는 무지개도 일곱빛깔을 보태주지요.
잘 여문 낟알들이 농부의 콤바인 속으로 빨려들어가고
다시 고요가 찾아오네요.
살짝 잔설이 지나가고...
또다시 겨울은 시작되었네요.
1년 365일 이 들판을 바라보며
들판앞에 서는 넘이 여기 또 있었네요.
뭐하는 중이냐구요??
글쎄요...
집안의 화장실을 놔두고 눈도 못 뜬 채
현관문을 열고 나와
매일아침 새로운 세상의 아침을 맞이하는 넘...
정신을 차리려고 나온 것이겠지만
날마다 날마다 동쪽 하늘을 바라보며
새로운 기운을 흠뻑 들이마시는 이녀석,,,
이녀석에게도 저처럼 저 들판의 모습이 날마다 날마다 새롭게 와 닿을까요??
녀석에게 물어봤지요.
삼생아짐 ; 안녕?? 김민재, 잘 잤어?? 지금 무슨 생각해??
민재넘 ; 시~~~원 하다!!!
녀석의 대답은 풍경에 상관없이......
계절에 상관없이
늘......
똑/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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