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마을 이야기

송어야, 나오너라~~

삼생아짐 2008. 6. 7. 02:06
728x90

술상 차리랴, 밥상 차리랴, 행사장 쫓아다니랴...

 

그나마 울 동네 부녀회 형님들이 많이많이 해주셔서

 

협의회장 동네라 많은 손님 다 치루어내고...

 

한숨 돌릴까 싶은데 뒷쪽에서 와아~~ 함성이...

 

 

헐~~~

 

이름하여 맨손 송어잡기 대회!!

 

 

나도모르게..."와~~아!!!"

 


황성태 아버님 완전 한보따리...

 

그거 완전 성태작품이잖아요^^

 


예전에 저도 참가했던 기억이...슬금슬금...

 

맨다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송어란 넘의 차고 미끈한 감촉...

 

 

꿈틀거리는 저 힘찬 꼬리짓!!

 


비닐봉지를 차고 뛰쳐나오고...

 


세상에나...부녀미용실 형님도 벌써 한마리 챙기고...


 

비가오고 날씨도 추운데 다들 물에 젖어서

 

송어잡는 재미에 추운줄도 모르고...

 


대단한 녀석들...

 


환호성~~

 

 

밖에서 지켜보는 엄마들은 수확물 챙기느라 바쁘고...

 


저요??

 

넘 추워서 들어갈까, 말까 망설이고 있는데...옆에 있던 수향이 녀석 친구넘들이

 

"백샘, 노란 바구니 들고 안 들어가요??"

 

삼생아짐 ; 나쁜 넘들...기억력도 좋네...

 


예전에 잡으려고 들어갔다가 한 마리도 못잡고...열받아서...

 

제가 또 누굽니까...

 

제 좌우명이 '안되면 되게하라'

 

대한민국의 무식한 아줌마가 안되는게 어딨겠어요.

 

 

 화딱지 나서 바구니랑 뜰채 들고 들어갔더니 모두들 마악 웃더라구요...

 

그래도 제가 딱한지 반칙이라면서도 봐 주시는데...이게 도무지 안 잡혀요...

 


나중에 어떤 아저씨가 잡아서 제 바구니에 텀벙텀벙 넣어주시는데...

 

그게 좀...미안하기도 하고

 

창피하기도 하고...

 

그래도 빈 바구니는 아니니깐 밖에 들고 나와서 동네 형님들한테 큰소리 뻥 쳤는데...

 


송어 잡아준 도사 아저씨들이

 

 회까지 떠서 초고추장이랑 사놓고 송어 한 마리도 못 잡은 노란바구니 아줌마 일루 와서 송어회 먹으라고 큰소리로 외치는 바람에...

 

몽땅 들통나서...

 

근데 맨손 송어잡이 역사상

 

그 노란 오이 바구니 들고 들어간 아줌마가 내가 첨이라고...

 

 


제가 얼굴 빨개져서 몸둘 바를 모르자 울 동네 형님들이

 

그래도 잘했다구 위로해 주시고...

 

(어쨌든 송어를 가져왔으니...)

 

부치던 부침개를 아저씨들 가져다 드리고

 

접시째 얻어와서......

 

소주 안주 삼아서...몇 점 먹었는데...진짜 맛이 기가 막혀요.

 


두고두고 놀림감 될 줄 알았더라면 하지말걸...

 


요 꼬마녀석들도 이렇게 잘 잡는데...

 

왜 전 바구니들고도 못 잡았는지...

 


모두들 옷이 흠뻑 젖어도 넘 신나서 나오질 않아요.

 

나영이 녀석도 한 마리도 못 잡았으면서 신났구요.

 


올 여름에 우리 마을에서 맨손 송어잡기 체험 하려는데...

 

아...

 

누군가 제발 그넘의 ... 노란 오이 바구니 얘긴 안 꺼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