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성장일기)

고구마가 어딨어??

삼생아짐 2007. 10. 5. 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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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래 맛에 홀딱 반해버린 녀석의 손을 억지로 잡아 끌고

 

고구마 밭으로 가는 길...


늘 언덕위에서 차가 올라가고 내려가는데

 

그 경사가 가파른 편이라 별관심 두지 않았는데

 

저 언덕 꼭대기에 고구마 밭이 있다길래...

 

녀석과 함께

 

올라봤더니....

 

 

세상에나......

 

이렇게 덤블링으로 올라가는 길을

 

 

높은 고개라고만 여겼을꼬...

 

(사람이 제 아니 오르고 뫼만 높다 하더라...)

 


엄마, 간단하죠???

 

(학교 담장위를 걸어다닌다는 소릴 들었을때

 

알아봤어야 하는데...쩝...)

 

오르막길에서 연속 덤블링으로 올라가는 녀석은 난생 처음......

 




 


올라가는 길

 

소나무에서 피톤치드 소올솔 풍겨나오고...

 


솔 밭에는 송이대신 돌나물이...

 

(야는 아무데서나 잘 자라네??

 

원래 물기 많은 논두렁이나 개울가에서 크는 거 아닌가??

 

아들녀석 민재보고(의기양양하게) : 야, 너 이거 이름 뭔줄 알아??

 

민재 : 모르는데요.

 

삼생아짐 : 시골살면서 그것도 몰라, 임마? 돌나물이잖아. 일명 돈나물!!!

 

민재 : 왜 돌나물이예요? 돌도 없는데...

 

삼생아짐 : 글쎄...그게...

 

민재 : 그럼 왜 돈나물이라 그래요? 돈도 안 닮았는데.

 

삼생아짐 : 글쎄...그게...

 

(진즉에 공부 좀 해 둘걸... 후회막급...아들 앞에서...)

 

동그래지는 아들의 눈길을 피하며...큰소리로...

 

삼생아짐 : 야!! 고구마밭이다!!!

 


민재 : (얼른 고개를 돌리며) 어디요???

 

삼생아짐 : 저~~~어~~~기!!

 

저게 다 고구마잖아.

 

민재 : 풀 밖에 없는데요??

 

삼생아짐(이 녀석이 집에서 고구마를 심은 적이 없어 고구마싹을 몰라보잖아?)

 

의기양양하게...(만회할 기회)

 

삼생아짐 : 야, 저 푸른게 다 고구마싹이잖아. 저게 덩쿨로 뻗어나가면서 저 아래....

 

으잉?

 

 


어느새 딴 짓하고 있는 아들넘....

 

박자 맞춰 나무를 두들기고 있는....

 


삼생아짐 : 야, 하지마!!


누군가 다친 나무가 안쓰러웠는지 시멘트로 기브스를....

 

(누군지 모르지만 맘씨도 착해...

 

근데 왜 얘는 이렇게 허물이 벗어졌을꼬...

 

사람으로 치면 무지 아팠을터인데....

 


민재 : 엄마, 얘는 이름이 뭐예요?

 

삼생아짐 : 글쎄...(사과처럼 생겼는데 사과 같지는 않고, 모과같기도 하고...)

 

(통 모르겠네....)

 

삼생아짐 : 열매잖아, 열매!!!


 

근데 요상한 폼으로 밭으로 다가가고 있는 이 놈...

 


 

삼생아짐 : 야, 너 뭐하냐?

 

민재 : 고구마 서리 할라구요~~



삼생아짐 : (순간 당황해서)안�!!

 

 

민재 : 딱 하나만 캐본다니까요.



삼생아짐 : 안된다구! 주인 허락 받아야지. 게다가 연장도 없잖아.

 

민재 : 손으로 캐도 돼요.

 

(두더지마냥 땅파기 시작...)


삼생아짐 : 야, 어제 방명자아주머니가 고구마 한 박스 주셨잖아.

 

손 대지 맛!!

 

천방지축 설치는 이 놈 겨우 끌어내서 내려오는 길...

 

 

말릴 새도 없이 다시 덤블링으로...



삼생아짐 : 내리막길에서 덤블링하는 넘은 난생처음...

 

우리 아들넘은 아무도 못말려......

 

 

 

 

......(근데......)......

 

아까 이상한 장면이 떠올라....

 

 

 

 

 

삼생아짐 : 야, 근데 아까 그 이상한 폼은 뭐냐?

 

민재 : 뭐요?

 

삼생아짐 : 그 왜 손으로 입 싸악 닦아냈잖아.

 

민재 : 아, 그거요??

 

마스크 쓰윽~~ 쓴거예요. 도둑놈들, 얼굴 가리는 거.

 

삼생아짐 : 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