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래 맛에 홀딱 반해버린 녀석의 손을 억지로 잡아 끌고
고구마 밭으로 가는 길...
늘 언덕위에서 차가 올라가고 내려가는데
그 경사가 가파른 편이라 별관심 두지 않았는데
저 언덕 꼭대기에 고구마 밭이 있다길래...
녀석과 함께
올라봤더니....
세상에나......
이렇게 덤블링으로 올라가는 길을
왜
높은 고개라고만 여겼을꼬...
(사람이 제 아니 오르고 뫼만 높다 하더라...)
엄마, 간단하죠???
(학교 담장위를 걸어다닌다는 소릴 들었을때
알아봤어야 하는데...쩝...)
오르막길에서 연속 덤블링으로 올라가는 녀석은 난생 처음......
올라가는 길
소나무에서 피톤치드 소올솔 풍겨나오고...
솔 밭에는 송이대신 돌나물이...
(야는 아무데서나 잘 자라네??
원래 물기 많은 논두렁이나 개울가에서 크는 거 아닌가??
아들녀석 민재보고(의기양양하게) : 야, 너 이거 이름 뭔줄 알아??
민재 : 모르는데요.
삼생아짐 : 시골살면서 그것도 몰라, 임마? 돌나물이잖아. 일명 돈나물!!!
민재 : 왜 돌나물이예요? 돌도 없는데...
삼생아짐 : 글쎄...그게...
민재 : 그럼 왜 돈나물이라 그래요? 돈도 안 닮았는데.
삼생아짐 : 글쎄...그게...
(진즉에 공부 좀 해 둘걸... 후회막급...아들 앞에서...)
동그래지는 아들의 눈길을 피하며...큰소리로...
삼생아짐 : 야!! 고구마밭이다!!!
민재 : (얼른 고개를 돌리며) 어디요???
삼생아짐 : 저~~~어~~~기!!
저게 다 고구마잖아.
민재 : 풀 밖에 없는데요??
삼생아짐(이 녀석이 집에서 고구마를 심은 적이 없어 고구마싹을 몰라보잖아?)
의기양양하게...(만회할 기회)
삼생아짐 : 야, 저 푸른게 다 고구마싹이잖아. 저게 덩쿨로 뻗어나가면서 저 아래....
으잉?
어느새 딴 짓하고 있는 아들넘....
박자 맞춰 나무를 두들기고 있는....
삼생아짐 : 야, 하지마!!
누군가 다친 나무가 안쓰러웠는지 시멘트로 기브스를....
(누군지 모르지만 맘씨도 착해...
근데 왜 얘는 이렇게 허물이 벗어졌을꼬...
사람으로 치면 무지 아팠을터인데....
민재 : 엄마, 얘는 이름이 뭐예요?
삼생아짐 : 글쎄...(사과처럼 생겼는데 사과 같지는 않고, 모과같기도 하고...)
(통 모르겠네....)
삼생아짐 : 열매잖아, 열매!!!
근데 요상한 폼으로 밭으로 다가가고 있는 이 놈...
삼생아짐 : 야, 너 뭐하냐?
민재 : 고구마 서리 할라구요~~
삼생아짐 : (순간 당황해서)안�!!
민재 : 딱 하나만 캐본다니까요.
삼생아짐 : 안된다구! 주인 허락 받아야지. 게다가 연장도 없잖아.
민재 : 손으로 캐도 돼요.
(두더지마냥 땅파기 시작...)
삼생아짐 : 야, 어제 방명자아주머니가 고구마 한 박스 주셨잖아.
손 대지 맛!!
천방지축 설치는 이 놈 겨우 끌어내서 내려오는 길...
말릴 새도 없이 다시 덤블링으로...
삼생아짐 : 내리막길에서 덤블링하는 넘은 난생처음...
우리 아들넘은 아무도 못말려......
......(근데......)......
아까 이상한 장면이 떠올라....
삼생아짐 : 야, 근데 아까 그 이상한 폼은 뭐냐?
민재 : 뭐요?
삼생아짐 : 그 왜 손으로 입 싸악 닦아냈잖아.
민재 : 아, 그거요??
마스크 쓰윽~~ 쓴거예요. 도둑놈들, 얼굴 가리는 거.
삼생아짐 : 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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