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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천의 푸르매마을을 다녀왔습니다.

삼생아짐 2015. 4. 12.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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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농식품의 6차 산업화 바람에 힘입어 각 마을마다 법인을 만들어 농식품을 가공하여 판매도 하고

또 지역의 특산물을 활용해 많은 체험을 하고 있는데요,

이제는 체험도 단순한 농산물 수확체험에서 머물지 않고

지역의 특산물을 가공하는 체험도 많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저희 마을에서도 들깨를 활용하여 들깨 크런키 초콜릿만들어가기, 들깨 강정 만들기 등을 하고 있는데요,

단순한 수확체험보다는 무엇인가 직접 만들어보고 가져가는 체험이 인기가 높다는 걸 경험한 바 있습니다.

 

 

 

이번에 제가 다녀온 것은 경기도 연천의 '푸르매 마을'이라는 곳입니다.

 

이 마을은 우리나라 최전방인 철원의 한탄강을 끼고 휴전선에 인접해 있는 마을인데요

 

푸르른 산과 시냇물의 시원함이 함께 하는 정겨운 마을

따뜻한 사랑과 행복이 함께 하는 다시 오고 싶은 친근한 마을

도심에서 지친 피로를 해소하고 재충전 할 수 있는 제 2의 고향같은 마을을 목표로

 

농림부에서 지정한 녹색농촌마을 사업을 시작으로 팜스테이, 농어촌 체험휴양 마을 사업 등을 받아 활발한 체험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도착하자마자 위원장님을 비롯한 부녀회장님, 마을 사무장, 그리고 각 체험분과의 체험진행자들이 나와서 따뜻하게 맞아 주시고, 또 인사를 하셨는데요,

각 체험마다 체험 강사님이 계셔 잘 조직화된 것이 눈에 띕니다.

 

 

 

평상시에 마을을 찾아오는 체험객이 얼마나 많은지 체험장이 제1, 제2 체험장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제일 처음 한 것은 '푸르내막장 만들기' 체험인데요

특이한 것은 전통장을 만드는게 아니라 만들어서 바로 먹을 수 있는 막장이었습니다.

 

 

 

이 마을의 부녀회장님이 특별히 체험용으로 상품 개발한 것이라는데

체험장에 들어가보니 미리 체험 준비물들이 테이블위에 나란히 셋팅되어 있었습니다.

 

체험객들이 많을 때에는 이렇게 미리 다 준비해 놓는 것이 시간상 절약될 수 있지만

100명 안 팎일 경우에는 미리 체험준비물을 다 내어놓는 것보다는

조를 짜고 난 후,

각 조장을 차례대로 불러 체험 진행하면서 들어가는 재료들을 한 가지씩 차례로 나누어주는 것이 좋겠다는

아쉬움이 살짝 드네요.

 

 

 

왜냐하면 체험 진행하시는 분에게 집중을 안해 진행자가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거든요.

 

아니나다를까

체험에 참가하신 분들이 모두 각자의 마을에서 체험을 진행하고 계시는 농촌마을 위원장, 사무장 부녀회장님임들임에도 불구하고

마을 체험 진행자의 진행에 따르기보다

체험하고 싶은 생각이 앞서서 각자 앞에 놓인 재료들을 배합하고

임의대로 만들어버렸기 때문에 수선스럽고 조금 산만해졌습니다.

 

금방 정리되긴 했지만,

저희 마을에서 체험을 진행했던 경험을 되살려보면

이렇게 미리 모든 재료를 나누어주는 것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걸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부녀회장님, 하시고 싶으신 말씀 제대로 다 못하셔서 조금 아쉬운 표정.

그래도 이렇게 즉석에서 먹을 수 있는 체험상품 개발이 쉬운 일은 아니었으리란 생각을 합니다.

 

 

 

다음은 바로먹는 맛난 막장 담기 체험 과정입니다.

 

준비물은 메주콩 1.4킬로그램, 보리가루 210g, 청국장 가루, 고추씨 160g, 고춧가루 160g, 소금 210g, 고추씨 약간, 그리고 육수 15리터입니다.

 

먼저 푸르내 마을에서 생산한 콩을 그릇에 넣고 곱게 으깨어 줍니다.

 

 

 

 

 

 

 

지난 밤에 부녀회장님이 여섯시간 이상 푸욱 불린 후 삶으셨다는데, 맛을 보니 고소합니다.

예전에 메주 만들때 콩 삶으면 한두 숟갈씩 퍼먹던 생각이 납니다.

집에서도 이렇게 콩을 푸욱 불려 삶아서 조금씩 먹으면 간식으로도 썩 괜찮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으깬 콩에 보릿가루와 청국장 가루, 고춧가루, 고추씨를 넣고 잘 섞어준 후

 

 

 

육수를 부어줍니다.

육수는 다시마, 양파,대파,북어대가리를 넣고 열두시간 이상을 끓여낸 것입니다.

 

 

 

 

 

 

 

찌개에 넣고 끓일 막장이라면 이단계가 끝이고요,

 

 

 

쌈장처럼 금방 먹을 막장이라면 여기에 마늘 다진 것과 오미자액기스를 넣어줍니다.

 

 

 

저희들은 금방 먹을 수 있는 즉석 막장으로 만들었습니다.

 

 

 

500g씩 담을 수 있는 통에 막장을 담고,

상표를 붙이고 이름을 쓰면 오늘의 막장담기 체험은 끝.

 

간단하면서도 재밌고 또 막장 맛이 생각보다 좋아서 재미난 체험이었습니다.

 

 

 

막장 담기 체험이 끝난 후 위원장님과 함께 마을 돌아보기를 하였습니다.

 

 

 

야외체험 용 테이블들

 

 

 

전방이 가까워서 마을내에 군부대가 주둔하고 있는데, 이 군부대에 벽화도 예쁘게 그려놓았네요.

 

 

 

위원장님께서 마을을 소개하실 때 마을내에 소를 기르는 커다란 축사가 있어 냄새도 많이 나서

일부러 여주를 심었다고 하셨는데

이렇게 여주밭이 곳곳에 눈에 띄네요.

여주는 꽃이 필 때 향이 좋아 소를 기를 때 나는 냄새를 많이 정화시켜 준다고 하시네요.

 

 

 

마을 곳곳 보기 싫은 곳에는 친숙한 이미지의 벽화를 어김없이 그려 놓았습니다.

 

 

 

가물어서 한탄강의 물이 많이 말랐습니다.

하지만 여름에는 체험객들이 와서 물놀이를 많이 한다고 하네요.

방학때와 수학여행 시즌 때에는 하루에도 수백명씩 온다고 하네요.

 

 

 

마을의 공동 사업을 위해 토지를 기증해 주신 분을 기리는 감사비도 세워서

마을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두고두고 자랑하신다네요.

 

작은 것 하나라도 자기 소유의 것이면 조금도 손해를 보지 않으려 하는 현대인들인데

그래도 이 마을에는 이렇게 마을을 위해 자신의 땅을 기꺼이 내어놓으시는 분들이 계셔

마을 사업이 이렇게 성공해 나갈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이곳에도 역시 사람이 떠나간 빈 집은 있네요.

 

 

 

전방이 가까운 지역답게 주민들이 대피할 수 있는 대피소도 있습니다.

얼마전 북한에서 날아온 포탄이 떨어진 지역인근이라더니 북쪽과 대치하고 있는 상황을 실감할 수 있어서 조금 두렵기도 했는데

그래도 이렇게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고

체험마을로 우뚝 서 나가는 모습이 신기하기도 합니다.

 

 

 

마을을 돌아보면서 발견한 목련꽃 씨앗

이 씨앗은 약이라는데, 어디에 좋은 지는 모르겠네요.

 

이 씨앗이 땅속에 묻혀 겨울을 나면

새로운 목련나무로 자란다는데,

미처 땅에 묻힐 새가 없어 이렇게 누군가의 손에 얹히고 말았네요.

 

농촌마을에 오랫동안 살아오면서

또 다른 농촌마을들을 돌아보고 배우면서 느끼는 것들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홀로 남거니와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는 것

 

마을 주민들이 서로 양보하고 타협해서 마을 사업을 잘 추진해 나가면 이렇게 소득이 높아져 잘 사는 농촌마을이 되는 것이고, 각자 가진 것만 소중하게 여기고 함께 하지 않으면 여전히 농촌은 어려울 수 밖에 없다는 진리.

 

푸르매 마을을 떠나오며 다시 한 번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