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국외)/베트남

베트남여행기1

삼생아짐 2007. 11. 11. 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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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로 떠나는 여행

 

 

갈까, 말까.

어쩌면 한순간의 망설임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가야지, 당연히!

공짠데, 이게 어떤 기회인데. 내 평생에 단 한 번의 혼자만의 여행일런지도 모르는데......

 

 

 

사실 무료 해외여행의 달콤함에 글을 썼으면서도 정작 떠날 수 있다는 그 사실이 너무도 믿기지 않아 고향주부모임 홈피에 올라있는 이름을 보고 또 보고 했다.

 

아내로, 주부로, 엄마로, 시골 농부로 오랫동안 살다보니 이런 황금 같은 기회에도 불구하고 자꾸만 망설임이 왔다.

 

 

김장 무도 못 심었는데,

막내 녀석은 밤에 내 머리냄새를 맡지 못하면 잠을 못 자는데,

밤 열 한 시에 끝나는 고 일짜리 딸아이는 누가 데려오나,

그 아이의 저녁 도시락은 누가 싸고 누가 갖다 주나,

혹 술 좋아하는 그이가 잠들어버리면 어떡하지, 술 마시고 운전하면 어떡하지,

 

둘째 녀석 읍내에 있는 영재 교육원에 가야 하는데 누가 데려다주지 등등의 식구들의 식사준비며 빨래 등을 내어놓고도 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아서 쉽사리 마음이 잡혀지질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은 이미 비행기에 올라 있었다.

 

나를 찾고 싶어서, 오랫동안 묻혀 살았던 나를 보고 싶었다.

 

그래서, 어쨌든 왔다.

 

엄마 따라 오겠다고, 엄마의 짐가방속에 들어가겠다고 했다가, 엄마 옷 속에 들어가면 혹 엄마 임신 한 것처럼 보여서 같이 갈 수 있지 않겠냐고, 무슨 수를 써서든지 엄마랑 같이 가겠다고 떼를 쓰던 녀석. 개인 적인 추가 비용을 부담하고서라도 데려 오고 싶었지만 주최 측에서 안 된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포기했다.

 

작별의 뽀뽀도 없이 학교교문을 고개를 푹 숙이고 들어서던 녀석의 뒷모습이 내내 밟혔지만 결국 베트남으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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