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소식은 남쪽에서 올라 오고 가을소식은 북쪽에서 내려 온다고 하지요.
또한 봄의 꽃은 산아래에서부터 피어 오르고,
가을 단풍은 산꼭대기에서 아래로 밀려 내려온다고도 하고요.
언제부터인가 봄꽃의 화려함보다 가을 단풍의 고요함을 더 좋아하게 되었나봅니다.
봄철, 초파일 무렵이면 연등과 온갖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꽃들로 찬란하던 수타사도
가을을 맞아 주변 풍경들은 조용히 휴식 준비에 들어갑니다.
수타사 들어서는 입구의 나무들은 벌써 잎을 떨구고 겨울 준비에 들어가네요.
홍천의 특산물, 홍천잣을 상징하는 조형탑
저뒤로 있는 소나무는 일제시대 송진을 벗겨내고 콘크리트로 땜질한 아픈 상처를 갖고 있습니다.
수타사 경내로 들어가기 전에 용담 있는 곳을 찾았습니다.
다들 생태숲만 찾고 이곳은 지나치기 쉬운 곳인데요,
의외로 계곡 풍경이 아기자기 하니 볼 거리가 많습니다.
이곳은 작은 폭포와 깊은 연못이 있습니다.
명주실 한타래를 풀어도 그 깊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깊이가 깊어
해마다 익사사고가 나기 쉬운 곳이므로
수영을 금지한다는 주의 표시판이 서 있습니다.
정말 물색이 진한게 엄청 깊어 보입니다.
사실 오래전에 이곳에서 텐트 치고 야영도 했었는데
지금은 많이 바뀌긴 했네요.
그래도 너럭 바위 흔적 보니 반갑네요.
길을 돌려 수타사 경내로 접어서는 길
10월도 거의 끝나가는 주말,
수타사 주변의 가을내림을 구경하러 온 분들이 많네요.
수타사 입구에서 꼬마들이 떡을 치고 있습니다.
이렇게 친 떡을 콩고물에 묻혀서 한 팩에 3천원에 팔고 있어요.
숲을 거닐고 나온 분들이 한 팩씩 사서 들고 갑니다.
절 주변 동네분들이 식혜나 오미자 음료와 함께 팔고 있는데
방문객들에겐 소소한 체험의 즐거움과 함께 주민들에겐 짭짤(!)한 소득원이 되리라 싶어요.
수타사는 신라 성덕왕 7년에 건축된 절로 월인석보 17,18권이 발견된 꽤나 유서깊은 절입니다.
수타사 바로가기 http://www.sutasa.org
여기는 공작산 수타사 생태숲 입구
수타사로 들어오는 다리 난간에 공작 모양의 조각상이 있더니
여기에는 귀여운 다람뒤 3형제가 나란히 서 있네요.
사실 이곳에 들어서면서 다람쥐를 여러 번 봤습니다.
사람들을 만나니 얼릉 나무뒤로 달아나긴 하지만
그래도 귀여운 다람쥐가 꽤 많이 나온다는건 그만큼 자연 보호를 잘 하고 있다는 증거겠죠?
봄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서늘한 가을 기온 탓에 조금씩 물들기 시작하는 나뭇잎들
한때 활짝 피어났던 연꽃은 지고나서도 그 이파리가 장하네요.
불심 깊은 사람들에겐 자신이 마음속으로 정한 액수만큼 기부하고 소원을 쓰게 하는 기와도 있답니다.
의외로 많은 분들이 찾습니다.
절 주변 여기저기 쌓아놓은 돌탑과 함께 믿는 만큼 그 소원이 이루어지기를 기원합니다.
비단 불자가 아니어도요.
알록달록 화려한 단풍색은 아니지만 고요하게 시간을 보내는 숲의 마무리가 느껴지는 듯합니다.
절 반대편으로 산림치유센터가 있습니다.
숲을 즐기는 사람들을 위해 홍천군 보건소에서
진드기 및 해충을 피해가게 하는 약제를 제공하는 센스도 있습니다.
가을철 진드기 피해도 자연을 만끽하려는 사람들에겐 큰 두려움중의 하나인데,
이렇게 설치해 놓으니 정말 좋네요.
올라오는 대로가 아닌 숲 산책로를 따라 수타사 길을 내려가다보면 호젓한 산책로가 나옵니다.
입장료가 무료이기도 하지만 약 한 시간 가량의 산책 코스로 아주 좋기도 한데요
조용히 걸어가는 뒷모습에 가을 운치가 살짝 느껴지기도 합니다.
봄의 화려함은 없어도 이렇게 아기자기 아름다운 단풍들이
고요한 가을을 즐기기에 아무런 부족함이 없는 곳이 바로 이 수타사의 풍경입니다.
더 가을이 깊어져 이 아름다움이 모두 사라지기 전에
주말나들이로 수타사 방문해 보심이 어떨까요?
아, 20인 이상이면 문화해설사님이 동행하여 수타사 절의 유래와 연혁 등에 관해
상세한 설명도 해주시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모두 둘러보는데 약 1~2시간 코스로 나이드신 어르신들도 부담없이 가을을 만끽할 수 있으므로
온 가족 나들이에도 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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