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구초심(首丘初心)이란 말이 있죠.
어렸을 때 아버지께서 자주 말씀 하시던 단어랍니다.
여우도 죽을 때에는 고개를 고향으로 돌린다는 말.
종가집 종손이었던 아버지께서는 어렸을 때 고향을 떠나온뒤 항상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어하셨지만, 직장 때문에 저희들 학업때문에 귀향을 못하시다가 결국 돌아가시고 난 후에야 고향집 선산에 가서 묻히셨습니다.
술만 드시면 '가련다 떠나련다~~'부르시던 노래가 아버지 18번 곡이었죠.
그래서 저또한 어려서부터 '고향'이란 단어를 들을때마다 아버지가 그토록 가고 싶어하셨던 고향을 떠올리게 됩니다.
드넓은 태평양을 돌아다니며 성장한 연어또한 산란기가 되면 자기가 태어난 민물하천으로 돌아와 알을 낳고 암수컷이 모두 죽어버리고 땅위에서 사는 동물중 가장 덩치가 큰 코끼로 또한 그 큰 덩치를 유지하기 위해 많은 양의 먹이와 물을 찾아다니며 살다가 또한 죽을 때가 되면 정해진 곳으로 가서 죽는다고 합니다.
고향이란 사람이나 짐승에게나 그런 곳입니다.
태어나고 자란 곳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삶의 마지막을 맡기고 싶은 곳이기도 한 곳. 바로 그런곳이죠.
속초시의 실향민 문화촌은 이념으로 인해 남북 분단이 되고, 그 분단이 고착화되어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어도 돌아갈 수 없는 사람들이 모여 임시로 살아가던 곳을 재현한 곳입니다.
6.25 전쟁이 나면서 급히 피난을 내려왔던 사람들은 거주할 집이 없어 임시로 움막을 파서 살게되고 그 움막을 팠던 자리에 임시로 천막을 치고 생활하다가 전쟁이 끝나면 돌아가리라 생각했던 기대와는 달리 고향에 가지 못하는 피난민들의 숫자가 점점 늘게 되자 절대적으로 부족해진 거주 공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판자를 이어붙여 공동주책 형태의 집을 만들어 당시 피난민들이 모여 생활하던 그 모습을 고스란히 재현해 놓은 곳이죠.
몇 편의 드라마와 영화로 인해 널리 알려지고 소개되어 이제는 관광지화 되어버린 아바이마을의 옛모습을 재현한 곳이지만 정작 당시 피난민들의 주거형태를 잘 이해할 수 있었던 곳은 이곳 실향민 문화촌에서였습니다.
방과 방 사이에 정주간 형태의 부엌이 있고,
그 부엌을 경계로 각기 다른 가족들의 피난민들이 거주했죠.
금방 돌아갈 줄 알고 세간살이조차 변변히 장만 못 하고 살았던 피난민들의 가난하고 힘든 살림살이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어 가슴이 아팠네요.
벽에는 그 당시의 사회상을 보여주는 그림과 표어, 포스터 등도 있습니다.
지금의 세대들은 잘 모르지만, 저희 세대만 해도 둘만 낳아 잘 기르자는 가족계획 포스터나 불온 삐라를 보면 신고하자, 그리고 그 삐라를 주어 경찰서에 가져가거나 학교에 내면 책받침을 주기도 했죠.
어렵던 시절, 국민들이 "못살겠다, 갈아보자." 외쳤던 구호나
"갈아봤자 더 못산다." 외쳤던 구호들이나 웃음 나오는 이야기지만 그 당시의 절박했던 정치, 사회 세태상을 반영하기도 하는 표어죠.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외국에까지 한국 드라마의 위상을 높인 '가을동화'에 나왔던 은서네 가게.
지금도 청학동 아바이마을에 실존하고 있지요.
속초 시립박물관 옆에 위치하고 있는 실향민 문화촌은 어찌 보면 바로 민속촌의 성격을 띠고 있기도 하지요.
하지만 그 민속촌이 바로 이북 5도에 거주했던 피난민들의 애환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절절히 담고 있는 곳이라, 더 애틋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또 흘러가 버린 가난하고 힘들었던 우리네 생활상을 담고 있기도 해서 한 번쯤은 꼭 가볼 만한 곳이란 생각이 드네요.
실향민 문화촌 옆에 발해역사 박물관과 속초시립 박물관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북5도 가옥에서는 숙박체험도 해 볼 수 있습니다.
숙박비는 하룻밤에 4~8만 원 정도입니다.
올가을 속초여행을 계획하고 계신다면 꼭 한 번쯤 들러보셔요^^
<취재: 청춘예찬 어머니기자 백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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