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산을 오르는가?
온 몸이 부서질듯한 고통을 참으며
가장 낮은 자의 겸허함으로
두 다리의 인간이 네발로 엉금엉금 기어가기도 하고
로프 하나에 온 몸을 싣고 까마득한 절벽에 매달려 목숨을 걸기도 하고
절벽과 암벽과 때로는 빙벽에 매달려
내려다보기조차 아찔한 그 높이를 감당하며
숨을 쉬기조차 힘든 그 모든 고통과 인내를 참아가며 왜 산을 오르는가?
1924년 최초의 에베레스트 등정을 앞두고 앤드류 어빙과 함께 정상 600미터 아래에서 실종된 산악인 조지 말로니는 단 한 마디로 그 의문에 명쾌한 답을 남겼다.
ㅡ 산이 거기에 있으니까.(Because it is there.)
(누군가는 그가 생각하기 귀찮아서 그렇게 답을 했다고도 한다는데, 산을 오르는 모든 사람들의 공통된 대답으로 통하기도 한다.
산이 거기에 있기 때문에 산을 오른다고 말했던 그는 결국 그 산에서 실종되었고, 그의 시신은 실종 75년이 지난 1999년에야 발견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또 묻는다.
왜 산에 드는가?
하나뿐인 목숨을 담보로 끝없이 자신의 인내를 시험해가며,
사랑하는 가족과 평생의 직장과 그 모든 꿈들과 영광을 뒤로 하고
다시는 돌아올수 없을런지도 모르는데
왜 산에 드는가?
그 답을 찾고 싶다면 강원도 속초시에 있는 대한민국 유일의 국립 산악박물관에 가보라 권하고 싶다.
산악박물관 로비에서 제일 먼저 만날 수 있는 조형물
1층에서 3층에 걸쳐 산악박물관 정가운데 위치한 이 작품은
불굴의 의지로 극한에 도전하며 험준한 설산을 오르는 산악인들의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라 한다.
속초 국립산악박물관에는 대한민국 알피니즘과 산악문화에 관한 다양한 정보와 역사는 물론, 간단한 산악체험까지도 해 볼 수 있다.
산에 얽힌 우리 고유의 문화와 인간한계를 극복하는 등산의 역사,
산악안전과 등산과학, 산악 문화와 역사 등을 방문한 가족들을 대상으로 알기쉽게 진행하고 있는 산악교실
방문한 관람객들이 산악레포츠의 하나인 스포츠 클라이밍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실내 암벽 등반장이 있다.
그리고 고산 체험실이 있다.
에베레스트 베이스 캠프, 그리고 백두산과 같은 높이의 기압을 형성하고, 저산소, 저온도의 고산환경을 제공하여
실제 온 몸으로 느껴보는 체험이다.
이 산악박물관에서 가장 많은 비용이 들어간 체험실이기도 한데
이 체험을 통해 환경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끝없이 높은 산에 도전하는 인간들의 도전정신을 느껴볼 수 있다고 한다.
방문한 시간이 마침 점심시간이어서 직접 체험해 보진 못했지만 방문하시는 분들을 꼭 체험해 보시길^^
각종 등산장비들
3층에는 세개의 기획전시실이 있는데
우리나라 산악등반의 역사를 보여주는 제1 전시실과
한국 산악사를 빛낸 산악인들의 발자취를 보여주는 제 2 전시실
그리고 민족 전통 문화속에 담겨있는 한국 산악문화의 기원을 보여주는 여러 문헌과 그림 등이 있는데
가장 눈에 띄었던건 바로 김정호의 대동여지도이다.
실물크기의 대동여지도는 우리나라 산과 계곡, 강과 바다, 산맥 등을 그린 것으로
그 당시에 어떻게 이런 자세한 작업이 가능했는지 아무리 보아도 신기하고
새삼 그의 능력에 찬탄을 금치 못하겠다.
사람들은 저마다 목숨을 걸어도 아깝지 않을 정도로 자신이 몰두하고 하고 싶은 일들이 한가지씩은 있기 마련이다.
누군가는 음악에, 누군가는 그림에, 누군가는 낚시에, 누군가는 축구에, 누군가는 야구에, 또 누군가는 등산에...
그리고 또 누군가는 사람에...
산악박물관 한쪽 벽에 걸린
산을 사랑하고 그 산에서 죽어간 등반가 한 사람이 남긴 유작시 하나가 마음을 잡아 끌었다.
그 어느 날 나 산에서 죽으면
오랜 내 산 친구여 전하여 주게
어머니에게는 행복한 죽음이었다고...
나 어머니 곁에 있으니 아무 고통도 없었다고
그리고 사내답게 죽어갔다고 아버지에게는 전하여주게
아우에게는 너에게 바톤을 넘기는 것이라고
그리고
다정한 아내에게 전하여주게
나 돌아가지 않더라도 꿋꿋이 살아달라고
그대가 곁에 없을 때도
내가 늘 살아왔듯이
아이들에게는 나 오르던 고향의 바위산에 애탄 내 손톱자국이 남아있을 것이라고 ....
마지막으로 나의 친구 그대에게
나의 피켈을 집어주게
피켈이 치욕 속에 죽어가길 나는 바라지 않나니
어느 날 아름다운 페이스에 가져가
거기 내 피켈만을 위한 작은 돌무지를 쌓고
그 곳에 피켈을 꽂아주게
빙하 위에 빛나는 새벽의 빛을
능선 위에 붉은 저녁 햇살을
내 귀여운 피켈이 되쏘아 비칠 수 있도록
...중략...
1951년 난다데비 봉을 오르다 실종된 프랑스의 원정대장 로제 듀프라(Roger Duplat)가 남긴 " 피올레에게 내뜻을 이루게 해달라 " 라는 유작시이다.
그대가 산을 진정 사랑한다면
그리고 그 산에 든다면
설악산 아래 자리잡은 속초의 산악박물관에 꼭 한번 들러보시길,
그리고 진정한 산악인들의 영혼을 만나는 귀중한 경험을 꼭 보시길 권하고 싶다.
2016년 국립 산악 박물관 누적 관람객 20만명 돌파 현수막 옆에 “안나푸르나의 별 박영석, 희망을 말하다”기획전시회가 11월 7일부터 12월 31일까지 열리고 있음을 알리고 있다.
세계최초 산악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박영석 대장의 등반사를 조명하고 인간 박영석 대장의 사회 환원 활동을 통한 희망, 나눔 실천의 의미를 재고하고
국토순례, 희망 원정대 등 산과 더불어 살아간 진정한 산악인이었던 박영석 대장의 열정, 그리고 끝없는 도전 정신을 확인해 볼 수 있는 뜻깊은 전시회이므로 기회되는 분들은 놓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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